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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보험 “일단 팔고 보자”

소비자 불만 급증…가입 전에는 ‘무조건 환영’, 보험 지급 요청에는 ‘묻지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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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1호 성승제⁄ 2011.09.26 14:02:00

#1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모씨는 TV 홈쇼핑을 통해 A보험사 상해보험에 가입했다가 분통을 터뜨렸다. 전화로 보험을 가입할 때는 큰 문제없이 받아주다가 막상 몸이 다쳐 보험금을 청구하면 고지의무 위반으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의 사연은 이렇다. 수년전 TV홈쇼핑을 통해 보험을 가입한 그는 최근 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곧바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허리부분은 부담보(조건부 가입)로 설정해야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알고 보니 김 씨가 가입 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10일 입원 했던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홈쇼핑 가입 전 상담원과의 녹취록에는 부담보 설정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 일반적으로 홈쇼핑이나 통신판매의 경우 통화내용은 전화기를 들 때부터 전화기를 놓을 때까지 녹취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보험사에 유리한 내용만 녹취돼 있었다. #2 서울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 해 초 TV홈쇼핑을 통해 ‘병원비를 돌려주는 보험’이라는 쇼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실비보험에 가입했다. 이 씨는 이후 심한 감기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영수증을 모아 3만5000원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공제금액 1만5000원을 제하고 지급받았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통원 치료할 때는 공제금액이 있었던 것이다. 이 씨는 “TV 홈쇼핑에서는 공제금액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며 “이는 결국 고객을 상대로 사기 친 거 아니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근 케이블 TV를 통해 홈쇼핑 보험 광고가 넘쳐나고 있지만,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거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가입 전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며 다양한 문구로 고객들을 현혹하지만, 가입 후에는 보험사들이 ‘세밀하게 묻고 따져’들면서, 고객들을 보험 사기범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사들의 TV홈쇼핑 보험 상품 판매에 대한 불만은 단순히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장 광고와 자극적인 문구로 고객들을 현혹하며, 일단 팔고보자는 인식이 자자한 것.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배영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판매 보험과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1307건으로 조사됐다. 또 올 상반기 들어서만 616건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접수된 민원 중에는 보험금 모집규정과 절차를 어겼다는 주장이 157건(25.5%)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금 산정과 지급 여부에 대한 불만이 86건(14.0%)과 72건(11.7%) 등으로 뒤를 이었으며, 고지·통지의무 위반, 장해·상해등급 적용 불만 등도 있었다. 그러나 홈쇼핑 보험상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불완전판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 회계연도 기준 홈쇼핑 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손해보험이 1.25%로 개인대리점(0.18%), 설계사(0.27%), 방카슈랑스(0.36%) 등을 훌쩍 웃돌았다. 생명보험도 홈쇼핑 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1.86%로 방카슈랑스(0.40%), 개인 대리점(0.74%), 설계사(1.28%)보다 모두 높았다. 회사별로는 KDB생명(옛 금호생명, 5.47%), 한화손보(5.47%), 동부생명(4.57%), 롯데손보(2.43%) 등이 유독 높았다. 보험사 민원의 빠지지 않는 고지의무위반 민원 해결이 여전히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민원 최다보험사는 에이스생명·그린손보 그렇다면 보험사 가운데 민원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명보험 분야와 손해보험 분야의 최다 민원비율 보험사는 각각 에이스생명과 그린손해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생명보험회사 중에서는 에이스생명에서 고객 10만명당 82.6건의 민원이 발생해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PCA생명(32.8건), 녹십자생명(30.6건), 케이디바생명(27.6건), ING생명(25.6건), 흥국생명(21.2건), 동부생명(16.7건), 미래에셋생명(15.8건), 알리안츠생명(15.4건), 동양생명(15.2건), 우리아비바생명(13.0건), 메트라이프생명(11.7건), 교보생명(11.2건), 대한생명(10.0건) 순이다. 반면 삼성생명(8.8건), 신한생명(8.4건), AIA생명(6.5건), 푸르덴셜생명(6.4건), 라이나생명(3.8건) 등은 상대적으로 민원 비율이 낮았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그린손해보험이 10만명당 46.4건의 민원이 발생해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이어 롯데손보(29.5건), 흥국화재(23.0건), 에르고다음다이렉트(21.8건), AHA보험(18.8건), AXA손보(17.9건), 현대하이카다이렉트(17.4건), 한화손보(17.1건), 더케이손보(14.9건), 에이스아메리칸(13.8건), 현대해상(13.6건), 동부화재(13.4건), LIG손보(13.2건), 메리츠화재(12.5건), 삼성화재(12.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홈쇼핑 보험의 불완전판매 건수와 보험금 지급 현황 등을 회사별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지난 해 홈쇼핑 보험 상품 규제를 강화한 바 있어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따라서 가입전에 어떤 상품이며 문제는 없는지 여부를 본인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홈쇼핑으로 가입하는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봐야 하고 전화 상담원을 통해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면서 “무엇보다 전화로 가입할 때는 모든 내용을 녹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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