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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 소녀 얼굴에 담긴 꿈과 희망의 이야기

꽃 드로잉으로 전하는 ‘백지 소녀’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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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3호 왕진오⁄ 2011.10.10 11:52:56

우리는 만개한 꽃잎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그 속에는 개개인이 희망하는 꿈에 대해서도 함축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작가 홍수정은 자신의 생각에 이끌려 그려지는 화면 속의 꽃잎이 상상 속의 로망에서 시작되어 하나씩 퍼져나간다고 한다. 그것을 자신이 만든 ‘백지소녀’라는 가공의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녀가 그려내고 있는 인물은 소녀의 시절을 보내고 현실 속에서 당시로 되돌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의 희망이 담겨있는 인물로 표현된다. 남녀의 성적인 이미지가 아닌 천진무구한 아이 같은 소녀의 이미지들이다. 그러나 홍수정이 그려낸 얼굴에는 눈과 코가 없다. 빈 얼굴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백지소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그림을 처음 대면하는 이들에게 그는 “소녀의 정신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얼굴에 눈과 코를 빼고 그렸지만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순수한 소녀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관객에게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하고 싶어서 텅 빈 도화지처럼 아무것도 그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홍수정의 작업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부터 정치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갖는다. 특히 꽃잎의 연쇄드로잉을 통해 의식적인 선에서부터 무의식적인 선에 이르기까지 꽃잎들을 그려간다.

이러한 작업과정을 거치며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든다고 한다. 세필로 그려지는 꽃잎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자라나고 증식되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소녀를 감싸며 화면 안에 머물고 있는 꽃잎은 언젠가는 무한 확장해 나가려는 생명의 움직임처럼 작품이 걸린 벽면을 넘어 세상으로 들어가려는 준비를 한다. 이렇듯 다른 이들의 생각덩어리들은 모이고 모여 하나의 꿈덩이가 되고, 그 꿈덩이들은 또 다른 형상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소재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숨을 쉴 수도, 쉬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진다. 작가는 바로 여기서 일상을 하나의 꿈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 이처럼 우리는 의식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세상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존재가 공존하는 것처럼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꽃잎은 이어진다. 작품 전체에 극대화되는 색면의 이미지는 색의 단순화를 통해서 현실세계 속에 속하지 않고 꿈을 꾸는 주체가 되며, 깨알같이 반복되는 점, 선, 도형들은 하나의 꿈덩이가 되어 숨 쉬고 꿈틀대며 화면을 구성한다.

홍수정은 “활짝 피어날 때가 있으면, 시들어버릴 때도 있는 것이 꽃이자 인생이다. 인생은 예술이 되고, 예술은 꽃이 된다. 고로 인생은 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꽃잎을 통해 인생의 이런 모습을 담아낸다. 스스로 관찰하고 만들어가는 작업 속의 세상은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가 아닌 것이다. 전시를 통해 초현실적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을 따듯하게 그려내고 싶다는 작가는 이를 위해 깊이 있는 그림을 그려내고 싶은 것이 희망이자 목표라 한다. 10월 1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CNB저널 커버작가 공모 당선작가 전시에는 파스텔 색감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작품들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따듯함이 은은히 전해지는 작품들은 어린 시절 청순하고 발랄한 소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모든 이들이 스스로는 외롭지만, 자신의 작품을 통해 따듯함을 가슴 속에 담아가기를 바란다. 모든 일상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작가는 현실에 의해 변해버린 현재의 자신과 주위의 사람들이 과거의 로망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작가 홍수정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적 진술을 통해 타인과의 이야기를 일깨우고자 한다. 결국 그의 작품은 우리 모두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있을 다양한 꿈을 바라보고 상상하는 자기 고백적 치유의식과 상호작용을 위한 내적 심리세계의 발현으로 나타난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홍수정은 2011년 문신미술관 무지개 갤러리, 갤러리 골목에서 공모선정작가 개인전을 펼쳤다. 2010년 아시아프, 아트스페이스 H, DNA갤러리, 키미아트 등에서 그룹 기획전 활동을 펼쳤고, 2010년 아시아프 선정 작가 수상과 미래에셋 VIP 미술공모 수상, 이랜드 스페이스 2기 선정 작가 수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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