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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에 받은 만큼 되갚아 주겠다”

전면전 양상…삼성의 부품 공급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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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5호 이어진⁄ 2011.10.24 14:21:23

애플에 한방 먹은 삼성전자가 독기를 품었다. 삼성전자 내부 법무팀을 강화하고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를 추진하는 등 전면전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스티브 잡스의 추모식에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이 참석하면서 극적으로 화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부품 공급 논의만 하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에서도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허전은 보다 격해지고 있다. 특허전, 발단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은 지난 4월 19일 애플이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이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즉각적으로 “애플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며 맞고소를 했고 그 이후 글로벌 특허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은 한국·일본·독일·네덜란드·영국·호주 등지의 법원에서 약 2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갤럭시탭의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이유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는 지난 8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2분기 세계 시장점유율 48%를 차지했으며 애플의 경우 2030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19%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2년 판매되는 스마트폰 두 대 중 한 대가 안드로이드 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것은 분명 애플의 아이폰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굵직한 대형 제조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중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존재다. 우선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의 경우 글로벌 2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만 해도 1000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갤럭시S2 LTE, 갤럭시S2 HD LTE 등을 선보여 한층 라인업을 강화했고 구글과 손잡고 플랫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레퍼런스 폰인 갤럭시 넥서스를 선보이는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이미 애플을 뛰어넘었다. 애플은 19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17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판매량 2034만대에 비해 16% 급감한 수치다. 현재 업계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2000~2600만대로 보고 있다. 애플에 비해 최소 300만대 이상 스마트폰을 팔아치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가히 ‘삼성 천하’가 되면서 애플로서는 제1부품 제조사인 삼성전자를 견제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삼성, 4연패 뒤 1승 현재까지 진행된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전에서 삼성전자는 수세에 몰려있다. 애플이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이 모두 받아들여졌고,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에서 애플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서 “공정한 조건에서 특정 특허권에 대해 허가한 뜻을 삼성전자가 왜곡했다”는 애플측 주장을 기각한다고 밝혀 4연패에 몰리던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법원의 판결 내용은 삼성전자가 무기로 내세운 ‘통신표준’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다른 국가에서 나온 판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통신특허를 인정하되 적정 로열티를 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애플의 주장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결정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캘리포니아 법원 에서 벌이고 있는 본안 소송 중 일부 주장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애플과의 총 20여건의 소송에서 처음 나온 삼성에 유리한 결정으로 특히 유럽과 함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가운데 하나인 북미지역 관할 법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의 통신특허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반독점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는 애플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회심의 반격 카드로 내놓은 통신표준 특허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허전, 이제 시작 삼성전자의 초반 열세로 현재 특허전은 애플이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보통 소송이 장기전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볼 때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우선 갤럭시탭의 판매금지 처분이 결정된 네덜란드와 독일의 경우는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애플이 승기를 잡았다고 하긴 어렵다. 또한 애플이 주장하는 디자인 특허, 기술특허는 다소 쉽게 대체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통신특허는 디자인에 비해 대체하기가 다소 어려운 것도 문제다. 반면 애플이 삼성전자의 제1 거래처가 애플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소송에 승소해 애플의 제품들이 판매금지 처분이 된다 하더라도 HTC 등 많은 제조사들 때문에 애플이 빠진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의 부품공급이 줄어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극적 화해설은 ‘사실무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이 애플의 팀쿡 CEO와 만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타계로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극적 화해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특허전과는 별개로 부품 공급에 대한 논의만 이뤄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부품 따로, 완제품 따로, 투트랙 전략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차 출국했다가 19일 귀국한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은 “추도식 다음 날 팀 쿡 사무실에 찾아가 2~3시간 얘기했다” 며 “양사 간 좋은 관계 구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번을 계기로 화해 모드로 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추도식 때문에 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부품 공급은 내년까지는 그대로 가고 2013년~14년은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내년까지의 부품 물량은 이미 계약된 바에 따라 공급하고, 그 이후에도 최소 2014년까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양측 간 협력을 강화해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는 애플이 특허 소송 등으로 인해 아이폰5 생산 때는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부품을 쓰지 않고 대만 업체로 거래처를 돌릴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나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발언이라고 삼성 측은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또 애플이 2014년까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시리즈 등을 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프로세서와 모바일 D램 등의 부품을 계속 사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허 소송에 대한 직접적인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은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소비자를 위해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추가 소송은 법무팀이 경영진들과 협의해서 필요하면 할 것이고, 아니면 안 할 것이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부품조달과 특허전은 별개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이 팀쿡과 만나 부품공급에 대한 논의만 하고 왔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과거 삼성과 소니의 관계처럼 고객은 고객이고, 완제품 분야에서 경쟁자는 경쟁자라는 분리 대응 원칙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법무팀을 강화했다는 사실과도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18일 홍콩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술력이나 비즈니스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최근 법무팀을 보강했고 앞으로 더 보강할 계획”이라며 “과거에는 무선사업 책임자로서 애플과의 관계에서 다소 방어적으로 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의 특허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며 “통신표준 특허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관련 특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멀티미디어나 사용자경험(UX) 관련 특허도 소송 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범위도 넓히고 수위도 높여 대응하려 한다”고 말해 소송 국가나 소송에 쓰일 특허 종수가 늘어날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구글이 19일 공개한 ‘갤럭시 넥서스’도 애플로부터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신 사장은 “일단 알려진 특허는 상당부분 회피했다”면서도 “특허라는 게 밝혀진 특허도 있고 출원 중인 특허도 있는 등 복잡해서 소송당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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