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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연비, 공인연비와 얼마나 차이날까

“통합 챔피언은 쉐보레…현대기아차는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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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2호 정초원⁄ 2011.12.12 15:20:42

자동차 회사가 발표하는 공인연비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연비의 차이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는 2년 내 새차 구매고객 1만4433명에게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의 시내연비(시내에서 주행할 때의 연비)와 경제연비(고속도로를 경제적으로 주행할 때의 연비)를 묻고, 공인연비에 어느 정도 근접한지 그 비율을 따져 봤다. 계산 방법은 각 모델의 평균을 공인연비로 나눈 후 100을 곱해 각각 공인연비 대비 ‘시내연비(%)’와 ‘경제연비(%)’로 산출해냈다. 단, 공인연비는 제품 브랜드 별로 가장 응답자가 많은 모델 또는 트림을 사용했다.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응답자수가 30사례 이상인 모델만을 비교했으며, 그 결과 가솔린 34개, 디젤 16개 모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소형차일수록 공인연비 대비 체감연비가 낮았으며, 큰 차일수록 높았다. 또 시내에서 주행할 때보다는 고속도로에서 경제적으로 주행할 때 실제연비가 공인연비에 더욱 가까운 것으로 소비자들은 체감했다. 공인연비 대비 시내연비(%)의 차급 평균을 살펴보면 10개 차급(가솔린 7, 디젤 3) 중 대형승용차(가솔린) 하나만 80%대를 넘었을 뿐 나머지 모두 이에 못 미쳤다. 경차(68%)와 준중형(69%)은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제연비(%) 역시 비슷한 결과였다. 대형승용차가 110%로 가장 높았고, 경차는 83%로 가장 낮았다. 특히 기아자동차 모닝은 공인연비와의 차이가 가장 확연한 모델이었다. 공인연비는 20km/ℓ로 가솔린 차량 중에서 가장 높았던 반면, 시내연비(%) 61%, 경제연비(%) 73%로 최하위인 34위를 차지한 것이다. 올 뉴 모닝도 비슷한 결과였다. 공인연비는 19km/ℓ로 2위를 차지했지만, 시내연비(%)는 71%, 경제연비는 87%로 각각 23위에 올랐다. 디젤 차량의 경우,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쏘렌토 R이 공인연비 15km/ℓ로 공동 1위에 올랐지만 체감연비의 순위는 대폭 떨어졌다. 특히 시내연비(%)에 대한 평가에서 두 차량 모두 69%에 그치며 싼타페가 14위, 쏘렌토가 15위를 기록했다. 이는 집계 대상이었던 16개 디젤 차량 중 최하위권이다. 쉐보레, 경쟁 업체 압도…현대·기아는 부진 조사 대상 차량 중 공인연비 대비 실제연비가 가장 높은 차량은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H로 꼽혔다. 체어맨 H의 시내연비(%)는 공인연비의 91%로, 전체 차량 중 유일한 90%대 모델이었다. 경제연비(%)는 120%에 육박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이에 대해 “다른 모델들을 압도했다”며 “통합챔피언이라 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디젤 SUV 중에서는 르노삼성의 QM5가 시내연비(%) 86%, 경제연비(%) 117%를 기록하며 평가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지엠의 알페온(83%, 118%), 토스카(84%, 116%), 현대차의 에쿠스(85%, 106%)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케팅인사이트는 쉐보레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인연비와 체감연비의 근접성 측면에서 발군의 성적을 보였다”며 “공인연비 대비 시내연비(%)는 10개 차급 중 4개, 경제연비(%)는 10개 차급 중 5개에서 1위를 차지해 경쟁 업체들을 압도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서는 “판매 측면에서 거의 전 차급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와 기아는 양사가 경쟁한 스포티 부문(제네시스 쿠페와 포르테 쿱)을 제외하면 전체 18개 모델 중 단 4개(현대 3, 기아 1)에서만 경쟁사를 앞섰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마케팅인사이트는 유종별 시내연비(%)와 경제연비(%) ‘탑 5’ 모델을 공개했다. 탑 5는 가솔린과 디젤, 시내와 경제연비 각각에서 선정했으며, 총 20개 모델이 언급됐다. 한국지엠 쉐보레와 쌍용차는 각각 6개 모델을 올렸으며, 르노삼성은 4개를 진입시켰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개 모델만을 순위권에 올렸다. 마케팅인사이트는 현대·기아의 이같은 부진에 대해 “경쟁사들과는 달리 풀라인업을 갖춘 양대산맥으로서는 초라한 성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마케팅인사이트는 이번 조사에 대해 “국산차들의 공인연비가 소비자들의 체감연비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경제주행에서조차 준대형과 대형차를 제외한 모든 차급에서 공인연비를 실현하지 못했으며, 시내주행의 경우 경차와 소형차에서는 공인연비의 30% 이상, 가장 나은 대형차에서조차 20% 정도 미달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 체감연비가 공인연비에 미달하는 정도는 곧 제조사가 얼마나 과대포장했는지를 나타낸다”며 “어느 회사가 정직하고 그렇지 않은가를 보여 준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체감연비”라며 “이제 소비자들은 체감연비를 보고 어느 모델이 효율적이고 어느 회사가 정직한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인연비, 실제 조사서도 “부풀려졌다” 밝혀져 지식경제부가 한국석유관리원 녹색기술연구소에 의뢰해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판되는 12개 차종의 공인연비는 실제연비보다 평균 23.7% 높았다. 국회 지식경제위 이학재(한나라당) 의원이 지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솔린,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하이브리드 등 연료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차량의 실제연비가 공인연비보다 낮았다. 차종별로 소형차 모닝의 공인연비는 ℓ당 18.0㎞지만 실제연비는 12.7㎞였다. 공인연비가 17.8㎞인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실제연비는 12.4㎞였다. 이런 결과는 현행 공인연비 측정이 교통량이 적은 도로여건과 운전상황을 상정 한 것으로, 교통량이 많고 도심이 복잡한 우리나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차 연비 표시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에 따라, 지경부는 소비자의 체감에 맞게 관련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지난 11월22일 확정된 새 제도에서는 공인 연비가 실제 주행여건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5-사이클(Cycle)’ 방식이 적용된다. 5-사이클은 미국에서 활용되는 방식으로, 시내 주행을 비롯해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 저온 조건(-7℃) 하 주행 등 총 5가지 상황을 고려해 연비를 계산한다. 지경부는 그동안 연비를 시내에서만 측정했지만, 내년부터는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각각 측정할 계획이다. 또한 그 결과를 5-사이클을 고려한 보정식에 대입해 공인연비로 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비 표시 라벨에는 도심주행 결과와 함께 고속도로, 복합연비가 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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