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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경·김구림 작가에 재조명 필요”

김달진미술연구소, 전문가 53명에 ‘2000년 이후 한국미술’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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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4-255호 왕진오⁄ 2012.01.02 14:17:11

2000년 이후 한국 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가 2011년 12월 26일 김달진미술연구소에서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총 8개 문항을 100명에게 물었고, 이 중 53명의 답변을 토대로 순위가 매겨졌다. 특이한 점은 2000년 이후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 7개 중 ‘조선화원대전(2011년, 삼성미술관 리움)’ ‘코리안 랩소디(2011년, 삼성미술관 리움)’ ‘아트 스펙트럼(2003년, 호암갤러리)’ 등 삼성문화재단 미술관에서 진행된 3개 전시가 순위에 올라, 국내 미술계에 미치는 삼성의 영향력을 반증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고충환, 김선정, 김찬동, 김종길, 박천남 등 53명이었다. 설문은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작가 △한국 현대 미술 작가 중 재조명해야 하는 작가 △2000년 이후 국내외적으로 활동이 두드러진 생존 작가 △2000년 이후 작고한 미술인 중 한국 미술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 △1965년 이후 출생한 작가 중 향후 국내외적으로 활동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 △2000년 이후 가장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 △2000년 이후 한국 미술 7대 변화 이슈와 극복 과제의 8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설문에 응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10년간이라는 조사 대상 기간이 너무 길어 답변이 어려웠다” “최근 상황을 나는 잘 모른다” “순위를 매기는 설문조사에 반대한다”는 등의 의견을 밝혀왔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다음은 설문 응답의 종합 결과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작가는? 대표 작가로 선정된 작가를 보면 작고 작가는 백남준, 김환기, 박수근, 권진규, 이중섭, 박생광, 박이소로 8명, 생존 작가는 이우환, 김수자, 서도호 3명이었다. 백남준, 김환기, 이우환, 박수근은 월등한 득표로 최고 작가 추천을 받았다. 근대 작가는 저조했다. 이는 답변자인 미술평론가, 큐레이터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2000년대 들어 많은 활동을 보인 김수자, 서도호 또는 사후에 생전보다 더 큰 평가를 받는 권진규, 박생광, 오윤, 박이소가 자리매김에 들어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 중 오윤(1946~1986년)은 40년간의 짧은 생애 동안, 현실 속에서 고통받으며 한국을 만들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독자적인 조형 언어의 판화로 풀어낸 민중미술 작가로, 생존시보다 현재 그의 삶 자체가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 주요 선정 이유로 꼽혔다. 한국 현대 미술 작가 중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는? 동시대 작가들 가운데 미처 조명받지 못했던 작가들이 부상했다. 특히 1위를 차지한 차학경(1951~1982년)은 부산 출생으로 11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가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분교에서 문학과 미술을 전공한 뒤 문학, 개념 미술, 퍼포먼스, 신체 예술, 비디오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고 언어에도 뛰어났다. 페미니즘 예술을 제시했지만 31세로 요절했으며 1992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2위를 차지한 김구림(1936년생)은 1950년대 말 엥포르멜, 60년대의 서정적 추상에 이어 플라스틱, 기계부속품, 비닐 등을 사용한 매체 실험과 오브제 작업을 통해 전통회화 방법론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와 실험을 추구해 왔다. 70~80년대의 개념예술을 거쳐 최근에는 음양사상을 기초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박현기, 정찬승, 이승택 등도 재조명 받아야 하는 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이후 작고한 미술인 중 한국 미술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은?

이경성(1919~2009년)은 미술평론가 1호로 홍익대 교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김창실(1935~2011년)은 선화랑 대표로 선미술 창간, 선미술상 등을 제정했다. 이원일(1960~2011년)은 독립 큐레이터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한국 현대 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활동을 보이다가 51세에 타계했다. 2000년 이후 가장 기획력이 돋보인 전시는? 총 7개의 기획 전시가 선정됐다. 그 결과를 보면 2010, 2011년에 개최된 전시가 7개 중 5개나 돼 최근 개최된 대형 기획 전시가 미술 전문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음을 알 수 있다. 대형 전시가 주로 선정됐으며, 현대 미술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는 답변자들이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된 ‘고려불화대전’이 꼽혀 이채로웠다. 전시 주관 기관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갤러리가 3개, 광주비엔날레가 2개로 가장 많았다. 1위를 차지한 고려불화대전은 ‘700년만의 해후’라는 부제로,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국내외 44곳의 소장품과 중국 불화를 포함해 108여 점을 선보였다. 2000년 이후 한국 미술의 7대 변화와 이슈는? 2000년대 한국 미술은 커다란 변화를 보였으며, 특히 2007년은 미술 시장이 최대의 호황을 누린 해로 기억됐다. 미술 경매의 최고가 바람, 옥션회사와 화랑의 대립, 잘 팔리는 젊은 작가의 부상 등 부작용도 지적됐다. 그러나 젊은 작가를 위한 대안공간의 출현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창작 활동을 고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박수근의 ‘빨래터’와 이중섭의 일부 작품에 대한 위작 시비는 법적 판결로 이어지고, 일반인에게 미술 작품이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됐다. 신정아의 위조 학위 논란은 큰 가십거리가 됨으로써 미술-화랑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크게 만든 사건으로 꼽혔다. 한편,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는 국가 정책적인 제도 보완, 미술 아카이브의 인프라 구축, 장기적인 해외홍보 전략, 미술관의 기능 전문화, 미술 비평의 문화적 역량 강화 등이 제기되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현직 평론가와 큐레이터 중 일부의 의견을 모았지만, 지난 10년간 미술계를 조망하는 수치로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작가는? ▲1위 백남준(38명) ▲2위 김환기(22명) ▲3위 이우환(21명) ▲4위 박수근(17명) ▲5위 이중섭, 권진규, 박생광, 오윤, 김수자, 박이소, 박이소, 서도호(이상 모두 3명) 한국 현대미술 작가 중 재조명해야 하는 작가는? ▲1위 차학경(18명) ▲2위 김구림, 박현기(이상 모두 14명) ▲3위 정찬승(7명) ▲4위 이승택(6명) 2000년 이후 작고한 미술인 중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은? ▲1위 백남준(작가. 45명) ▲2위 이경성(평론가. 36명) ▲3위 박이소(작가. 23명) ▲4위 김창실(화상. 20명) ▲5위 이원일(큐레이터. 8명) 2000년 이후 가장 기획력이 돋보인 전시는? ▲1위 고려불화대전(2010년 국립중앙박물관) ▲2위 한국미술100년 1부(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3위 광주 비엔날레(2002년,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4위 조선화원대전(2011년, 삼성미술관 리움) ▲5위 미디어시티 서울(2004년, 서울시), 광주 비엔날레(2010년), 코리안 랩소디(2011년, 삼성미술관 리움) ▲6위 아트 스펙트럼(2003년, 호암갤러리) ▲7위 부산 비엔날레(2010년, 재단법인 부산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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