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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주 주성준 “‘선홍색 잇몸’ 드러낸 별난 용 보고 웃어요”

‘짐짓 근엄함’ 뺀 새로운 용 그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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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6-257호 김대희⁄ 2012.01.16 13:55:58

언제나 시원한 웃음을 보이는 동양화가 북주 주성준. 그의 작품에는 ‘짐짓 심각함’이 없다. 나쁜 감정들을 모두 해학적으로 풀어낸 덕분이겠지만 그의 작품은 감상자에게 근심과 걱정 따위를 잊어버리도록 만든다. 매년 그 해에 해당하는 12간지 동물을 소재로 작업을 하는 그는 해가 바뀌는 시점에 가장 바쁘다. 올해 역시 용의 해가 밝기 전부터 많은 용 그림 전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전부터 호랑이를 행복과 기쁨 그리고 웃음을 주고자 그려왔는데 그 중 근엄한 모습의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를 담았어요. 토끼는 장수와 미인을 의미하며, 용은 등용문이라고 해서 전통적으로 고시 시험의 합격, 선거 당선, 승진, 권세를 준다고 믿어져 왔죠. 이러한 좋은 기운을 담아서 전달하고자 했어요.” 기존의 호랑이와 토끼 그림에서 알 수 있듯 그의 그림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형상을 떠올리면 안 된다. 이번에 작업한 그의 용 또한 근엄한 표정은 없고 치아를 다 드러낸 채 해맑게 웃고 있다. 이름 또한 ‘해피 미르(Happy Mir)’다. 미르는 용의 순수 한국어로 용이 행복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북주는 용을 의인화시키기에 발가락이 5개인 오조룡을 그린다. 용 그림은 동이족의 나라였던 은주시대부터 다뤄진다. 인간과 국가를 보호하고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져 왕의 얼굴과 의자, 옷을 각각 용안, 용상, 용포라고 해 왕을 용에 비유했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뿔은 사슴 같고 머리는 낙타, 눈은 토끼, 목은 뱀, 배는 이무기, 비늘은 물고기, 발톱은 매, 발바닥은 호랑이, 귀는 소 같아요. 비늘은 81개 있지요. 이번 작품은 사자의 갈기 모양을 한 용이 손에 여의주와 꽃, 볼펜을 가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탕은 천연 황토로 칠했고 DNA 모양의 목단꽃이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솟아오르죠. 목단 꽃은 부귀를 준다고 하니 부귀와 권세를 동시에 가진 용입니다.” 그는 기존의 용에 대해 “너무 근엄하고 생김새가 비슷해 특별한 개성이 없었다”며 “요즘은 캐릭터 시대이고 개성이 강한 이미지가 눈길을 끄는 만큼 용 그림 전통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통 용의 도식화된 형태’를 ‘현대적 감각으로 단순화시켜 재해석’하는 게 북주의 최근 작업이다.

“호랑이는 액운 물리치고 용은 오복 지킨다니 짐짓 근엄한 채 하지 않는 신통방통한 용 그림으로 올해도 기운받고 행복하셔야죠” 그의 그림에는 용뿐 아니라 봉황도 등장해 조화를 이룬다. 2010년과 2011년 연초에 호랑이와 토끼의 다정한 모습을 그렸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귀여운 토끼가 호랑이 배 위에 올라앉거나, 때로 담뱃대를 들어주면서 데이트하는 등 연인처럼 묘사된 것과 달리 봉황은 용을 타고 날아오르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등 남성적 이미지가 강렬하다. 북주가 이처럼 용과 봉황을 함께 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용과 봉은 쌍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사주학에서도 진유합(辰酉合)이라 하여 용과 닭이 궁합이 맞는 동물로 보고 있어요. 봉황의 모습을 닭을 보고 연상해 그렸을 것으로 본다면 용과 봉은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사이로 볼 수 있죠.” 또한 전통적으로는 우리 선조들은 대문에 용과 호랑이를 같이 붙였다고 한다. 용이 다섯 가지 복을 지키고 호랑이가 수재, 화재, 풍재를 몰아낸다는 세속적인 뜻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용과 봉황, 호랑이로 이어지는 연관성을 역설하는 그지만 용 자체에 담긴 의미 또한 잊지 않는다. 중국 남북조 때 남조 양나라(502~557)의 장승요는 금릉의 안락사 벽에 네 마리 용을 그렸는데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다. “왜 눈동자를 그리지 않냐”고 물으니 그는 “눈동자를 그리면 올라가 버려”라고 했다. 장승요가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으니 곧바로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더니 용이 벽을 나와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이 일화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말이 생겼다. 북주는 자신의 그림을 소장한 사람들이 그림의 기운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인도 히말라야에서 수년간 명상을 하며 그림에 행복과 웃음을 싣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전해진 탓일까. 그의 작품 소장자들 중에는 그림 속의 호랑이가 걸어 나오는 꿈을 꿨다는 일화도 적지 않다. 특히 그는 올해 국정교과서에 작가로 소개됐다니 용띠 해를 맞아 북주의 운도 승천 중인 모양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림의 기능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림을 그릴 때 그는 붓질 하나하나에 신중하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항상 그림을 가져가고 보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림은 집에 행복을 가져다주죠. 이번 용의 해에는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운을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웃음과 행복을 가득 담은 그림을 그려나갈 겁니다.” 2012 초대개인전 일정 소호갤러리 : 2011. 12. 21 ~ 2012. 1. 3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 2012. 1. 4 ~ 1. 10 서울 인사동 이즈갤러리 초대 개인전 : 2012. 1. 3 ~ 1. 16 부산 미고갤러리 : 2012. 1.18 ~ 1.31 서울 삼현 갤러리 : 2012. 10.6 ~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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