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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었다 하면 커피샵…매년 1.5배 폭증

‘커피 중독’ 어디까지?…더욱 많이, 고급으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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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6-257호 정초원⁄ 2012.01.16 13:24:12

왼손엔 스마트폰, 오른손엔 커피컵? 2010년대 한국 젊은이의 두 손은 바쁘다. 불황이라고 난리지만 커피샵 숫자는 6년 만에 6배나 늘어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커피 산업이 커지고 있다.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커피 열풍은 이제 10대 또는 초등학생으로 마케팅 타깃 연령이 낮아지고 있으며, 일단 커피 맛이 ‘인이 박힌’ 이들이 성장하면서 커피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인이 이렇게 커피에 열중하는 이유는 뭘까? 입맛 고급화 또는 개성화라는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으로는 “학교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강해 커피 같은 자극적 음료 없이는 못 살게 되는 것”이란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국인은 도대체 커피를 얼마나 많이 마시게 됐는지,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지를 ‘커피, 사랑인가 중독인가’ 기획으로 알아본다. 한국인들은 한 해 동안 커피를 얼마나 마실까? 동서식품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커피 소비량은 원두커피, 커피믹스, 솔루블 커피, 커피음료를 모두 포함해 232억8200만 잔(2010년 10월 기준)이었다. 신생아와 노인까지 포함해 전국민이 하루에 1~2잔, 1년에 461잔씩 마신다는 숫자이니 엄청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국인의 마시는 커피의 대종은 ‘커피믹스’라 불리는 인스턴트 제품이다. 전체 섭취량의 절반이 넘는 153억7800만 잔이 커피믹스였다. 싸고, 맛있고, 간편한 커피믹스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전폭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두 쪽으로 중심이동 중 2005년 1억4000만 달러였던 커피 수입액은 2010년 3억700만 달러, 지난해 5억800만 달러를 찍으며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갱신 중이다. 수입액 기준으로 6년 만에 4배가 성장했으니 커피산업은 한국에서 초고속 성장 분야라 할 수 있다. 커피믹스가 아직도 지지율 1등이라고 하지만 무게중심이 고급 커피 쪽으로 이동하는 양상도 확인된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 숫자도 크게 늘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500개였던 매장 수는 2010년에 9400개로 6배 이상 뛰었다.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고급을 지향하는 시장 동향에 따라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1인자 동서식품은 2011년 10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를 출시했다. 이에 한 달 앞서 스타벅스는 원두분말커피 ‘비아’를 내놓았다. 김광수 동서식품 마케팅 이사는 카누를 내놓으며 “2011년 원두커피 성장률은 전년 대비 12.4%”라며 “원두커피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고품질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과거에는 그저 “커피 한 잔”이었지만 소비자들은 점점 더 “어떤 커피”로 관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런 추세는 커피 수입 대상국의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인스턴트 커피의 주재료인 베트남산 커피(로부스타)는 줄어드는 반면 고급 커피의 원료인 아라비카(Arabica)의 수입은 늘어났다.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원두의 비중은 2008년 14.6%에서 2010년 17.1%로 커졌으며, 브라질 원두(14.1%→16.7%), 온두라스 원두(8.8%→11%) 등의 수입도 모두 성장세다. 베트남산 커피의 비중은 34.8%→13.8%로 급전직하 중이다. 실제 커피전문점에서도 원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의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갈수록 커피 맛을 알아가는 것 같다”며 “우리 경우도 설탕이나 우유 같은 첨가물이 들어간 커피보다는 순수한 커피 자체인 아메리카노의 판매량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스타벅스의 판매실적에서도 2007년 이후로 아메리카노가 전체 1등을 줄곧 달리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커피를 많이 접하면서, 커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를 더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중 최고 활황은 커피전문점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28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커피업계의 경기전망이 150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국내 빅3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은 올해도 신규 매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직영 체제를 고수해온 스타벅스는 올해 신규매장 90개를 오픈할 예정이며, 엔제리너스도 신규 가맹점을 200개 설치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기호식품을 줄이려는 경향이 일반적이지만 커피는 다른 것 같다”며 “마음껏 소비를 할 수 없는 데 대한 보상심리인 듯, 자신을 위한 작은 소비인 커피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불경기를 비웃는 듯한 커피 시장의 성장세를 전했다. 커피 프랜차이즈는 이처럼 성업 중이지만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적지 않다. 커피 시장의 경쟁이 강화되면서 가격파괴를 선언하는 매장이 등장하는 등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커피 값이 하향 추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 국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들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커피 값이 워낙 비싸다는 인식 때문인지 집에서 원두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커피애호가 정 모(55) 씨는 “테이크아웃 커피 값이 웬만한 한 끼 식사 값이니, 하루에 4~5잔씩 마시는 커피중독자들은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며 “요즘은 가정용 커피용품이 많이 나와, 값비싼 에스프레소 기계가 없더라도 간단히 원두커피를 내려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착안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국내 커피 전문점의 원두커피보다 50~80%가량 저렴한 제품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마트는 수집상이나 제3국 등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두를 수입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현재 브라질 세라도 지역의 최대 커피 조합인 ‘규슈페’ 직영 농장과 계약해 커피콩을 사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 커피 전문 업체인 자뎅에게 로스팅을 맡기고,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특별한 로스팅 방법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살인적인 공부 스케줄에 시달리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커피에 입맛을 들이고 있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식약청은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오는 2013년 1월1일부터 고카페인 음료에 총 카페인 함량과 주의문구를 의무 표시하도록 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을 완료했지만, 소비층의 연령을 낮추려는 업계의 마케팅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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