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바라보면 조용히 이야기가 들려나온다. 먼 고향의 그리움도 떠오른다. 장은선갤러리에서 2월 15~25일 열리는 이재상 개인전 ‘바람의 정원’에서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출신인 서양화가 이재상은 이번 전시에서 ‘바람과 뜰’이라는 주제를 통해 산하를 세련미 넘치게 조형화했다. 새롭게 변한 근작은 더 원색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가 표현해낸 화면에는 대표적으로 산, 물, 바람, 집, 동물 등이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원색에 가까운 다양한 색을 절제있게 표현함으로써 우리들의 행복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서정적인 시의 운율을 전달한다. 또한 여러 사물들과 산수를 조화롭게 배치함으로써 감수성 풍부한 화면에 많은 이야기가 흐른다. 작가는 바람이 쉴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표현했다. 마을은 마치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숨 쉬는 태아 같은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뜰이자 휴식이면서 태아와도 같은 작가의 공간은 그리움을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