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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와인 특집 - 1]FTA 따라 와인 판매 ‘V자 회복’

대형마트에서 처음 소주 추월…유통단계 줄면서 가격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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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2호 정초원⁄ 2012.02.20 11:04:43

국내 유통업계에서 와인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왔던 ‘국민 술’ 소주와 맥주에 이어, 와인이 주류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작년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와인 성장률이 심상찮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와인이 소주보다 0.2% 많은 매출액을 올렸다. 근소한 차이지만 반기 기준으로 와인이 소주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인 보광훼미리마트에서도 2009년부터 신장률이 하락하던 와인 판매가 작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와인 판매는 2010년에 꾸준히 하락했고 2011년 상반기에도 2.3% 감소했지만 작년 하반기 10% 증가세를 보이면서 ‘V자 곡선’의 반전을 기록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비싼 와인이 좋다는 잘못된 인식 탓에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1∼2만 원대의 좋은 저가 와인이 많이 출시되면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서도 와인은 작년 하반기 9.1%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주류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으로, 소주의 2.0% 신장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소비층이 고정된 소주나 맥주보다 앞으로 와인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도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작년 와인의 총 매출액은 2000년 대비 1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주, 맥주, 전통주가 각각 3.5배, 양주는 2.2배 증가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면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설 술선물세트의 매출 구성비를 봐도 이런 현상은 확인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와인 42.5%, 위스키 34.1%, 전통주 23.4%로 나뉘었다. 작년 추석 때의 와인 37.0%, 위스키 41.2%, 전통주 21.8%와 비교하면 전통주와 양주는 낮아지고, 와인은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와인은 15% 관세가 철폐돼 가격 메리트까지 생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해 와인 성장률이 더욱 가파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와인이 1∼2만 원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합리적인 가격대 설정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주류 수입업자가 유통 단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예정에 따라 일부 와인 수입사들 값 인하에 앞장서 그간 일각에서는 와인의 소매 값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불평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관세청에 따르면 와인의 평균 수입가격은 3.8달러(750㎖ 기준)에 불과했다. 4000원이 조금 넘는 수입 가격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저가 와인과 비교해 봐도 수입가에 상당한 마진이 붙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격 거품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원가 1만3000원에 수입된 한 와인이 도매, 소매 단계를 거치면서 4만2000원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배겨엔 와인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와인 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의 박재범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는 와인을 인터넷을 통해 팔 수 있지만, 한국에선 도매상과 소매상의 중간 마진 탓에 가격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등보다 관세가 높다는 점도 국내 높은 와인 값의 원인으로 꼽혔지만,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뒤에도 칠레산 와인 값이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올랐던 사례를 감안하면 복잡한 유통단계가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세금계산서 발행이 정착되고 주류사업자 간 주류 구매카드 사용이 의무화된 것도 유통비용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는 주류 수입업자가 와인, 맥주, 위스키 등 수입 주류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4일 기획재정부는 주류 수입업자에 대한 ‘겸업 금지’와 ‘소비자 직판 금지’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주세법 시행령과 주세사무처리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통 과정의 경쟁을 유도해 수입 주류 값을 내리겠다는 의도다. 기재부의 이러한 결정은 최근 와인 수입사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라셀라는 주력 제품인 몬테스 알파 시리즈의 공급 가격을 3월부터 평균 10% 인하한다고 2월 15일 밝혔다. 이 업체는 1997년 설립됐으며, 몬테스, 베린저, 울프 블라스, 콜럼비아 크레스트 등 600여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주요 와인수입사 중 하나인 금양인터내셔널 또한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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