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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오롱 등산화, 이렇게 사기쳐도 되나?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도대체 언제 코오롱 등산화 추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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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6호 최영태⁄ 2012.03.26 11:11:48

3월26일 일간지에 실린 코오롱스포츠의 전면 광고를 보니, 정말로 어안이 벙벙하다. 전면광고의 헤드 카피는 ‘그 깐깐하다는 컨슈머리포트가 한국에서 첫 번째 고른 등산화는?’이다. 그 뒤를 따르는 문장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처음으로 추천한 제품, 바로 코오롱스포츠 등산화입니다’이다. 그러면서 이 광고는 마치 어느 신문 지면을 오래낸 듯하게 꾸민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신뢰도를 자랑하는 미 컨슈머리포트의 첫 온라인 한국판이 나왔다. 미국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연맹이 발행하는 온-오프라인 월간지 컨슈머리포트는 이들의 평점과 평가에 따라 기업이 울고 웃는 파워를 가진 매체. 제1호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는 첫 품목으로 등산화로 선정하고, 코오롱스포츠의 페더 상품을 추천제품으로 소개했다’고 쓰여 있다.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다. 우선 코오롱스포츠 등산화를 추천제품으로 소개한 것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와는 아무 상관없는 한국의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이다. 스마트컨슈머는 정부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 같은 기능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한 것일 뿐,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와는 전혀, 아무 상관도 없다. 미국에는 ‘컨슈머리포트’가 있고, 한국에는 ‘스마트컨슈머’가 있을 뿐이며, 스마트컨슈머는 컨슈머리포트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일 뿐이다. 팩트는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를 추구하는 스마트컨슈머가 한국에서 첫 번째로 고른 등산화는 코오롱 등산화’일 뿐인데, 코오롱스포츠는 이러한 팩트를 마음대로 주물러 ‘컨슈머리포트가 코오롱스포츠의 등산화를 구입 추천했다’고 거짓광고를 했다. 아니, 이렇게 소비자를 오도해도 되는 걸까? 혹시나 해서 컨슈머리포트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Kolon'으로 검색을 해 봤다. 화면에는 바로 ‘검색결과는 0’라며 ‘혹 colon을 kolon으로 잘못 친 것 아니냐?’는 질문까지 따라 붙는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코오롱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으므로 웹사이트에 관련 내용 역시 ‘제로’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일간지에 실린 전면광고만 보면 ‘미국의 그 깐깐하다는 컨슈머리포트가 코오롱 등산화를 첫 번째로 골랐다’가 된다. 아무리 광고도 좋지만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입만 열면 ‘글로벌 스탠더드도 모르는 것들’이라고 국민을 깔보는 듯한 발언을 해대는 한국의 재벌들이 이렇게 사기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컨슈머리포트는 정말로 깐깐한 조사기관이다. 업체의 입김을 피하기 위해 품질평가를 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자기 돈으로 사들여 테스트를 한다. 수천 만 원 짜리 자동차 등도 모두 자비로 사들인다. 이렇게 조사를 하고 결과를 하니 기업들이 벌벌 떨 수밖에 없다. 이런 컨슈머리포트가 등산화를 테스트했고 그래서 코오롱 등산화를 선택했다면 정말 대단한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코오롱스포츠의 광고는 그야말로 ‘소설’에 불과하다. 한국 재벌들은 정말로 이렇게 국민들을, 독자들을 속여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정말로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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