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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철 재테크 칼럼]조급하면 지는 거야…여유를 갖자

“멀미 날 것 같으면 멀리 보라”는 옛 지혜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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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7호 박현준⁄ 2012.03.26 11:46:38

아직 밤바람은 썰렁하지만 대지를 뚫고 솟구치는 봄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양지바른 화단 언저리에는 언제부터인지 푸른 새싹이 부끄러운 듯 조금씩 얼굴을 내밀고 있다. 고개 들어 멀리 시선을 주니 아지랑이가 어지럽게 너울거리며 하늘로 향하고 있다. 봄은 그렇게 오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봄나들이 여행지 소개가 한창이다. 어릴 적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많은 아이들이 차멀미로 고생이 심했다. 심한 아이들은 버스를 타느니 그냥 걷는 편이 낫다고 했고 아예 나들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멀미 뒤 머리가 아픈 상태로는 나들이의 즐거움이고 뭐고 다 귀찮을 뿐이니 그런 반응도 이해는 된다. 버스에 올라 어느덧 서서히 멀미가 느껴질 때쯤이면 어른들은 멀리 보라고 했다. 버스 차창을 휙휙 스쳐 지나는 가까운 사물보다는 멀리 시선을 둬야 멀미가 덜하다는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시선을 멀리 둬야 멀미가 덜하다. 끼니를 걱정하던 가난한 재일교포 3세 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할아버지는 광산 노동자였고 아버지는 생선 장수였다. 재일교포로서의 온갖 차별과 어려움을 딛고 소년은 마침내 인터넷 제국을 일궜고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됐다. 그의 이름은 손정의다. 손정의는 일반적인 재일교포와 달리 궁핍한 소년기를 보냈고, 청소년기에 아버지의 생선 판매점이 제법 성공을 거둔 이후 부동산 및 파친코 사업의 성공으로 경제적으로는 풍족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손정의에게 항상 천재로 태어났음을 주지시키며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특이한 교육법으로 그를 양육했다. 덕분에 아들은 무모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승부사적 기질이 다분한 인물로 자라났다. 구멍가게에 불과한 야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소프트뱅크의 설립은 바로 이 같은 기질이 멋지게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발치만 내려보면 당연히 어지럽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 그리고 과감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실행력으로 일본 최고의 기업가가 된 손정의는 말한다. “눈앞을 보기 때문에 멀미를 느끼게 된다. 몇 백 킬로미터 앞을 보라. 바다는 지극히 평온하다. 나는 그런 장소에서 오늘을 지켜보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멀미하지 않으려면 멀리 시선을 두라는 옛 어른들의 말과 일본 최고의 기업가 손정의의 말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러한 조언은 육체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에서도 모두 유효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조금 여유를 갖고 그 상황에서 비켜서 볼 일이다. 조금 비켜선 상태로 지그시 그 상황을 바라볼 경우 쉽사리 해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욕심 부리지 말라, 혹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라는 조언은 모두 시선을 멀리 두고 여유 있게 투자하라는 가르침에 다름 아니다. 발치에 시선이 머물러 있는데 어찌 어지럽지 않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겠는가. 수시로 오르내리는 주가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면 마음의 여유 역시 멀어지고 조급해지게 된다. 한 치 여유도 없이 쫓기는 투자는 당연히 실패로 끝나기 마련이다. 봄을 맞이한 농부가 봄비에 젖는 대지를 바라보며 농사를 준비하듯 멀리 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한 투자가 실패 확률이 적다. - 정효철 HMC투자증권 광주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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