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재를 통해 인간에 대한 원론적 고민을 표현하는 조각가 김택기가 홍콩 타임즈 스퀘어에서 개인전을 4월 26일부터 5월 20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김택기는 시대의 아이콘인 로봇태권브이가 들려주는 소리 없는 하모니를 통해 관람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로봇은 오래 전부터 시대의 영웅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소재였으며 영웅을 상실한 현대에서 새로운 영웅으로서 진화하는 존재다. 김택기가 선택한 로봇태권브이는 정당화된 폭력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인간에게 따뜻한 화음을 전하는 감성적 매개물로 표현된다. 3D그래픽기법의 디지털 드로잉 과정을 통해 설계된 로봇은 스틸을 이용해 설계도면을 보듯 현실세계에 옮겨진다. 이러한 가상의 로봇은 현실에서 2D와 3D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시각적 재미를 준다. 각기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연주자로서의 로봇은 더 이상 정의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권력의 상징이 아니다. 김택기는 단순히 연주하는 로봇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 물성과 비물성, 폭력과 비폭력의 간극에서 우리에게 감동과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홍콩 타임즈 스퀘어 리미티드가 주관하고 가나아트가 기획하는 ‘코리안 컨템포러리 아트 익스비션(Korean Contemporary Art Exhibition)’ 중 하나로, 2010년부터 시작된 한국 작가 시리즈의 3번째 기획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