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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라면시장 ‘빨간 전쟁’

‘맵게 더 맵게~’ 라면시장에 빨강색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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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2호 이완재⁄ 2012.04.30 15:00:29

2조원대 라면시장에 최근 빨간 라면 열풍이 뜨겁다. 농심과 삼양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라면 제조사마다 빨간 국물 맛의 라면을 앞다퉈 출시하며 ‘제2 라면 전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특히 이번 빨간 라면 열풍은 한동안 라면 시장을 주름잡던 ‘하얀 라면 열풍’이 주춤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빨간 라면의 인기 원인을 소비자들의 전통적인 빨간 국물로의 회귀로 보고 있다. 빨간 국물 라면이 갖고 있는 고유의 얼큰하면서 매콤한 맛을 쫓는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라면 제조사마다 빨간 라면이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얼마나 매울까’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라면회사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다. 최근 시장장악을 놓고 벌이는 라면 제조사들의 치열한 판촉전과 라면시장에 불고 있는 빨간 라면 열풍의 실체를 짚어본다. 부동의 1위 농심, ‘진짜진짜’ 출시 현재 국내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을 필두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농심은 유탕면 ‘진짜진짜’를 지난달 18일 선보였다. 빨간 국물의 유탕면인 ‘진짜진짜’는 매운 맛을 전면에 내세워 신라면의 뒤를 잇는 글로벌 라면으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내놓았다.

농심은 지난해 팔도 ‘꼬꼬면’, 삼양식품 ‘나가사키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타사 하얀 국물 라면의 대대적인 공격에 참패한 후 이번 ‘진짜진짜’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진짜진짜 라면을 청양고추보다 2~3배 매운 베트남산 고추를 사용해 매운 면 애호가들에게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진짜진짜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미국 중국 현지공장에서도 생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진짜진짜는 일반 유탕면과 달리 국내 최초로 땅콩, 검은깨 등 웰빙 견과류와 하늘초 고추를 사용, 고소하게 매운 맛이 특징”이라며 “현재 미국, 일본 등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신라면의 뒤를 이을 라면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출시 이후 판매실적에 대해서는 “아직 출시한 지 10여일 안팎으로 주요 대형마트 위주로 판매되고 있어 한달 여쯤 지난 후 공식판매량을 집계할 계획이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진짜진짜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순조롭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진짜진짜’ 봉지면(116g)의 소비자 가격은 1000원. 삼양식품 매운 ‘불닭볶음면’으로 맞불 경쟁사들도 빨간 라면을 속속 출시하며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빨간 국물 매운맛 라면을 둘러싼 전선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달 13일 아찔하게 매운 ‘불닭볶음면’을 출시하고 소비자들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이 내놓은 불닭볶음면과 농심의 진짜진짜면을 라이벌 관계로 묶어 경쟁관계를 부추기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최근 출시된 빨간 매운 라면 중에는 가장 맵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어 출시 시작부터 매운맛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매운맛의 객관적인 기준인 ‘스코빌 지수’까지 도입해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외식메뉴로 인기 있는 불닭을 콘셉트로 액상 스프에 닭고기 엑기스를 첨가해 볶음참깨와 구운 김가루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는 매운맛으로 손꼽히는 청양고추(약 4000~1만SHU)에 버금가는 4404SHU(삼양 분석치)를 기록할 만큼 매운맛이 강점이다. 또 불닭볶음면은 액상 스프에 닭고기 엑기스를 첨가하여 ‘불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불닭볶음면 봉지면(140g)의 소비자 가격은 1000원. 농심, 삼양 등 하얀 라면 주춤하자 빨간 라면 ‘승부수’…경기침체와 스트레스 탓 매운 라면 찾는 소비자 늘어 팔도 꼬꼬면 후속 ‘남자라면’도 있다 지난해부터 하얀 라면인 꼬꼬면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팔도는 ‘하얀 라면’ 후속으로 역시 빨간 라면인 ‘남자라면’을 내놓고 농심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팔도는 빨간 국물인 ‘남자라면’을 지난달 10일 출시하면서 신라면에 도전장을 내민다고 선언해 농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팔도 측은 빨간 국물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6개월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작년 7월 꼬꼬면을 출시한 직후 바로 준비했다는 얘기다. 남자라면은 소고기와 야채맛 육수를 혼합하고 마늘을 첨가해 ‘화끈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특히 소비자 80명을 대상으로 신라면과 남자라면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65.9%가 남자라면을 선호했다고 한다. ‘꼬꼬면’처럼 ‘남자라면’도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꼬꼬면 장학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남자’ 관련 캐릭터를 공모해 제품 포장에 적용하고, 올 시즌 프로야구와 연계해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출시 초기 매출액을 늘리고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 출시와 함께 5+1 판촉행사도 마련하기로 했다. 팔도 최재문 대표는 “라면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자라면 봉지면(115g)의 소비자가격은 850원. 빨간 매운라면 인기 원인 ‘불황과 선거스트레스’ 최근 불고 있는 빨간 라면 열풍의 이유를 업계는 “장기 경기침체와 지난 4.11총선 결과로 생긴 스트레스 해소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가 나쁠수록 매운맛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전통적인 속설이 빨간 라면 인기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다. 현재 라면 시장 점유율 1위는 농심 신라면(25%)이다. 연평균 8억 봉지가 팔리고 있으며 연간 매출도 5000억 원에 달한다. 경쟁업체인 삼양식품과 팔도 등이 잇따라 출시한 빨간 라면을 앞세워 농심과 펼칠 제2의 라면 전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승부 결과에 따라 한동안 라면 시장의 판도가 빨간 라면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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