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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 시청하면서 운전할 수 있는 너무 해피한 나라

상주 사이클팀 참사 당하고도 법규 안 고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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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2호 최영태⁄ 2012.05.03 15:04:00

도대체 여러 가지로 말이 안 되는 게 많은 나라다. 운전수 눈 앞에 TV 시청기를 달도록 해 놓고 전혀 단속도 않는 나라니 말이다. 모든 미국 차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I사의 고급 승용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은 아주 불편했다. 운전하다 보면 내비게이션을 급하게 조작할 필요가 있게 마련인데도, 이놈의 내비는 차가 시속 0km로 완전 정차하기 전에는 글자 입력 자체가 안 되도록 설정돼 있었다. 시내 주행 중 저속 상황에서는 글자를 입력하도록 해 주면 좋으련만 살짝이라도 액셀을 밟으면 바로 ‘입력 거부’로 들어가니 짜증스러웠다. 할 수 없이 찻길 한 켠에 ‘완전 주차’한 다음에야 내비 입력을 할 수 있으니 “뭐, 이런 차가 다 있나”라는 불평도 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게 다 안전을 위해서였다. 운전 중 내비 조작, 글자 입력만큼 위험한 행동이 도대체 어디 있겠느냐 말이다. 고급차에 또 하나 불편한 것은 기름 주입구가 운전석 반대편에 있다는 점이었다. 익숙한 현대차는 주유구가 운전석 쪽(왼쪽)에 있어서 운전석에서 내린 뒤 바로 주유할 수 있었지만, 이 고급차는 오른쪽에 있어 차를 한 바퀴 빙 둘러야만 주유를 할 수 있었다. 이것도 그 이유를 물어보니 “운전석 쪽에 기름탱크가 있으면 더 위험할 수 있어서”라고 한다. 고급차일수록 운전자의 안전을 정말로 세심하게 배려함을 알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TV시청 기능을 넣지 않은 것이나, 운전 중 내비 조작을 못하도록 한 것은 운전자 보호를 위한 ‘격조높은’ 조치다. 반면 내비에 TV기능을 넣어 “운전 중 편안하면서도 위험하게 TV를 보세요”라고 권장하는 이 나라는 참으로 격조가 낮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택시를 타면 대개 운전수가 인도계여서 의사소통도 불편하고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안전에 관한한은 안심해도 된다. 일본에서 택시를 타면 너무 천천히 가고 택시미터가 너무 철커덕 철커덕 잘 올라가서 근심스럽지 교통사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택시를 타면? TV 시청을 하시며 담배까지 피우시는 기사 양반 때문에 심장이 졸아든다. 이렇게 도로를 안전 제로지대로 만들어놓고도 입만 열면 국격이 어쩌고저쩌고 하니, 참으로 답답한 나라다. 상주 사이클 선수단 참사 같은 사태를 막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 기왕에 설치된 내비는 TV 시청을 못하도록 단속을 단단히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새로 출고되는 내비에는 DMB 시청 기능을 없애고 운전 중에는 내비 입력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TV시청이나 문자입력보다는 훨씬 안전하달 수 있는 운전 중 핸드폰 통화를 못하게 하는 나라가, 다른 한편으로는 운전 중 TV 시청과 내비 문자입력을 방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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