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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률 재테크 칼럼]비정한 투자의 세계에선 겸손하라

오늘 이겼어도 자만하면 내일 반드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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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5호 박현준⁄ 2012.05.21 11:31:38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청소년들의 과외활동으로 스포츠를 권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향후 공동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을 건전한 정신과 강건한 육체를 가진 전인적 인재로 길러내려는 국가적 의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청소년의 스포츠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 있고 각종 스포츠의 유소년 클럽이 활성화돼 있다. 창백하고 우울한 얼굴로 매일같이 학교, 독서실, 학원을 순례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암울한 모습과는 완전히 대비된다. 글로벌 기업의 탁월한 경영자 중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드문데 그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 참여를 권장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경영과 스포츠는 그 속성 상 서로 비슷한 점이 내재돼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스포츠의 세계는 극적인 승패와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면에서 경영의 세계 혹은 투자의 세계와 흡사하다. 개인으로 하는 종목이든 단체로 하는 종목이든 모든 스포츠는 승패 가르기를 궁극적인 속성으로 삼는다. 건강을 다지기 위한 조깅의 경우 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달리기의 궁극적인 형태는 결국 기록을 놓고 다투는 마라톤일 수밖에 없다. 경영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두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승부를 겨루고 있고 한때 업계를 호령하던 노키아는 저만치 물러선 채 자꾸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을 조바심 내며 지켜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왕국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모바일 시대에 대한 준비 소홀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변수 많은 주식투자에서 자만은 최대의 적 투자의 세계 역시 승부를 필연적 속성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승리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의지와 욕망이 서로 첨예하게 맞부딪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나의 이익이 누군가의 손실이 되고 나의 손실이 또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되는 비정한 곳이기도 하다.

승패가 갈리는 비정하고 살벌한 스포츠의 세계, 경영의 세계 그리고 투자의 세계에서 우리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세는 무엇일까? 그간 십 수 년 증권시장에 몸 담아온 필자의 경험상 가장 중요한 투자자의 자세란 바로 한없는 겸손함과 꾸준한 노력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출중하고 기량이 탁월한 선수도 오늘 경기에서 이겼다고 해서 내일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오늘 승리했다 해서 자만한다면 내일은 반드시 패배하고 만다. 반대로 오늘 패배했다 하더라도 열패감을 벗어던지고 다시금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승리의 여신은 머지않은 장래에 그에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무수히 많은 변수에 의해 매순간 출렁이는 주식투자의 세계에서도 자만은 최대의 적인 반면 겸손은 최고의 우군이다. 오늘 승리했다 해서 자만한다면 내일은 결국 커다란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은 결코 자만한 자들을 용서하지 않는다. 또한 오늘 패배했다 해서 의기소침할 이유는 없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기 때문이다. 패배를 교훈삼아 묵묵하고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시장은 반드시 보답한다. 투자자들이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이강률 우리투자증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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