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품성, 디자인, 품질…. 수입차 구매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비싼 데다 유지·관리가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신중한 고민이 불가피하다. 이에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2011년 7월 기준) 3년 이내 수입차를 구입한 소비자 1388명을 대상으로 구입 차에 대한 항목별 평가를 조사했다. 평가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이를 추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체감만족도를 구했다. 응답 숫자가 30을 넘은 모델만을 추려 항목별로 탑5를 선정했다. 이 조사에서 구입 가격이 가장 좋은 차량은 닛산 알티마가 꼽혔으며, 전반적인 품질은 토요타 캠리가 최고 평가를 받았다. 외부 디자인은 아우디 A4, 운전 편리성은 벤츠의 C클래스가 가장 좋았다. 가격조건 가장 좋은 수입차는? 수입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 차의 ‘구입 가격’과 ‘유지 비용’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구입 가격’에서는 닛산의 알티마, 유지 비용에선 폭스바겐 제타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구매 당시의 차량 ‘구입 가격’, 연비와 AS 비용 등 ‘유지 비용’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물었다. 우선 구입 가격에 대한 체감만족도는 닛산 알티마(78.4점)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폭스바겐 제타(76.9점), 인피니티 G(76.8점), 토요타 캠리(75.5점), 혼다 어코드(75.2점) 순이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이 자사의 대표 모델들에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적용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해왔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 비용에 대한 체감만족도는 폭스바겐 제타(86.1점)와 골프(82.9점)가 80점대의 높은 점수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토요타 캠리(77.9점), BMW 3시리즈(75.5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71.8점) 순이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폭스바겐은 유지 비용 부문에서 확고한 만족도 1위 브랜드로 평가됐다”며 “사례가 부족해 파사트(83.9점)가 빠졌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폭스바겐이 1, 2, 3위를 독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입 가격과 유지 비용, 두 가지 항목에서 모두 탑5에 든 모델은 폭스바겐 제타와 토요타 캠리 밖에 없었다. 가격과 유지비 모두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수입차의 평균적인 경제성 관련 만족도 점수가 국산차를 앞질렀다는 점은 흥미롭다. 수입차의 평균 점수는 69.0점으로, 국산차의 평균 점수인 63.9점을 5.1점이나 크게 앞섰다. 유지 비용 또한 수입차가 70.5점으로 67.4점을 기록한 국산차보다 3.1점 높았다. 동급 차종의 실제 구입 가격은 당연히 수입차가 비쌀 것이고, 유류비를 제외한 실제 유지비 역시 수입차가 더 들어간다. 그러나 수입차를 산 사람들은 구입 가격과 유지비에 대해 더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결과다. 수입차에 따르는 경제적인 부담을 각오하고 구입한 사람들이 구입 이후에는 오히려 흡족해 한다는 뜻이라는 게 마케팅인사이트의 분석이다. 따라서 수입차는 비싸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수입차 대신 국산차를 사라’고 경고하는 것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수입차가 가격과 유지비용에서까지 국산차를 앞서고 있다는 것은 매우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며 “경제적 비용 부분을 이미 각오하고 수입차를 산 사람들이 되레 그 비용만큼의 효용가치를 체감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이런 소비자의 의식은 다음번 구매에도 수입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는 수입차에겐 기회이지만, 국산차에게는 위협이다. 상품성 1위는? 폭스바겐 골프와 벤츠 C클래스 마케팅인사이트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자신이 타고 있는 수입차의 ‘기능·성능’, ‘운전편리성’을 물었다. 기능·성능에 대한 평가는 자기 차의 힘(power), 주행, 승차감 등을 복합적으로 묻는 방식이었으며, 운전편리성은 차량의 기본사양, 편의사양 등을 기반으로 질문했다. 이 조사에서 자동차의 기능·성능에 대한 체감만족도는 폭스바겐 골프(87.2점)가 1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87.1점)가 2위, 인피니티 G(86.8점)가 3위, 토요타 캠리(86.1점) 4위, 폭스바겐 제타(85.8점) 5위로 선정됐다. 그러나 1위와 5위 간의 차이가 1.4점에 불과해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마케팅인사이트는 설명했다.
기본사양, 편의사양 등 운전편리성에 대한 체감만족도는 벤츠 C클래스(82.7점)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토요타 캠리(82.5점), 폭스바겐 제타(81.7점), 아우디 A4(80.8점), 인피니티 G(80.4점) 순이었다. 특히 인피니티, 토요타, 폭스바겐은 기능·성능과 운전편리성 두 부문 모두에서 탑5에 들어 우월한 상품성을 과시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상품성에 대한 평가는 고가 상품일수록 좋다”면서도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지불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조사 결과는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착한 가격, 좋은 상품성을 가진 수입차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디자인 승자는? 외부는 아우디, 실내는 벤츠 수입차와 국산차를 막론하고 해당 모델을 구입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외관 스타일 또는 디자인이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수입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입 차량의 ‘외부디자인’과 ‘실내디자인’을 평가하게 했다. 외부디자인은 아우디의 A4가 1위, 실내디자인은 벤츠 C클래스가 1위를 차지했다. 외부디자인에 대한 체감만족도에서 아우디 A4는 90.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혼다 어코드(86.4점), 벤츠 C클래스(86.1점), 인피니티 G(85.6점)와 벤츠 E클래스(84.4점) 순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실내디자인의 경우 벤츠 C클래스(80.1점)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벤츠 E클래스(79.0점), 아우디 A4(78.8점), 인피니티 G(78.3점), BMW 5시리즈(78.1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조사에서 외부디자인과 실내디자인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벤츠 C클래스와 E클래스, 아우디 A4와 인피니티 G 등 4개 모델은 외부디자인은 물론 실내디자인에서도 탑5안에 들었다. 앞서 마케팅인사이트가 소비자 9만7356을 대상으로 국산차 디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 셋 중 둘(62%)은 국산차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이라고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체감만족도 수준에서는 국산차가 수입차에 비해 열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수입차 디자인 평가 점수는 외부디자인 83.1점, 실내디자인 77.0점으로, 국산차가 외부디자인 77.3점, 실내디자인 73.3점이었던 것에 비해 각각 5.8점, 3.7점 높았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살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수입차의 성장에는 ‘차별화된 디자인’ 덕이 크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 일부 국내업체가 디자인을 강조하며 큰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열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품질이 가장 만족스러운 차 ‘토요타 캠리’ 품질은 수입차를 사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소비자들이 구입 후 ‘이 차를 사길 잘했다’고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이 다음에도 해당 업체의 모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브랜드의 전반적인 신뢰성을 구축해주는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다면 수입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품질에 가장 만족하는 차는 무엇일까? 잔고장과 내구성 등 차량의 전반적인 품질에 만족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한 모델은 토요타 캠리(88.3점)였다. 그 뒤를 폭스바겐 제타(87.3점), 혼다 어코드(85.0점), 벤츠 E클래스(83.8점), 폭스바겐 골프(82.9점)가 이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현재 소비자의 최대 관심사는 스타일과 디자인이다. 그러나 점차 품질로 옮겨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 흐름을 놓치지 않는 (자동차 업체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품질 면에서도 수입차(81.2점)는 국산차(73.5점)에 비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종합적인 평가 결과를 분석해 봐도 수입차 타는 사람들의 차에 대한 만족도(81.3점)가 국산차(74.7점)보다 7.7점이나 높았다. 7개 세부 체감만족도 평가 부문 모두에서 최소 3.1점(유지비용)에서 최대 11.9점(성능·기능)까지 수입차가 앞서고 있다. 국산차의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 정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