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라쥬 파리’ 그룹 2NE1의 씨엘(이채린)의 아버지인 저자 이기진. 그는 딸과 함께한 오붓한 파리 여행이 이 책을 내게 된 시작점이라 소개했다. 저자는 채린과 함께한 시간들이 애틋한 기억으로 남는 것을 경험하면서 파리에서의 평범한 모습들이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질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곳에서 느꼈던 것들을 콜라주처럼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저자는 물리학과 교수이지만 그에게 그림은 생활 그 자체다. 대학연구실에서 머리를 식히기 위해 그림을 끼적이고, 두 딸을 위해 그린 그림들로는 동화책을 냈다. 그리고 파리에서의 생활을 그린 그림들로는 ‘꼴라쥬 파리’를 낸 것이다. 이 책의 그림은 단순한 선과 색으로 그려졌지만 감상 포인트는 의외로 디테일에 있다. 슬리퍼 한쪽만 신은 발로 조개껍질을 밟는 신부님, 너무 맛있어서 몰랐다는 양 틀어놓은 수도꼭지, 코 밑의 덜 깎인 수염 혹은 듬성듬성 난 종아리 털 혹은 심판의 시선을 끄는 겨드랑이 털 등 그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기진 지음, 도서출판 디자인하우스 펴냄, 1만5800원, 364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