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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K9 뜨려면…4가지 과제부터 해결하라

나올 때마다 화제 되던 K시리즈, 9에서 막히면 기아 앞날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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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7호 박현준⁄ 2012.08.13 13:12:32

기아차의 기함 역할을 하는 K9의 판매가 심상치가 않다. 출시된 지 단 2개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레임덕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월 판매대수가 예상 판매대수인 2000대를 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 가운데 앞으로가 더욱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하던 수입차와의 대결은 고사하고 현대차의 제네시스 등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이미 수년이 지난 제네시스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으로 판매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대비가 된다. 특히 K9은 기아차가 자신감을 갖고 국산차 역사에 의미 부여를 할 만큼 품질 측면에서 최고급 차량으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주변에서는 칭찬 일색으로 단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기종이라고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잣대라고 할 수 있는 판매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 4년 전 인기 연속극에 K7이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고, 이어 K5는 가장 성공한 모델로 안착됐다. 또한 이번 K9를 거쳐 올 후반기에 준중형차인 K3가 출시된다. 하반기에는 기아차의 전체적인 패밀리룩이 1차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K9은 명실상부한 기아차의 얼굴인 만큼 체면을 세워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결국 K9의 부진은 전체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잘못하면 후반기에 출시되는 K3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기아차는 K시리즈를 통해 “현재의 기아차는 기존의 기아차와 다르며, 차별화된 차량을 공급한다”는 인식을 만들어 왔다. 출시하는 차량마다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그만큼 K9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하다. K9이 잘못되면 ‘디자인 기아’의 이미지가 희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안에서는 K9의 판매 증진을 위하여 각종 전략을 수립하고 있을 것이다. 원인과 방법, 그리고 효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일 것이다. 왜 K9는 본격적으로 뜨기도 전에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최소한 이 기종 정도면 1년 이상 지속성 있게 판매가 유지돼야 하고, 분위기에 따라 2년 이상도 기대할 수 있는데…. K9의 판매율이 계속 현재 상태 이하로 떨어진다면 기아차의 전체적인 수익률에도 한계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후속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서 떨어지는 판매율을 높일 수도 있다. K9이 기아차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로서의 의미를 가지냐 못 갖느냐는 앞으로 기아가 어떤 전략으로 나서냐에 달려 있는 이유다. 한 가지 동기가 전체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분야가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한 기종, 한 기종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국내 메이커의 경우도 한 기종에서 발생한 문제가 회사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결국 전체 판매에 큰 영향을 받아 회사 존립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 따라서 기아차는 K9의 판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로 차량 가격의 애매모호함이다. 최저 5000만 원대에서 8000만 원대까지 너무 폭이 넓다. 옵션에 따른 선택폭도 너무 넓다. 현대차 제네시스보다 높은 모델임을 지향하면서 평균 1000만 원 이상의 옵션 가격이 책정됐다. 그러나 선전의 포인트가 된 중요 옵션은 고급 모델에만 포함돼 소비자에게 그림의 떡이 된 측면이 있다. K9에 대표적인 장치는 광고에 이용된 전방표시 장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최고급 옵션이 장착된 K9의 진가는 운전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옵션이 빠진 하위 사양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 둘째로 그동안 간혹 지적된 K9만의 색깔이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를 경쟁대상으로 제작하다보니 나름대로의 고유 색깔이 무엇인지 나타내기 쉽지 않았다. 갖가지 옵션과 기능은 물론이고 단점이 없이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니 일종의 ‘종합 선물세트’ 느낌을 준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방법이 없는 만큼 어떠한 마케팅 전략으로 새 그림을 그릴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로 K9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 잡은 만큼, 구입이 가능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차별화 전략을 마련할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는 쏟아지는 다양한 차종을 대상으로 신차 구입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산차와 수입차를 같은 가격대에 놓고 비교하는 특징이 강해지면서 상당수의 고객이 수입차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1. 옵션 책정은 제대로 됐는지 2. 너무 ‘모범생 종합세트’ 아닌지 3. 수입차와 비교에서 뭘 강조할지 4. 프리미엄층 어찌 공략할지를 해결하라 현대차 제네시스와는 물론이고 수입차와의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출시 이후 운전 특성 등 비교할 만한 부분을 강조하는 차별화된 홍보 전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일상생활에서 K9만의 특화된 부분을 찾아내 만들 수 있는 영상은 얼마든지 많을 것이다. 오각을 자극하면서 잔상을 남긴다면 자연스럽게 K9에 대한 지향성은 커질 것이다. 앞으로 차별화된 시리즈 영상을 기대한다. 넷째로 국내 프리미엄층을 위한 향후의 전체적인 전략이다. 단순히 고급층을 공략한다는 전통적이고 안일한 전략은 지금 시대에서 통하지 않는다. 그 만큼 소비자의 눈은 높아졌고, 요구사항은 커지고 있다. 이를 만족시키고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 없다면 분명히 한계가 온다. 최근 급증하는 수입차 중 잘 나가는 업체의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참고할 수 있다. 현대차와는 완전히 다른 기아차만의 새로운 K9 특화전략이 요구되는 게 지금이다. 올 하반기에 K9의 활약을 기대한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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