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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올림픽 스타 전진배치

“영웅” 양학선 신한금융·현대차 모델…10억대 넘는 지원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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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9-290호 이완재⁄ 2012.09.03 14:04:18

올여름 뜨거운 열기로 국민들의 이목을 하나로 모았던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대회는 끝나고 선수들은 해단식을 가졌지만, 올림픽 영웅들을 향한 기업들의 구애가 뜨겁다.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선수들의 특수효과를 노리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것. 삼성, 현대, SK 등 대기업을 포함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권까지 가세해 올림픽 스타를 활용한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덕분에 양학선, 손연재, 장미란 등 올림픽 스타들의 주가도 상종가다. 이들이 받는 광고액수와 포상금만도 이미 일부 선수의 경우 10억대를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 국민, 외환 등 금융권의 올림픽 스타 모시기가 두드러진다. 이들 기업들은 선수들을 통해 회사 이미지 제고와 함께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광고업계에서조차 올 하반기 국내 광고시장은 올림픽 스타들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기업 전반에 불고 있는 올림픽 스타 마케팅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금융권 올림픽 스타 모시기…신한금융, 양학선 효과 톡톡 현대차도 신차 광고모델로 ‘양학선 마케팅’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최대 효과를 누린 기업으로 단연 신한금융그룹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한국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제적인 선수로 성장할 기량을 갖췄지만 훈련 여건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양 선수를 일찍부터 후원해왔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거머쥔 쾌거를 축하하며 신한금융은 별도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광고계약 및 후원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본점에서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에 대한 후원계약 2년 연장식이 열렸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한동우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양 선수와 가족에게 포상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계약 연장으로 연간 1억 원씩 모두 2억 원이 양 선수에게 지원된다. 신한은행은 신한 루키 스폰서십이란 스포츠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 중 한 명인 양 선수에 대한 우선 광고계약 권리를 가지고 있다. 런던올림픽으로 국제적 스타가 된 양학선이 신한금융의 모델이 될 경우 신한금융으로서는 큰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양 선수를 상품광고 대신 이미지 광고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올림픽에서 방송3사의 런던올림픽 중계 스폰서십을 맡기도 해, 3사 기준 약 2425회의 브랜드 노출을 통해 막대한 기업 이미지 제고 및 마케팅 효과를 누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15초당 광고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5억 원을 투여한 효과를 얻은 셈이다. 현대자동차도 양학선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스포츠마케팅에 합류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7일 양학선을 아반떼 온라인 광고 모델로 전격 캐스팅했다. 2013년형 아반떼를 이미지업 하겠다는 작전이다. 이 광고는 9월 중 유튜브, 페이스북, 다음TV팟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와 극장에서 방영된다. 현대차는 또 광고 모델 계약 기념으로 양학선에게 2013년형 아반떼를 전달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좋은 상품성과 디자인으로 미국, 캐나다, 남아공 3개국에서 ‘2012 올해의 차’ 상을 석권한 국민차 아반떼와, 도마 종목에서 ‘세상에 없던 신기술’로 세계를 놀라게 한 양학선 선수의 이미지를 결합시켜 ‘세상에 없던 클래스(Class)’라는 신형 아반떼의 캐치프레이즈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양 선수는 “생애 첫 광고 모델이자 내 첫 차인 아반떼가 기다려진다. 아반떼를 직접 타고 다니며 우수한 상품성을 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B금융그룹-휠라, 손연재에 후원금 전달하며 광고 하나-외환은 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적극 활용 KB금융지주는 김연아에 이어 ‘체조요정’ 손연재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손 선수와 인연을 맺고 후원관계를 맺고 훈련비와 리듬체조 갈라쇼 등을 후원해왔기 때문이다. 손 선수는 이번 올림픽 여자 리듬체조에서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개인 결선 5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여자 리듬체조의 본선 진출은 처음이었던 점에서 손연재에 대한 한국민과 세계인의 관심은 남달랐다.

이에 KB금융은 8월 27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후원금을 전달하는 한편 올 하반기 광고에 손 선수를 내보내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면을 이용한 손 선수 광고모델 기용 방식이 유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어윤대 회장은 “성실함과 자신감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은 손연재는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면서 “손 선수가 4년 뒤 또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된다”고 추켜세웠다. 스포츠전문 브랜드 휠라도 지난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휠라(FILA)-손연재 후원 협약식’을 열고 후원 연장 계약 및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2년간 후원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계약이다. 2009년부터 손연재를 후원해 온 휠라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손 선수에게 의류 및 용품 일체를 후원한다. 그녀는 수영선수 박태환과 함께 휠라의 전속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이번 가을겨울 시즌 광고부터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이 올림픽 대표팀 공식 후원은행으로서, 남자 축구 대표팀이 올림픽 최초 동메달을 따면서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하나금융그룹은 주력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해 축구 마케팅’에 본격 돌입할 태세다. 하나은행은 ‘오 필승 코리아 이벤트’를 진행했고, ‘오 필승 코리아 적금 2012’에 가입하는 고객이 태극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창구에 제시하면 연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축구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외환은행은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이끈 기성용 선수를 주력 카드상품인 ‘2X카드’ 광고모델로 출연시켜 적잖은 광고효과를 보고 있다. 기성용은 이미 올 초에도 외환은행 이미지 광고모델로도 활동한 바 있어 외환은행과의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런던올림픽 국가대표의 선수들의 활약으로 후원 은행들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부수적으로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롯데백화점, 장미란 선수를 상품권 모델로 발탁 롯데백화점은 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 선수를 롯데백화점 상품권 모델로 발탁했다. 이 백화점은 지난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장 선수와 1년간 후원 협약을 맺고 1억 원을 전달했다. 장미란은 다음 달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장미란 재단’(가칭)을 설립할 예정인데, 롯데백화점은 재단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백화점 측은 앞으로 장미란 재단과 함께 바자회를 열고, 재단 활동을 후원하는 범국민 응원단을 모집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미란은 이에 대한 답례로 1년간 롯데백화점의 상품권 모델로 활동하고 백화점 로고 등이 새겨진 경기복을 입고 백화점을 홍보한다. 백화점 관계자는 “장 선수의 역동적인 이미지와 도전정신이 롯데백화점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다고 판단해 상품권 모델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서 비인기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한다는 취지로 2010년부터 작년까지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을 후원한 바 있다. 런던올림픽 최고의 스타는? 남자 축구팀 36.4% 체조 양학선 31.5%, 체조 손연재 10.9%, 역도 장미란 4.4%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 간의 명암도 엇갈렸다. 자타가 공인하듯 체조의 양학선과 펜싱의 신아람은 이번 런던올림픽이 낳은 최대의 스타로, 광고계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반면 수영의 박태환과 역도의 장미란은 전 대회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기존의 인지도가 있는 만큼 광고시장에서 입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SK마케팅앤컴퍼니의 소비자패널 ‘틸리언’이 전국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런던올림픽 출전선수에 대한 호감도와 광고모델로서의 적합성에 대한 조사(신뢰 수준 95%, 오차 범위 ±2.19%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국민들의 각 선수들에 대한 호감도가 잘 나타났다. 무엇보다 예상대로 양학선의 약진이 돋보였다. 그는 19.4%의 지지를 받아 ‘기업 광고에 등장했을 때 호감이 갈 선수’ 1위,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선수’에서도 28.7%로 각각 1위에 올랐다. 또한 펜싱의 신아람은 심판의 오심으로 패배가 확정되자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국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새롭게 알게 된 선수 분야’에서 양학선에 이어 2위(24.3%), 기업 광고에 등장했을 때 호감이 갈 선수 순위에서는 3위(14.6%)를 각각 차지했다. 한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이미 몇몇 대기업에서 신아람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그 인기를 가늠케 했다. 런던올림픽에서 기억에 남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는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의 성과를 거둔 축구 대표팀이 가장 많이 손꼽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대표 이형수)가 지난 8월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남자 축구 대표단은 36.4%로 최고 선수로 꼽혔고, 이어 체조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은 양학선 31.5%, 첫 결선 진출 및 최고기록을 세운 리듬체조의 손연재가 10.9%로 그 뒤를 이었다. 부상에도 최선을 다한 장미란 4.4%, 오심 판정 논란 속에서도 올림픽 연속 메달의 기록을 남긴 박태환 4.3%, 올림픽 금메달 7연패를 달성한 여자양궁 선수들 3.6%, 역시 오심판정 속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일군 여자펜싱 선수들 3.3%, 4강에 오른 여자배구 선수들이 1.3%로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삼성전기의 후원을 받고 있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SK텔레콤의 박태환, KT의 진종오(사격), 대한한공의 김경아(탁구) 등이 이번 올림픽 이전부터 꾸준히 기업의 후원을 받는 스포츠 마케팅의 주역들로 꼽힌다. 10대 그룹 후원 종목이 런던올림픽 메달 79% 획득 양궁-펜싱-체조-사격 등 선전 종목의 협회장으로 활약 한편 지난 13일 폐막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28개 메달(금 13개, 은 8개, 동 7개) 가운데 10대 그룹이 후원하는 종목에서 22개 메달(금 10개, 은 6개, 동 6개)이 쏟아져 전체의 7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성적이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10대 그룹 후원 종목 선수들이 거둔 성적(금 7개, 은 7개, 동 4개)을 크게 뛰어넘었으며, 특히 펜싱, 사격 종목에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밝히면서 “스포츠 발전을 위한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포츠가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를 뛰어넘는 성적을 달성하게 된 데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뿐 아니라, 대기업 회장들이 스포츠연맹의 회장을 맡거나 직접 선수단을 꾸려 운영하는 등 진정성 있는 지원이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런던올림픽 출전 22개 종목 중 양궁, 사격, 펜싱 등 7개 종목의 협회장을 10대 그룹 CEO가 직접 맡고 있다. 이들은 평균 15년 이상 협회장을 맡으면서 전지훈련, 국제대회 출전 지원, 경기장 건립, 국제대회 유치 등 전방위로 지원해왔다. 특히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최태원 SK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 등 스포츠종목 협회장을 맡은 CEO가 직접 경기 현장을 찾아 응원하는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선수단 소속 선수들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김현우(레슬링, 삼성생명), 오진혁(양궁, 현대제철), 박태환(수영, SK텔레콤) 등 10대 그룹 선수단 소속 선수들은 전체 메달의 29%인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획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한국의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인 지원 노력이 새롭게 조명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유로존 위기 및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십분 마케팅에 활용해 경제위기 탈출을 노리고 있다. - 이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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