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290호 최영태⁄ 2012.09.04 15:57:42
역시 안철수답다. “대통령이 목표는 아니다”라는 그의 발언은 시대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이 말의 속 의미는 ‘대통령이 되건 안 되건 할 일은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를 정치판으로 부른 것은 ‘한탄이 하늘에 가 닿은’ 국민들이다. 그를 불러낸 국민들은 그를 현재의 도탄에서 벗어날 수단으로 사용하자는 것이지, 그에게 대통령 타이틀을 주기 위해 안달이 난 것은 아니다. 정권을 잡는 게 존립근거인 정당은 정권교체를 소리 높여 외쳐야 하지만, 생존이 목적인 유권자에게 정권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되건 상관없이 나를 잘 살게 해주면 그만이다. 정권교체를 해본 국민들은 안다. 바꾸는 것 자체는 절대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선거판의 핵심은 ‘무엇을 위한 집권이냐’가 돼야 한다. 집권 자체가, 대통령병 해소가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이제 다 안다. 이런 면에서 쉬지 않고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발언은 어리석다. ‘대통령을 바꾸기 위한 정권 교체’에 국민들은 아무 관심없기 때문이다. “바꿔 봤더니 별 볼일 없더라”는 게 공지사항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금 안 교수를 따라 “정권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고 말해야 한다. “설사 정권교체를 못하더라도 이런 이런 일을 꼭 해내겠습니다”라고 약속해야 한다. 집권하든 못 하든,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목표 말이다. 그 목표가 국민의 뜻과 맞으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