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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 세계에 질문 던지는 터키 비디오작품

회화부터 사진·조각·비디오까지 터키 미술의 진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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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3호 김대희⁄ 2012.09.24 11:13:34

일찍이 유럽의 영향을 받아 근·현대 미술이 크게 발전한 터키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국제적인 감각을 배경으로 세계 5대 아트페어를 꿈꾸고 있는 ‘컨템포러리 이스탄불’은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터키의 현대 미술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전시를 열고 있다. 인사동 아라아트에서 9월 6일부터 10월 7일까지 ‘터키 현대미술전’에 대해 컨템포러리 이스탄불의 회장 알리 귀렐리는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시장인 한국의 서울에서 열리는 ‘터키 현대미술전’은 현대 터키 예술과 작가들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터키의 현대미술이 크게 홍보되고 터키 미술 작품의 수준에 대한 평가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동시대 예술의 가장 중요한 근원 중의 하나는 여러 표현 가능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있다. 모든 작품이 모든 형태에 통합될 수 있는 그 과정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술창작의 존재론적 입장과 연결되어 있다. 그처럼 비디오 작품이 자신의 표현영역 속에 실존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현실을 어떤 독특한 형태로 고정시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대로 작업의 권리는 형태를 변형시키고 마지막 경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그 자질은 터키 현대미술전 ‘만남’을 구성하는 비디오 작품들을 통해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다.

현실은 더 이상 인간 속에 있지 않다 페르핫 외즈귀르(Ferhat ozg웦)의 비디오작품(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발표된 다섯 작품을 포함), 네자켓 에키시(Nezaket Ekici)의 퍼포먼스, 이렘 톡(Irem Tok)의 애니메이션이 가미된 작업, 데니즈 위스테르(Deniz 웧ter)의 도시, 문화, 지리 사이를 오가는 작업, 정치적 암시를 통한 동시대 예술의 시각성과 위치를 문제시화 하는 세자 파케르(Seza Paker) 등 작가들은 모두 매우 다채롭고 강력한 배경을 통해 비옥한 토양을 일궈내고 있다. 외부로 확장되어가는 이들 작품은 사람이 사는 현실은 물론, 미시적 또는 거시적 비현실 세계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광범위하면서도 매혹적인, 경우에 따라서는 충격적인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은 작가들과 작품들은 터키 현대미술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에 열린 전시는 터키 현대미술의 선별적 형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잠재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을 파악하고 받아들이면서 동일시 된 이 작가들은 이제 그 현실을 능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혼돈스럽고 비극적인 리듬으로 변해가는, 또 ‘후기’라는 개념에 의해 이끌려지는 행위와 사고방식을 건네는 세계 속에서 이러한 작품들은 예술적 범주를 통해 현실을 표현하는 복잡한 가능성을 이어간다.

그리고 역사상 처음으로 가능한 상태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미래, 새롭게 다시 하는 미래, 멀거나 또는 가까운 미래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 상태는 호모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가 현실을 그 자체로 요약했던 단계에 해당한다. 현실은 더 이상 인간 속에 자리 잡고 있지 않다. 이제는 인간이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석 큐레이터 하산 뷸렌트 카라만은 “현실과 미래에 관한 복잡한 문제가 어떻게 예술 영역 속에 표현되어 있는지, 혼돈이 어떻게 역사 밖에서 요약되며 또 어떤 공간적 구성으로 놓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터키 현대미술전’은 전 세계를 통해 가장 흥분되는 행사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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