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사진집 누드’ 민병헌의 누드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누드 사진과는 꽤 큰 차이를 보인다. 적나라한 듯 싶으나 흐릿하고, 흐릿해서 깊이 들여다볼라치면 벗은 몸을 생경스럽게 구분하는 일 자체를 참으로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이 책은 저자가 아끼고 숨겨왔던 몸 연작들을 누드라는 제목 하에 모두 133점 수록했다. 삼십 년 넘게 사진을 해오며 여러 풍경 시리즈는 단행본으로 소개한 바 있으나 몸을 엮긴 처음이다. 총 5부로 꾸려져 있는 이 책에는 절대로 직업적인 모델은 고용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고집이 주효했던 것인지, 모든 인물들의 포즈도 감정도 몹시 자연스러운 발로로 운동함을 알 수 있다. 민병헌 지음, 난다 펴냄, 5만원, 292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