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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 후보 경제통과 소통” 특명

각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 파악하고 연결고리 찾기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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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4-295호 이진우⁄ 2012.10.04 14:09:01

오는 12월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지난달 19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라며 그간 대선출마 여부에 대한 논란을 일축시키고 시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따라서 다가오는 18대 대선은 안 후보를 비롯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치열한 3파전 구도가 완성됐다. 더욱이 세 후보 모두 이번 대선은 정책선거로 치러져야 한다며,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을 핵심 이슈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각 후보들 간에 세부적인 내용은 상당히 차이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재계는 이들 대선후보들의 경제통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CNB저널은 대선후보 3인이 내세우는 각각의 경제정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측근의 경제통들은 누가 포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가 경제민주화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특히 후보 3인 모두가 강조하는 주제여서 그 구체적인 세부 내용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시장을 중심에 두고 불합리 시정”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국민행복의 첫걸음”(지난 8월 20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이라며 재벌개혁, 복지국가 등을 경제민주화 정책 전면에 내세워 쇄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또한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난 7월 10일에 “순환출자제 같은 것은 자기가 투자한 것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고, 또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 등과 같은 불공정행위를 고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신규만 금지하자는 입장이며, 계열사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시장을 감안해 대기업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경제정책에 대한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박 후보가 풀고 가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경제정책은 남경필 의원이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하면서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금지·의결권 제한과 금산분리 정책 등 재벌개혁 입법안을 추동하는 흐름이었다. 반면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체불명”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 정책의원총회 개최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당내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란을 키워왔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에 “경제민주화를 정체불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한구 원내대표)과 내가 같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나를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순간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계속 박 후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 박 후보의 의중이 명확하게 드러난 바는 없다. 이에 따라 박 후보가 당내 경제정책에 대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줄지가 주목된다. 문재인 “재벌개혁 통해 서민경제 살릴 터” 문재인 후보의 경우 경제민주화 초점을 재벌개혁에 두며 “재벌 관련 제도를 확실하게 정비하겠다. 재벌의 특권과 횡포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골목상권 지킴이’ 간담회 자리에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려면 재벌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 등으로부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민주화가 시대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데, 경제민주화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전통시장, 골목시장, 골목상권을 살리고 활기차게 만드는 게 경제민주화의 시작이며 중산층과 서민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 후보는 재벌개혁의 핵심을 지배구조 개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신규 순환출자 뿐 아니라 기존의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하고, 출총제 부활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즉 대기업의 틀이 바뀌어야 경제민주화가 완성된다고 믿고 있다. 안철수 “선순환구조 혁신경제 모델 있어야” 안철수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지만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대선출마에 앞서 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안 후보는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출총제는 유지할지 말지에 대한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대선출마 기자회견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하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따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며 “기본 원칙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주의적 접근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부분은 민주당과 같기도 하고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인 처방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민주화나 복지는 성장 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그 둘은 자전거 바퀴 두 개와 같다고 본다”며 “한쪽에서 끊임없이 성장 또는 일자리를 창출하며 재원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가야하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사람의 창의성을 불어넣어 주며 다시 혁신경제로 이전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정답”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세 후보들의 경제정책과 관련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자신의 생각과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고, 문 후보는 당내 리더십 구축을 통해 당이 추구하는 경제정책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믿게 할 필요가 있다. 또 안 후보는 공부방을 나와 현실적인 경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정치의 장에서 단련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후보 3인의 ‘경제통’과 어떻게 소통하나 각 후보들이 차별화된 경제정책을 구체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재계는 후보들의 경제통 측근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지난 1987년 개헌 때 경제민주화 조항을 헌법에 포함시켰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문 후보 측은 참여정부 정책을 이끌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안 후보 측에선 이헌재 전 부총리가 부각되다가 신자유주의자라는 비판이 일자, 최근 환경경제전문가인 홍종호 서울대교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차기 정권이 출범하면 이들 경제통이 사실상 재계와의 가교 역할은 물론 경제정책 전반에서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환출자 및 금산분리 등의 경제민주화 정책, 성장과 복지의 자전거 양 바퀴론, 쌍용차 사태 등의 해고자 복직문제,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반도체 백혈병, 각종 산재 문제 등 재계가 대선후보의 경제통과 소통해야 할 이유는 산적해 있다. 각 대선후보 진영을 살펴보면 우선 박 후보의 측근 경제통에는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호연 전 국회의원이 눈에 띈다. 김 전 의원은 박 후보의 서강대 후배로 현재 서강대총동문회장을 맡는 등 친박계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대선기획단 기획위원을 맡은 전하진 의원도 시선을 모은다. 그는 19대 초선 의원이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IT벤처 업계에서는 스타 CEO로 꼽혀왔다. 전 의원은 지난 1998년 한컴이 부도 위기로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헐값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한글지키기 운동본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그가 스타 CEO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였다. 전 의원은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네띠앙 대표이사, 본웨이브 대표이사, 인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등 IT업계를 두루 섭렵했다. 이외에도 박 후보의 경제통 측근으로는 백기승 대선기획단 공보단 위원도 보인다. 그는 기업인 출신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지난 2007년에도 경선 홍보기획단장을 지낸 바 있다. 백 위원은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를 거쳐 홍보대행사 코콤포터노밸리 부사장, 유진그룹 대외협력 전무 등을 거친 홍보업계의 전문가로 꼽힌다. 안철수 쪽 진용 갖춰지면, 3色 대결 본격화 문 후보의 측근 중에서도 기업인 출신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이계안 전 의원이다. 그는 문 후보 경선캠프에서 4대성장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이 전 의원은 전형적인 ‘현대맨’이다. 현대중공업 입사를 시작으로 1998년 현대차 CEO, 2001년 현대캐피탈·현대카드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 입문을 시작했다. 디지털캠페인본부장을 맡은 문용식 나우콤 전 대표이사도 주목된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나우콤 대표이사를 맡은 IT업계의 전문가다. 문 전 대표는 이미 SNS상에서는 팔로워만 2만7500명에 달하는 유명인이다. 구체적 인물이 드러나 있는 박 후보,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의 캠프는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안 후보의 측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추측만 무성하다. 지난 19일 안철수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면면에서 막연한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안 후보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기업인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다. 그는 현재 다음의 지분 15.4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벤처 IT업계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촌평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소식통은 “주요 그룹들마다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해 각 대선캠프 측과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며 “대선구도가 점차 윤곽이 드러날수록 후보들의 경제통과 재계의 접촉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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