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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작가 “꿈속 그곳과 실제 그곳을 한 그림에”

캔버스에 기름으로 드로잉 요소 많은 페인팅 작품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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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6호 김대희⁄ 2012.10.15 11:12:37

“보통 여행을 떠나면 인터넷이나 각종 정보를 통해 유명 관광지를 찾아 가죠. 사실 이런 곳들보다 그 지역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일상의 지역 명소가 있어요. 그곳이 더 진짜 가볼만한 여행지가 아닌가 생각해요. 한편으론 갈 필요가 없는 곳일 수도 있지만 남들이 다 가는 곳보다 이런 곳의 여행 기억과 추억이 나중에 더 소중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익히 들어봤고 사진으로 많이 봐온 유명 관광지는 기대치가 그만큼 크고 막상 실망도 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숨겨진 명소는 기대치가 아예 없어 좋다는 이준형 작가는 결국 여행이란 많이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허상과 실제를 주제로 작업하는 그의 작품은 그가 생각하는 여행과 잘 맞아떨어진다. 여행은 실제로 떠나보면 상상 속의 허상과 실제가 많이 다르다. 상상했던 모습과 실제 본 모습이 달랐던 경험, 아니면 자신이 상상했던 풍경을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독일의 빌린겐을 간 적이 있어요. 오래된 도시로 관광지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마을 구석구석 전체가 마치 테마파크 같았어요. 오래된 외관의 건물이나 교회, 마을을 가로지르는 수로 등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실제 풍경이었죠. 우리는 가짜로 만들어진 곳에서 즐기고 있는데 이곳은 진짜였어요. 작업에 있어 허상과 실제의 계기를 마련해준 곳이기도 해요.”

그는 “그림은 허상과 실제를 함께 담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처럼 보이지만 허상이고 허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를 그린 그림들. 보는 각도에 따라 두 가지를 모두 담은 게 그림이라는 얘기다. 그는 하나의 작품에 상반된 상황과 느낌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 중 여성의 얼굴을 그린 작품이 있는데 절정과 고통의 순간을 함께 담았다. “여성의 환희와 절정의 순간과 이에 반대되는 출산의 고통 등 하나의 얼굴로 상반되는 느낌과 상황을 담아낸 작품이에요. 어떤 측면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달라 보이죠. 기쁨의 순간일수도 아픔의 순간일 수도 있어요. 사람의 얼굴은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고 그리기 좋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정반대의 상황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좋은 소재이자 재료죠.”

한 얼굴로 여러 감정을 표현 그는 사람 얼굴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우리가 구름이나 나뭇가지, 잎사귀, 연기 등등을 보며 “사람 얼굴처럼 생겼다”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를 그려온 그는 최근 사람의 얼굴 그림과 함께 다이빙하는 모습을 그린 즉, 아래로 떨어지는 작품 ‘챕터11’을 그리고 있다. ‘챕터11’은 경제용어로서 미국 연방파산법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기업회생절차(구 법정관리)와 유사한 제도다. 기업이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자력으로는 회생이 어려운 경우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해 승인이 되면 정부 관리 아래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다. “경제 위기란 단어가 요즘 참 많이 보이고 쓰이고 있어요. 하지만 미술에서는 위기란 단어가 와 닿지 않았죠. 그래서 생각해봤어요. ‘작가에게 위기란 무엇인가’ 하고 말이죠. ‘챕터11’이란 위기이지만 변화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의미에요. 떨어지는 작품 ‘챕터11’은 위기와 기회를 함께 담은 그림이지만 위기에 초점을 맞췄기도 해요. 주로 다이빙 수영 선수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그림을 빨리 그리고 오래 볼 수 있는 재료를 선호하는 그는 캔버스에 기름으로 그린다. 기름은 그림을 빨리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일스틱이란 재료와 함께 기름, 물감, 붓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하는데 빨리 그릴 수 있고 마르는 데 오래 걸려 충분한 생각의 시간을 준다고. 이전에는 연필로 스케치를 먼저 했지만 최근 스케치 없이 바로 그리는 그의 작품은 드로잉 요소가 많은 페인팅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술은 말과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여행 또한 직접 경험함으로써 다양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은 청담동 유진갤러리에서 9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가게 앞에서 주인 기다리는 런던 개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강아지를 안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교육이 된 개들은 나중에는 끈 없이도 시내를 주인과 동행하며 주인이 가게에 들어가면 몇 시간이고 밖에서 주인을 기다린다. 그런 개들과 버스 한자리를 차지하고 가면서도 거부감이 없는 런던 사람들을 보며 신선한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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