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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재테크 칼럼]게으른 자가 ‘주식 농사’ 잘한다

자꾸 뚜껑 여닫으면 증권사만 돈벌게 하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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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9호 박현준⁄ 2012.11.05 11:19:12

네 종류의 장교가 있다. 첫째, 게으르고 멍청한 장교다. 그들은 혼자 놔두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다. 둘째, 열심히 일하는 지혜로운 장교다. 그들은 모든 세세한 사항까지 적절하게 처리되게 하는 뛰어난 장교다. 셋째, 열심히 일하면서 멍청한 장교다. 이들이야말로 진짜 골칫거리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한다. 마지막으로, 똑똑하고 게으른 친구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승진할 자격이 있다. 장교를 직장상사로 바꾸어 한동안 시중에 유행하던 농담이다. 이 이야기의 원저작권자는 독일의 육군원수 폰 만슈타인인데 그는 무작정 열심히 일해서는 리더가 될 수 없고, 똑똑하게 중요한 일을 선별하고 이에 집중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다. 물론 폰 만슈타인이 게으름을 찬양한 것은 아니다. 무조건 열심히 해서는 항상 바쁘기 때문에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말로 중요한 일, 핵심적인 일을 찾아내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비슷한 관점에서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지미 카터를 비교하기도 한다. 로널드 레이건은 퍽 게을렀기 때문에 몇 가지 중요한 사안에만 집중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그 결과 현재까지도 미국인들로부터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남아 있다. 반면 카터의 경우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목표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에 번잡하기만 하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재선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실 재촉 않는 게으름의 미학 갖춰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루 이틀 정도 짧은 기간 동안의 주가 등락도 지켜보지 못하고 매매를 반복하는 투자자들을 보게 된다. 이러한 투자자들은 좋게 말하면 발 빠른 투자자이지만, 나쁘게 평가하면 투자자의 기본 자세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투자는 농사와 비슷하다. 농부는 계절과 날씨를 살펴본 뒤 씨를 뿌리고 그 뒤에도 자꾸 들여다보며 돌본다. 그 정성과 시간이 합쳐져 기대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결실을 재촉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가 아니다. 짧은 기간 동안 매매를 반복하는 성급한 투자자는 폰 만슈타인 식으로 말하면 열심히 일하면서 멍청한 장교 혹은 열심히 일하는 지혜로운 장교에 해당한다. 여기서 방점은 열심히 일한다에 찍혀 있다. 개인투자자는 그렇게 열심히 투자에 나설 필요도 없고 이유 또한 없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별한 몇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은 경제며 주식 공부에 할애하는 편이 더 낫다. 열심히 공부하며 지혜를 키우는 한편 투자에는 더 없이 게을러야만 한다. 이것이야말로 주식농사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오래 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다. - 조선기 SK증권 분당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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