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속적인 도시와 대조적인 산동네 풍경이라는 이 두 이미지 간에 간격을 주면서 동떨어진 사물들을 서로 이웃하게 만들어내는 나인주 개인전 ‘길’이 갤러리폼에서 12월 21일부터 2013년 1월 2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1년에 열린 ‘Human Drama’전을 통해 부산의 감천마을과 같이 따스한 인정이 넘치는 산동네의 풍경 속의 이웃과 그들의 소박한 삶을 보여주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광안리 해변 길과 같이 복잡한 도시 이미지와 함께 대조해 보여줄 계획이다. 이는 우연과 필연이 복합된 서로 다른 나무토막 속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이어진 세계로 만들며 삶의 터전을 이룰 전망이다. 또한 여태껏 나인주가 탐색해왔던 다차원적으로 접혀진 시공간의 이미지가 이번 전시에도 적용되며 관객들이 비스듬히 작품 측면의 틈을 주시함으로써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측면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회화가 아닌 부조라는 재료적 특성을 통한 착시효과를 이용하는 작가의 이중적 코드화의 방식으로 삶의 이야기를 이루는 여러 국면들과 연관되며 또 다른 서사를 형성하게 된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각인된 길을 통해 관객들은 쉽게 소통되지 않을법한 이미지 속에서 뜻밖의 통로를 뚫고 삶의 이야기가 이루어짐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