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박제경 작가의 개인전 ‘유-토포스’가 갤러리 이즈에서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3 제2회 갤러리이즈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 전시로 전시제목인 ‘유-토포스’는 그리스어로 유토피아의 어원, 말뜻은 ‘어디에도 없다(nowhere)’이며 토포스는 장소와 공간이란 뜻을 함유, 물리적 장소를 넘어 가상과 심상의 공간으로 확장된 것으로 예술에 있어 미적 감각과 직접적 연결된다. 박제경은 물감과 붓으로 조형적인 레이스를 그만의 회화적 기법을 이용해 캔버스에 그려낸다. 조광제(철학, 미술비평)는 “박제경의 독특한 작업 방식은 ‘거미줄 잣기’라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거미가 집을 짓기 위해 꽁무니에서부터 자동으로 얇고 질긴 투명한 실을 만들어내어 순식간에 직조를 해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세하기 이를 데 없는 그 ‘거미줄 선들’을 자아내느라 미친 듯 집중하여 희열의 시간 속으로 잠입해 들어가 이렇듯 화려한 선들의 향연을 구축해 내는 장면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 고도로 집중된 작가 박제경의 본능적 통제에 의한 ‘거미줄 잣기’의 회화 작업의 시간이야말로 관능적인 회화적 감각에 한껏 젖어 있음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몸이 없는 레이스만을 그린 작품이지만 왠지 모를 보일 듯 말듯한 관능적인 요소가 잠재된 그녀의 작품은 보는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