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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_ CEO가 갖춰야 할 핵심 경영스킬 (3탄)]창조적 변화를 지휘하라, 혁신의 비밀은 ‘트리즈’

세계경영연구원 신철균 부원장·조미나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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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2-313호 이진우⁄ 2013.02.12 09:39:32

요즘 같이 어려울 때 기업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온다. 많은 경영자들은 ‘대체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우리 조직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고민한다. 하지만 기업이 변화하기란 절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한 조사에 따르면 변화를 결심한 대기업 100개 중 이를 실천에 옮기는 기업은 20개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에서도 변화에 성공한 기업은 고작 4개라고 한다. 더욱이 실패를 경험한 응답자의 80% 이상이 ‘리더의 리더십 부재’를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광양제철소는 단 하나의 아이디어로 매년 63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없앴다. 이처럼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포스코 혁신의 비밀은 바로 ‘트리즈(TRIZ)’였다. 최근 창조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는 포스코에 트리즈 열풍이 불면서 계열사 포함 전 직원에게 1인당 40~120시간씩 트리즈를 교육하는 트리즈대학을 설립했고, 직원들의 창의 놀이방인 포레카에도 트리즈룸을 개설했다. 그 결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터져 나왔고, 그 효과가 슬슬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도 지난 2003년부터 트리즈를 도입해 연간 18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이에 CNB저널이 세계경영연구원(IGM)과 공동으로 CEO가 꼭 알아야 하는 7가지 핵심 경영스킬 가운데 두 번째로 ‘창조력 경영’을 위한 변화관리와 트리즈에 대해 살펴본다. 컨설팅 회사 부즈 알렌 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이 지난 1997년 한국전기초자에 대해 “절대 회생 불가능하다”고 진단을 내렸다. 당시 이 회사는 총부채 4700억 원에 부채비율만 1114%였으니 이 같은 의견은 유명 컨설팅 회사가 아닌 누구라도 내릴 수 있을 법한,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기업은 파산했을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서두칠 회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이 회사는 2년 만에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 기적을 일으켰고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또다시 1년 후에는 ‘무차입 경영’을 선언하게 됐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탁월한 리더십,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최근의 경제상황을 두고 많은 이들이 지구 역사상 최악의 불황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긴축재정을 하고, 인력을 감원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등 할 수 있는 ‘변화’는 모두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변화에 성공할 확률은 4% 정도에 불과하다. IGM 조미나 교수는 “기업 변화를 성공적으로 지휘하기 위해 리더로서 해야 할 핵심 역할로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Accenture)가 변화관리 모델로 제시한 N.O.E.L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하며 이를 ‘리더의 역할’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변화에 성공하는 ‘4% 기업’이 되는 법 한국전기초자는 서 회장이 부임하고 2년 뒤 1999년에 매출액이 2377억 원에서 4842억 원으로 두 배가 껑충 뛰었다. 무려 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300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년 후인 2000년에는 ‘무차입 경영’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례는 현재도 변화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남아있다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기업들은 왜 변화에 실패할까? 어째서 수많은 기업들이 값비싼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자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일까? 한국전기초자 같은 기업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3년 만에 눈부신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리더는 기업의 중심이 되는 존재다. 아무리 뛰어난 변화관리 프로세스도 리더의 열정과 지원이 없이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 리더는 각 단계마다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 N.O.E.L 모델을 리더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 N: Navigation(변화의 방향과 목표) 조 교수는 “변화관리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변화의 방향과 목표를 정하는 단계다. 따라서 기업의 방향과 목표를 변화의 관점에서 재정립하고, 이를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 단계에서 리더가 해야 할 더욱 중요한 일은 ‘위기감 조성’이다. 급감하는 매출과 수익,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상황, 늘어나는 비용과 지출 등의 현실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알리고,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 상황이 좋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도 몇몇 기업들은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익구조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앞으로 변화하거나 혁신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클라호마(Oklahoma)의 가정과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인 OGE(OGE Energy Corp)의 부회장 팻 라이언(Pat Ryan)은 지난 2003년에 매년 12%의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OGE는 도시와의 독점 계약과 지속적인 신규 고객의 유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었고, 고객만족도도 99%나 됐다. 그는 고객만족도 설문을 처음부터 다시 분석했고 OGE의 직원들이 그 동안 당장 가능한 수리, 교체 등의 업무를 상당 시간 미뤄온 것을 발견했다. 새로운 고객만족 지표로 분석한 OGE의 고객만족도는 50% 아래로 추락했다. 라이언은 이 같은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림으로써 자기만족에 젖어있던 OGE에 위기감을 조성했다. 새로운 지표가 세워지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이듬 해 고객 이탈률은 4%로 떨어졌다. 이처럼 현실 상황이 좋을 때에는 당연하게 생각되던 것들도 다시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 O: Ownership(변화하고자 하는 구성원의 의지) 혹자는 변화관리를 ‘저항관리’라고도 부른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저항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가 변화관리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것이다. 세계 제1의 군산복합체인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Corp.)의 CEO 랄프 히스(Ralph Heath)는 ‘역할모델(role model)’을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F-22의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과거 F-15를 만들었던 록히드 마틴의 직원들은 30개월 이상 소요됐던 생산 기간을 18개월로 줄여야 하는 격심한 변화에 저항했다. 기술직에 있는 직원들은 “극한 상황의 경우 파업하겠다”라고 선언했고, 이를 달래는 관리자의 내분 또한 심화됐다. 이에 히스는 5000명이 넘는 직원 모두를 설득하는 대신, 관리자급과 비공식적 오피니언 리더 350명을 역할모델로서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이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개최했다. 여기서 F-22가 18개월 만에 생산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또 투자자들과 군관계자들을 초청해 그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 프로젝트가 가지고 올 효과 등을 설명하도록 했다. 4개월이 지나자 전 직원들의 행동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F-22의 생산은 기한 내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매출과 수익 모든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조 교수는 “리더가 1:1로 모두를 설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리더가 설득한 역할모델들이 자신의 조직에 돌아가 보이지 않는 저항 세력까지 변화에 참여하도록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 E: Enablement(변화를 뒷받침하는 회사의 시스템) 저항하지 않는 직원조차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 변화 프로젝트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답은 한 가지다. 변화 프로젝트가 보상제도까지 연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보상제도가 변화의 방향과 일맥상통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많은 회사들이 입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도 막상 보상, 성과제도에 들어가 보면 ‘그래도 보는 눈이 있지…’라며 연공서열 순을 따를 때가 많다”면서 “일관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제도로는 어떤 구성원도 독려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오영교 사장은 훌륭한 보상제도의 좋은 본보기다. 지난 2001년 오 사장은 취임사에서 “공기업인 KOTRA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고객’과 ‘성과’ 중심의 혁신을 촉구했다. 이것은 보여주기 위한 취임사로만 끝나지 않았다. 오 사장은 그의 KOTRA 혁신 의지를 인사, 성과, 보상제도에까지 넓혔다. 이로써 변화 방향, 목표와 연계된 균형평가시스템(BSC, Balances Score Card)과 목표 성과 관리제를 통해 직원들을 평가했다. 누구든지 보상제도에 대해서 의견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도입해서 추진하게끔 결정하고 조직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은 오로지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 L: Leadership(변화에 대한 경영진의 지원) 한국전기초자의 전설 같은 성공에는 무엇보다도 당시 소생 불가능해 보였던 회사에 부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서 회장의 ‘솔선수범형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서 회장은 부임한 첫 날 새벽 6시에 출근하고 12시에 퇴근했다. 그리고 이것은 퇴임한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됐다. 직원들에게는 그 어떠한 강요도 없었다. 하지만 회사의 가장 높은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이 회사에는 곧 365일 무휴, 6 to 12라는 엄청난 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 또한 서 회장이 자신의 골프 회원권까지 팔며 부채를 줄여보고자 노력한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회사의 침체기에 더 이상 변화할 의욕조차 잃었던 직원들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서 회장은 “리더십이란 ‘나를 따르라(Follow me)’가 아니라 ‘함께 합시다(Let’s go)’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직원들을 강제로 어떤 과제에 참여시킬 수는 있지만 진정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함께 함’이 필요하다. 변화관리 리더십의 4요소인 N.O.E.L. 리더인 나는 과연 잘 하고 있을까?

‘트리즈(TRIZ)’를 알면 아이디어가 보인다 경영을 하다 보면 놓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딜레마 상황을 늘 접하게 된다. 트리즈는 이러한 딜레마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다. 트리즈는 러시아어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 이론(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을 뜻한다. 즉, 그 동안 천재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창조를 누구나 쉽게 해낼 수 있는 프로세스로 만들어 낸 이론이다. 본래 기술적인 딜레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비즈니스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확장돼 활용되고 있다. IGM 신철균 부원장은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고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문제 안의 모순을 찾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라고 답했다. 21세기를 헤쳐 나가는 기업은 건강을 지켜주는 담배, 값싸고 대중적인 명품,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맞춘(customization) 대량생산 제품 만들기부터 경쟁기업과 협력하기 등… 온통 모순으로 가득한 시대적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신 부원장은 “이 모든 것이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나이키를 비롯해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들은 이러한 요구들을 멋지게 해결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바로 트리즈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모순된 요소들 간의 장점만을 뽑아서 결합시키는 획기적인 트리즈적 사고방식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건강에 무해한 담배도 가능하다. 새해 첫날이 되면 KT&G의 담배 매출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으로 금연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매출하락 추세는 채 2주가 못 돼 원상으로 회복된다. ‘흡연이 주는 만족감’과 ‘흡연 폐해의 중압감’이 거의 엇비슷한 무게로 느껴지며,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하기에는 서로의 중요도가 너무나도 팽팽한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흡연의 기쁨과 건강유지를 모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4000여 가지의 유해물질과 43가지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담배가 어찌 건강에 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러한 모순의 문제를 예사롭게 넘기지 않아 성공한 담배 회사가 있다. 바로 전자담배인 수퍼스모커(Supersmoker) 제작업체다. 담배를 피우면서 얻는 흡연의 기쁨(얻는 것)은 그대로 유지한 채 건강에 미치는 폐해(잃는 것)를 제로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품화했다. 이 전자담배는 오로지 니코틴만을 전기로 증발시켜 흡입하게 한다. 즉 담배가 갖고 있는 모든 유해물질은 제거하고 흡연 중독의 원인 물질만 제공하는 것이다.(여기서 흔히 하는 오해가 니코틴을 담배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로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니코틴 자체로는 독성이 거의 없다. 다만 중독성이 있을 뿐이다.) 이 전자담배 업체는 현재 매년 100%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1세기 들어 창조경영이 유행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트리즈라는 혁신논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선진국의 수많은 나라들이 앞 다퉈 트리즈를 전파하고 동시에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이제 누구나 창조적인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아무나 그 열매를 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 부원장은 “트리즈 기법의 장점은 단순화에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비즈니스 요소와 기술 요소를 최대한 단순화시켰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천재들의 생각 패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단순화의 편리성 이면에는 정확한 답을 빗겨갈 또 다른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래서 많이 사고하고 또 사고해야 한다. 사고를 하면 할수록 트리즈는 우리에게 더 올바른 힌트를 제공해 준다”고 조언했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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