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오버래핑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김주희 작가의 개인전 ‘Wherever, Whatever’전이 모아레갤러리에서 3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모아레 갤러리의 미래를 향한 2013년 신진작가 공모 전시회로 진행된다. 김주희는 한 가지 물건이나 장소, 시간 속에 이미지를 레이어 중첩해 색다른 모습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중첩은 묘한 형태적 흔들림과 같은 일루전을 만들며 몽환적 분위기를 선사한다. 중첩된 이미지는 단순 혼합의 문화현상을 보여주는 외피적 혼성개념으로 읽혀지는데 특별히 내용이나 의미 보다는 단순히 각각 다른 이미지의 버무림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결과가 우선적으로 다가온다. 이 단계에서 재현은 긍정이나 부정의 시비를 떠나 매력적인 혼성시각의 결과로 이미지의 혼합이 강조된다. 김주희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면 실제 대상과는 별도로 자율적 해석의 화려한 색채로 화면을 구성하며 동시에 다양한 시점(방향)에서 형태를 해체한 조각들을 평면에 블록 꿰맞추어지듯 견고히 조합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미지 조작의 결과가 풍기는 독특함은 단순 이미지의 중첩과는 차별되며 다양한 시각이 평면에서 재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에펠탑을 바라보며 파리를 기억하기도 하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미국을 떠올린다. 이러한 기억과 장소 물체들은 자신이 경험했었던 추억과 깊이 연결되는데 각 개개인마다 같은 것을 보고 여러 가지 기억을 떠올리듯이 김주희가 그리는 그림은 오히려 그림 속에서만 그 시간을 이야기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