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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현대차, 인도네시아에서 길을 잃다

투입 차종 한계…현지 신차시장 점유율 1%도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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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8호 박현준⁄ 2013.03.18 13:50:03

인도네시아는 인구와 면적, 부존자원 등 여러 면에서 세계 5위권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나름 동남아시장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잠재력은 짐작하기 힘들 정도다. 성장가도에 진입하면서 선진국들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 굴지의 기업이 본격 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우리의 가전제품과 스마트폰도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그 성장 가능성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광범위하고 파생효과가 큰 산업으로 자동차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미 국내 자동차산업은 양적이나 질적 측면에서 세계 수준급으로 성장해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산업의 성장이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분야가 됐다. 이미 미국과 유럽시장은 포화 상태며 중국, 인도는 치열한 점유율 전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새로운 제3시장 확보가 관건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글로벌기업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 동남아다. 그 중 인도네시아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필자는 몇 번에 걸쳐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무한 잠재력과, 가능성, 의미를 지적했다. 수십 년 전부터 일본은 이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장 전략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 이곳 자동차시장의 약 90%를 석권하고 있다. 800만대에 이르는 이륜차시장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점차 커지는 만큼 더욱 철저하고 검증된 시스템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인도네시아 관련 세미나가 성황을 이룰 정도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특히 자동차분야는 상승폭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미 2~3년 전 무언가 진행했어야 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신차시장은 약 125만대로 예상된다. 올해 현대차는 여기서 약 8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점유율 약 1%가 밑도는 수치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현대차그룹 공장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있다면 완성차에 가까운 소규모 조립공장이다. 가격과 현지 적응력도 문제가 있고 현지 부품의 글로벌 소싱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현지에 맞는 모델이 없어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은 물론 전체 동남아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는 실수를 범하면 안 된다. 이미 6~7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코린도그룹과의 상용차 소송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몇 가지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이 고민해야 할 사항을 간추려본다.

우선 투입 차종의 한계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소형급 다목적 승용차다. MPV(Multi Purpose Vehicle)이다. 현대차그룹의 카니발이나 스타렉스는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다목적 밴 스타일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 도로상황이 좋지 않고 갑작스런 폭우 등으로 인해 차고가 높아야 유리하고, 여러 세대가 함께 탈 수 있는 다목적 자동차가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도요타의 아벤자 같은 차종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차종의 투입이 없다는 것은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종이 없다는 뜻이다. 둘째로 좌측 운전대(LHD) 구조를 가진 우리의 실정에서는 우측 운전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차종을 투입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 완성차 입장에서 인도네시아의 높은 관세 등을 고려하면 현지 생산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지 공장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코린도그룹과 2000억 소송 매듭지어야 셋째로 약 6~7년 전 현대차 상용 트럭을 부품으로 공급하고 현지에서 조립, 생산,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던 코린도그룹과의 불화 문제가 심각하다. 코린도그룹은 한국인이 세운 인도네시아 굴지의 회사로 인지도가 높다. 현대차그룹과는 작년부터 2천억 원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의 저가형 중국산 변속기 공급으로 인한 신차 고장이 문제의 발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코린도그룹과 원만히 문제를 해결해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코린도그룹과의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현지 진출은 쉽지 않다. 신뢰도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커지는 만큼 하루속히 해결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2월 19일 로이터 통신에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잃고 있다는 기사가 실리면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 자동차 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만큼 시장은 물론 성장가능성도 무한하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한 동남아시장을 잃는다면 세계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잃는다는 뜻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성장 입지도 줄어준다. 기회가 저물고 있다. 현대차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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