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예술의 경지로 이끈 세계적인 출판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의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 슈타이들 전’이 대림미술관에서 4월 11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책’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슈타이들과 아티스트들의 협업 과정이 입체적으로 공개된다. 관객들은 책이 완성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후각을 이용해 체험하는 등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게 된다. 완벽주의 아티스트들의 히어로이자 살아있는 아트북의 전설 슈타이들은 책과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왔다. 패션, 사진, 회화, 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상업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인쇄라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의 형식으로 완성시킨 인물이다. 전시에는 현대 사진가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로버트 프랭크의 ‘The Americans’(디 아메리칸스, 1958년)이 출간 50주년을 맞아 슈타이들의 손길로 재탄생된 과정이 담긴다. 또한 팝 아트 작가 ‘짐 다인’의 판화원판 느낌을 책속에 재현하기 위한 정교한 디자인적인 고민들 그리고 이를 통해 책의 디자인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타이포그래피를 회화에 접목시킨 작업으로 유명한 에드 루쉐(Ed Ruscha)의 권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On the Road’(온 더 로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며 귄터 그라스, 그림형제 문학작품의 커버가 디자인되는 과정이 공개된다. 한편 코토 볼로포와 짐 다인은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새로운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