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이미지를 빌어 철판 위에 빛과 어우러진 독특한 회화적 기법으로 작업하는 조현익 개인전 ‘THE TEMPLE OF LIGHT’전이 서울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 4월 3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2005년 첫 개인전에서부터 줄곧 작업에 등장하는 여성은 여성 자체라기보다는 자연과 주술, 욕망과 무의식을 상징한다. 이 여성들을 매개로 철판에 그려진 작품은 마치 철 속에 빛을 머금은 여성을 봉인한 것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욕망의 시선 속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빛과 어둠 또는 에로스와 타나토스, 삶과 죽음의 이원성을 지닌 익숙하지만 낯설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빛과 어둠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이원성을 통해 내면의 반성적 자아를 눈뜨게 만들었다. 자가의 빛과 여성의 상징성을 삶의 격정을 통과한 하나의 신성한 성전(聖殿)으로 다가오며 무의식 속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심연과도 같다. 조현익의 회화는 부식된 철판에 여성의 대상화된 이미지를 삽입하고, 안료로 그리고, 사포질로 연마해 그림 속 여성의 피부톤을 재생시키고 있다. 할로겐 빛을 반사시키는 철의 재질감은 평면이라기보다는 입체적인 회화에 가까운 독특한 효과를 나타낸다. 그는 관객의 시선에 반응하고 응시하는 여인의 제스처, 낭자하는 주체와 타자간 보이지 않는 욕망의 흔적들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격정을 보여준다. 여성을 대상화해 바라봄으로 소유하려하나 결국 역으로 종속되는 혼돈과 이율배반성에 착안한다. 조현익은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신성한 혼돈을 복원하고 재생시킨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