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미에 대한 욕망을 무한히 채워줄 정현숙 작가의 15년간 작품을 회고하는 의미의 전시인 ‘Infinity Illusion’전이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4월 24일부터 5월 21일까지 열린다. 정현숙은 원의 형상과 빛을 내는 질료를 통해 영원성을 탐구해 왔다. 원은 우주의 무한한 순환의 표식으로서 영원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빛나는 순환체인 해와 달을 상기시키듯 발광적 작업을 더함으로써 원의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발광적 작업은 금빛이 기조를 이루는 화면으로 시작해 자개로 발전해 나갔다. 자개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변질되지 않는 영구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영원을 담고자 하는 의지가 완벽히 구현되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전개되어 온 ‘Before and After’시리즈는 도자기 이미지 위에 자개조각들을 교차시키고 그 사이로 크리스탈을 부착한 작업이다. 자개들이 가로세로방향으로 교차되면서 생겨나는 리듬감에 크리스탈의 반짝임이 부가됨으로써 화면의 광채는 눈부시도록 화려함을 뿜어낸다. 2012년도 이후의 작업에는 도자기 주변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형상을 추가해 역사가 생명체로 인해 더욱 생동감 있게 되살아나는 느낌을 전한다. 전통을 되살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이고 싶었다는 정현숙 작품의 빛은 어떤 과학기술도 사용하지 않은 아날로그적 라이트 아트로 한땀 한땀 노동집약적인 장식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영원에 대한 환타지적 감흥을 고양시키는 빛의 미를 체험해 볼 수 있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