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치관이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개인의 관점을 전면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인데 이를 일컬어 세계관이라고도 한다. 그 세계관에 입각해서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고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자신 앞에 닥친 모든 결정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물이 쌓인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관은 곧 그 사람의 인생 자체인 것이다. 세계관은 곧 관점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이 지나치게 경직된 것은 아닌지 혹은 시대에 뒤떨어진 아집은 아닌지 스스로 되묻고 끊임없이 수정해야 한다. 젊은이의 눈에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일반적으로 고집불통으로 비춰지는 것이 바로 그들의 경직된 세계관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오래된 것이 전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새로운 트렌드는 새로운 세상을 반영한다. 여기에 옳고 그름이나 우등과 열등과 같은 가치는 없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벤자민 플랭클린은 미국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며 작가이자 과학자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미국 독립과 헌법의 기초를 세우기도 했고 피뢰침을 발명하기도 한 사람이다. 그가 미국 대사로 프랑스 파리에 근무할 때 당시 프랑스 국민들은 비싼 양초값 때문에 겨울 저녁시간을 보내는 데에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저녁시간에 불을 밝히기 위한 양초값 지출로 생계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특히 상인들은 세금마저 내기가 곤란한 상황이었다. 프랑스 정부도 대책마련에 골몰해 비싼 양초값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양초 제조기술 개발이나 양초의 매점매석 단속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양초에 초점을 맞춘 프랑스 정부와 달리 벤자민 플랭클린은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는데 그 결과 내놓은 제안이 바로 일광시간절약제 즉 서머타임이다. 서머타임제도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해가 빨리 뜨는 봄철과 여름철에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겨놓아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에 들게 하는 제도다. 당시 플랭클린의 제안 이후 현재 전세계 90여개 나라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에서는 대한민국과 일본만이 이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서머타임 실시에 따라 하루 약 10만 배럴의 석유 절약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은 이 숙명적인 정보비대칭에 절망하지 말고 관점을 비틀어 다르게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가치투자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현재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일종의 관점비틀기라고 할 수 있다. 관점을 달리해서 상황을 관찰하고 진단할 경우 우리는 보다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 이홍규 현대증권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