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중소기업은 창조경제 핵]김석영 슝크인텍코리아 한국지사장

초년 성공과 실패, 재도약…인생역전 원동력은 ‘겸손’

  •  

cnbnews 제340호 이성호⁄ 2013.08.19 15:19:37

김석영 슝크인텍코리아 한국지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가 독일 자동차 회사와 50:50 투자지분으로 국내에서 회사를 운영했던 영향이 컸다. “부친의 사업을 보고 자란 저에게 자동차는 일찍부터 꿈이었습니다. 자동차 선진국에서 자동차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자동차 강국으로 일컬어지던 미국·일본·독일 중에서 1970년대부터 작은 아버지·어머니가 파독 광부·간호사로 독일 베를린에 계셨기에 독일로 유학지를 결정했습니다” 그는 독일 베를린공대 자동차공학과에 진학했다. 독일 현지채용 사원에서 한국지사장으로 하지만 공부를 하던 도중 시련이 닥쳤다. IMF가 터져 부친 사업이 어려워지자 유학비 조달이 끊기게 된 것이다. 학업은 물론 당장 생활이 안됐다. 돈을 벌어야 했다. 공사판, 피자배달, 꽃집, 공장 등에서 일했다. 이때 옛 동독지역에 있던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에서 통역사원이 필요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이곳에서 1년 이상 장기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후 학교를 다시 다녀 졸업을 하게 됐다. 졸업 즈음 취업걱정을 할 때 이 현지법인에서 아르바이트 한 경험도 있고 직원으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이후 4년간 브라운관 제조 관련 일을 했다. 집이 베를린 있었고 타지에서 일하고 있던 찰나에 같은 계열사가 베를린에 있어서 이전을 요청해 2년간을 더 근무했다. 도합 6년간 브라운관 제조기술을 배웠지만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고국이 그리웠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전공했기에 자동차 관련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라고 했던가? 자동차설비분야의 한 독일회사가 한국에 첫 진출을 위해 한국인 직원을 모집했다. “자동차를 좋아했고 또 전공 분야라 고국에서 자동차 관련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단 1명 모집에 170여명이 몰렸다. 하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1차 시험에 합격한 후 2차 면접 때 만반의 준비를 해갔다.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면접관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면접관들은 느닷없는 돌출행동에 관심을 보였고 질문은 자연스럽게 나눠준 유인물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의 예상범위가 파악되니 막힘없이 면접을 진행했고 결국 즉석에서 합격통보를 받았습니다”

2004년 자신감 넘치게 한국지사의 첫 직원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자동차설비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펼쳤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품질경영을 부르짖던 시기로 때를 제대로 만났다. 첫 해에 200만 유로를 달성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인 2005년 한국지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매년 매출이 100%씩 성장했다. 현대차에 강렬한 인상을 줬고 타 메이커 자동차공장에서도 수주가 이어져 2007년 한 해에 10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국내에 모두 6개의 경쟁회사가 있었는데 후발업체로 단숨에 치고 나가 2위까지 올라서는 놀라운 실적을 이뤘다. 하지만 승승장구 할 것 같던 김석영 지사장에게 아픈 시기가 찾아온다. 사업실패라는 쓴 맛을 보게 된 것이다. 당시 독일본사에 한국고객들을 데리고 1년에 4~5번씩 견학도 갔다. 그러던 중 독일의 자동차 전시회에서 매력적인 제품을 봤다. 주위에서 김 지사장의 능력을 보고 직접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생각이 없었으나 자꾸 이야기를 듣고 자금도 지원해주겠다고 하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성공으로 자신감이 넘치던 상황에서 하면 뭐든 될 것 같았습니다. 즉각 추진에 나서 그 회사와 MOU를 체결하고 50:50으로 한국에 벤처기업을 세우기로 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습니다” 하지만 사표를 낸 상태에서 제2의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투자를 하겠다던 투자자들도 다 빠져나갔다. 혼자 남아서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 모아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잘될 리가 없었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사업실패 그리고 제2의 인생 가장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는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다. “당시 너무 거만해져 있었습니다. 평범한 유학생이었고 독일현지에서 채용사원으로 일하다가 한국에 와서 지사장의 위치까지 오르다보니 돈·인맥 등 이른바 레벨이 달라진 것으로 스스로 과신했고 능력에 대한 자만에 빠져있었습니다” 창업에 대한 실패 그리고 바쁘게 뛰어다니며 살아오다가 일이 없어지니 허탈하고 허망감이 몰려왔다.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마음을 다잡고 취직을 준비했다. 국내 대기업 해외팀장으로 입사를 했지만 못 견뎠다. 세계야구대회(WBC)가 열릴 때였다. 일부 직원들이 야구를 몰래보고 있기에 모두 일어나라고 했다. 직원들은 놀라서 문책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반전이 있었다. 회의실 가서 보라고 한 것이다. 업무 효율상 WBC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보다 실컷 보고난 후 그 시간만큼 일을 더하면 되지 않느냐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속상관으로부터 불려가 혼이 났다. 독일에서 한국기업의 현지사원으로써 일은 해봤지만 여건이 다르고 국내 기업에서의 조직생활은 실질적으로 처음이라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그만두게 됐고, 이후 독일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조건도 나쁘지 않아 입사 후 독일에 가서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모든 작업을 마쳤지만 이른바 ‘팽’을 당했다.

독일에서 설립 작업을 마치자 바로 해고를 당한 것이다. 이처럼 취업을 했으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특기를 살리기로 했다. 독일에서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컨설팅 업체를 세웠다. 그러나 이마저도 힘이 들었다. 시장조사·개척에서부터 현지회사를 설립하는 부문 등에 컨설팅을 열정적으로 했으나 고객들이 돈을 주지 않았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해 수입이 미미했다. 그러던 중 2010년 2월에 슝크인텍코리아의 컨설팅을 맡게 됐다. 이것이 기회이자 인연이 돼 그해 말 슝크인텍코리아의 지사장으로 합류하게 됐고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으로 일에 매달린 결과 2010년 이후 3년 연속 매년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일궈낸 것이다. 독일본사로부터 관심과 찬사가 쏟아졌다. “힘든 시절을 겪어봤기에 다시 온 기회에 감사했고 일에 집중했습니다. 열정적으로 발 벗고 뛰어 다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진정성을 갖고 한국시장에서 마켓 리더를 꿈꾸고 있습니다” 다음은 김석영 슝크인텍코리아 한국지사장과의 일문일답. - 슝크는 어떤 회사인가. 슝크는 2차 세계대전 후 1945년 독일에서 프리드리히슝크가 창업한 회사다. 자동화 및 공작기계용 클램핑 시스템을 연구개발해 생산·판매하고 있다. 생산거점은 독일에 3곳, 미국에 1곳이 있으며, 전세계 26개국에 해외법인과 해외법인이 없는 25개국에는 판매 파트너 회사가 소재하고 있다. 2012년 글로벌 매출은 약 2억8000만 유로이며, 임직원은 약 2000명으로 3세대인 헨릭알렉산더슝크가 오너이자 대표이사로 슝크를 이끌어가고 있다. 자동화 및 공작기계 부품의 대명사인 슝크사는 전세계 고객을 상대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2만8000가지의 다양한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슝크의 100% 자회사이자 한국지사인 슝크인텍코리아는 2003년 11월 설립됐고 아시아 첫 해외법인이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내산업의 자동화시장에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국내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에 기여했다. - 지난해 매출과 올해 매출목표는. 2010년 이후 3년 연속 매년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해 왔으며, 2012년에는 설립 이후 역대 최고의 매출실적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지난해 말 SCHUNK GSCC(Global Strategy and Commitment Conference)에서 실적을 인정받아 슝크인텍코리아가 수상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다시 30% 상향치를 매출목표로 수립했으나, 국제환경의 타격을 받은 국내산업의 급격한 신규투자 축소로 말미암아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은 목표대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호전의 기대와 제품 가격인하정책, FTA 3차년도 실행으로 관세인하 및 신규 수립된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수주와 매출추이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업전략 및 중장기 목표는. 지난 3년간 추진했던 사업전략은 사업의 ‘다각화’ 였다. 클램핑 제품군과 메카트로닉스 제품군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통한 꾸준한 매출성장은 물론 주력인 자동화 제품군은 가격경쟁력의 향상과 모듈화를 통해 마켓쉐어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능한 대리점의 확충, 정기적인 독일본사 교육기회의 제공을 통한 직원능력의 향상, 모듈화를 위한 협력업체의 구축, 국내고객의 특수한 니즈를 반영한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의 실행 등을 통해 슝크인텍코리아가 한국시장에서 테크놀로지 리더만이 아닌 마켓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향후 사업의 목표다. 슝크는 역사와 기술력이 강한 기업이다.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세계에서 테크놀로지 리더가 될 수 있었다. 시장이 작다고 무시하지 않고 꾸준히 고객의 니즈에 부합된 제품을 만들어주고 있다. 수요자가 요구하면 그 특성에 맞게 연구개발해 제품을 공급해준다. 슝크라고 하면 신뢰와 더불어 새로운 것을 개발해주는 이미지를 심어왔다. 슝크 글로벌 매출의 25%가 아시아 시장에 할당됐는데 중국·일본시장과 더불어 한국시장이 중추적인 역할과 실적을 내야하며, 중장기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현재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 이성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