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 벗고 창조 디자인 입혀, 미국 유명 건축상 수상

화랑과 카페들이 밀집한 서울 삼청로에 위치한 국제갤러리가 지난해 4월 개관 30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조성한 전시공간인 K3가 미술애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건물은 기존의 전시공간 형식에서 벗어나 보다 실험적이고 기능적인 요소를 고려해 브룩클린에 소재한 촉망받는 젊은 건축가 플로리안 아이덴버그를 주축으로 하는 건축설계사무소 SO-IL이 디자인했다. 2012년 5월 미국의 유명 건축상인 AIA 뉴욕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건축가 플로리안 아이덴버그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델프트 공대에서 건축학 석사를 받은 뒤 2000년에서 2007년까지 세계적 건축회사 사나(SANAA)에서 경험을 쌓았다. 사나는 세지마와 류가 공동으로 창립한 곳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를 수상한 바 있다. 아이덴버그는 이곳에서 네덜란드 알메르에 있는 공연 예술 센터와 톨레도 미술관 유리 파빌리온, 뉴욕 뉴 뮤지엄 설계에 주축으로 참여했다. 이후 2008년 뉴 뮤지엄 완공을 마치고 사나의 동료 징 리우와 공동으로 SO-IL를 설립했다. 징 리우는 중국 태생으로 중국을 비롯한 일본, 영국, 미국에서 수학했고 툴레인 대학교에서 건축 석사를 수료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국제갤러리 3관은 이 건물은 면적 381.15평, 대지면적 242평, 높이 6.1m(지상1층)의 규모로, 건물 1층은 개방성을 강조한 넓은 전시 공간으로 6.1m에 달하는 높은 천장고가 특징이다. 내부는 큐브 형태로 볼륨을 주어 순수 기하학적 구조가 돋보일 수 있도록 입구와 현관, 엘리베이터, 계단 등 이동 통로는 주변부로 배치했다. 이 전시 공간은 대형 설치작업 및 미디어 프로젝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천장고를 둘러싼 채광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되어있어 자연스럽고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채광창의 다양한 밝기 조절을 통해 블랙박스와 같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으며, 향후 전문적인 미디어 스크리닝 전시 및 조명에 민감한 작품을 위한 탁월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기하학적 형태를 근간으로 현대적으로 디자인된 이 건물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스테인리스 베일로 건물 외부를 감싼 건축신소재 메시(mesh)를 통해 전면에서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으로 물결무늬의 자연스런 떨림을 통해 독특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발산한다. 이외에도 지하 1층은 강연 및 세미나 등이 가능하도록 중소규모의 객석이 조성된 강당이 마련되어 있으며, 다용도로 사용가능한 기타 공간으로 구성됐다.

갤러리 외부 매력적인 메시(mesh)가 감싸 국제갤러리 3관 건축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창의적이고 독특한 건축외관으로 갤러리 외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 메시(mesh)라는 소재에서 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메시는 금속으로 제작되어 매우 단단하지만 작은 고리로써 촘촘히 서로 얽혀있어 직물과도 같은 신축성을 가지고 있다. 일종의 그물망 형상의 패턴과도 같은 이 매력적인 소재는 건축물과 환경의 경계를 자연스레 구축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나아가 이 외관은 건물 근교에 위치한 경복궁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주변의 다양한 형태의 현대적 건축물과 함께 공간적, 위치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신소재 메시의 구현과 도입은 3관 건축의 주목할 만한 점으로서 건축설계사무소 SO - IL 과 외관 기술 업체 Front, Inc.와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 단일한 파사드, 곧 건물 외벽의 구현이다. 이 소재는 매끈한 재질로, 손수 용접하고 연마한 510,00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고리로 구성되어 구조에 적합하도록 주문 제작됐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Front, Inc.가 개발한 것으로서 높은 수치의 유연성을 갖고 있다. 메시 스스로 형태를 잡고 압축력을 균형있게 유지하는 등 재료와 기술의 관점에서 이례적으로 ‘대기 atmospheric’와 같은 표면을 구현한 획기적인 프로젝트이다. 이미 개관전에 앞서 많은 주목을 받아온 국제갤러리 3관은 지난해 5월 미국의 유명 건축상(賞)인 AIA 뉴욕 디자인 어워드(New York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요한 미술대학이자 현대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트튜는 최근 국제갤러리 3관의 디자인 컨셉과 작업 모델을 영구소장 했다. 이는 세계적인 현대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 버트랜드 골드버그 등의 작품과 함께 소장되며, 향후 다양한 전시를 통해 선보여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