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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 미래 칼럼]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어떻게 양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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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8호 박현준⁄ 2013.10.14 13:17:29

그동안 학교교육이 학생들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믿음이 1966년 미국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된 콜맨보고서(Coleman Report)에 의해 여지없이 깨졌다. 즉, 학교가 학생들의 인지능력 향상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그 후 이를 확인하는 100여 편의 후속연구도 콜맨보고서의 결과를 재확인 해주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1986년 8월 18일 KBS가 ‘기업교육의 열풍’이라는 특집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내용은 공과대학에서 배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산업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은 고작 3%에 불과하다.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해 사원 연수교육을 시키는데 엄청난 교육비를 낭비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왜 연봉이 고졸에 비해 훨씬 높은 대학졸업생을 선호하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 많은 교육학자들은 대졸 신입사원들이 비록 당장은 효용의 가치가 없을지라도 고졸자들에 비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을 든다. 그러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대졸 사원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이 그들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외신에 의하면 최근 들어 미국대학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대학의 신입생 선발시험인 SAT(수학능력시험)처럼 졸업시험인 ‘대학학습평가(CLA+: collegiate learning assessment+)’을 통과해야만 졸업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학학습평가를 구성하는 요인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구성된 척도이다. 남의 나라 일에 콩 나라 팥 나라 할 수 없지만 늦게나마도 퍽 다행스러운 발상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서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입학해서 졸업까지 대학에 적을 두는 기간이 해를 거듭할수록 길어지고 있다. 스펙 쌓기는 이제 과거지사다. 기업은 신입사원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본다. 기업이 원하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은 해외어학연수 등의 스펙 쌓기로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강의시간을 통해서 오랜 기간 동안 훈련하여 내공이 쌓여야 가능하다. 대학교육뿐만 아니라 초·중등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학습하지 않으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의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능력들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21세기 지식기반사회가 원하는 전문가상은 자기 전공분야에서 인정을 받을 만큼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자이다. 타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이 가능한 자를 원한다. 미래 학문은 과거처럼 자신의 학문적 영역만을 고집하는 영토개념(territorial concept)만으로는 자멸하게 된다. 학문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타 학문과 함께 가야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매년 대학 문을 나서는 졸업생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항상 부족하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하에서는 학교교육도 자본가들의 기대와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의 요구사항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교육적 환경과 풍토가 달라져야 한다. 대단위 강의로서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근간이 되는 토론과 논쟁적 학습풍토조성은 불가능하다. 칼 포퍼는 그의 저서 ‘열린사회와 그의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에서 “만일 피안에 진리가 있다면 끊임없는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합의된 사항이 진리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을 대학인들은 지금이라도 되새겨 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 구병두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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