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아트스페이스가 박지혜의 개인전 ‘부재하는 감각들’을 10월 2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연다. 작가는 이번 ‘부재하는 감각들’ 전시에서 Labyrinthos, 2013을 선보인다. 독일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피리 소리에 홀려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동화(童話)’의 내용은 왜 늘 해피엔딩인지, 등장인물들은 왜 하나같이 순수하고 아름다운지 의문을 제기하고 영상에 담아낸다. 두 개의 스크린, 그리고 각 스크린엔 이색적인 복장의 피리 부는 남자와 대비되는 화이트 원피스에 순수한 얼굴을 한 세 명의 소녀들이 있다. 이들은 몽롱한 표정과 알 수 없는 몸짓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고, 피리 소리는 구슬프다가도 아름답다가도 혹은 격하다가도 고요해지는 멜로디를 반복한다. The Impure Vacuum, 2012에서는 남녀의 사랑과 욕망, 갈등을 4채널 비디오로 표현했다. 마치 오르골이 작동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남녀는 절제된 상황 속에서 표정과 몸짓으로만 대화한다. 이 작품을 위해 제작된 음악은 화면 속 인물들의 감정에 녹아들면서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상 속에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서술된 감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본인을 투영하여 화면 속의 인물과 같이 호흡할 수 있게 한다.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