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정보에 현혹 말고, 투자 자체에 깊이 생각하고 몰입해야

어느덧 11월, 시간은 벌써 한 해의 끄트머리를 향하고 있다. 새해 벽두에 계획했던 거창한 일들이며 떨쳐내고자 했던 악습,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 등이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점검해보아야 할 시간이다. 십중팔구는 그저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을 터이지만 그래도 이 맘 때쯤 되짚고 갈 필요가 있다. 점검하고 검토하고 보완하는 것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오히려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우리가 하루 내내 행하는 많은 일들 중에는 명료한 의식이나 의지를 가지고 하는 일보다는 거의 습관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일이 더욱 많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스스로의 하루 치 행동을 돌아보면 특징적인 몇 가지만 소소하게 기억날 뿐 나머지는 안개 속 사물처럼 흐리멍텅하다. 무의식적인 습관 중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되는 악습은 시간이라는 귀중하고 한정된 자원을 잡아먹는 강도와도 같은 존재다. 습관에 대하여 워렌 버핏은 “처음에는 습관의 쇠사슬이 너무나 가볍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 나중에는 너무 무거워 끊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악습을 타파하고 그 자리에 좋은 습관, 건설적인 습관이 자리잡게 할 것을 요구한다.

“날마다 읽고 배워라. 꾸준히 읽어라. 정신상태를 예리하게 유지하고 말과 글 모두를 의사소통에 활용하라. 서로 존중하라.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예리하고 지능적인 질문을 던져라. 귀담아 들어라. 우선순위를 정하라. 자신의 원칙을 최우선적으로 지키면 돈은 저절로 들어온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미래의 내 모습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악습 대신에 훌륭한 습관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생각하는 데 할애해야 한다. 바른 생각을 선택하고 집중할 때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에머슨은 “그가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는 것, 그 자체가 그 사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세운 목표에 ‘집중’하지 못한다. 자신이 되고 싶은, 하고 싶은, 갖고 싶은 것에 몰입하지 못하고 다른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생각하며 허투루 하루를 보낸다. 일반적인 투자자는 투자 자체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주변의 헛된 정보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복잡한 현대 경제를 통찰하는 좋은 책을 가까이 하는 대신 부질없는 도락에 탐닉한다. 찬스를 잡기 위해서는 우선 기회임을 알아보는 눈이 중요한데 눈앞에 번연히 좋은 기회가 왔음에도 기회인 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요컨대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는 것이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통찰해야만 한다. 생각은 행동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된 행동은 성공을 담보한다. 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감을 따기 위한 면밀한 계획과 행동이 필요하다. 연초에 세웠던 많은 계획들이 여전히 보류 중이라면 그것은 악습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 정효철 HMC투자증권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