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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 미래칼럼]유태인이 미국 기부금 45% 차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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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1호 구병두 건국대 교수⁄ 2014.01.13 15:03:10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좋든 나쁘든 한 번 형성된 습관을 바꾸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습관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다. 좋은 습관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지만 나쁜 습관은 자신을 좀먹고 불쾌감을 준다. 습관은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에 직결된다. 이런 이유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주려 부단히 노력한다. 
옛말에 틀린 말 없다더니 심리학자들의 주장대로 자녀들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유년기 초기 경험이 관건이다. 특히 발달심리학자들은 발달영역마다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들은 제각기 다른 발달영역의 결정적 시기를 구명(究明)하는 연구에 매진한다. 
유태인들은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도 가정교육의 일환으로 여긴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정기적으로 용돈을 준다. 자녀가 생후 8개월쯤 되면 고사리 같은 손에 동전을 쥐어주며 직접 저금통에 넣도록 교육시킨다. 그것도 아침과 저녁식사하기 직전에 말이다. 
자녀의 저축습관이 저절로 길러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저축습관은 아이가 자라 용돈을 받게 되면서 한층 더 굳어진다. 정기적으로 용돈을 줄 때도 저축할 돈을 감안하여 책정한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부모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 중 저축습관을 심어주는 것만큼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기부습관이다. 미국 내 유태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기부금 총액은 미국 내 기부금 45%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에게 내재된 기부습관 또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유태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저금통이 가득 차면 그 돈을 가지고 가족이 함께 직접 가난한 이웃을 찾아가 도움을 주거나 아이의 이름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곤 한다. 유태인 부모들처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저축습관을 심어주고, 돈의 소비를 올바른 쪽으로 유도하는 양육 방식은 적절한 소비습관을 기르게 한다. 

▲서울 중랑구청에서 열린 ‘2013 사랑의 황금돼지 저금통’ 모으기 행사. 사진 = 연합뉴스


앞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금전적인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들 앞에서조차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금기로 되어있는 것과는 판이하다. 
집안형편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자녀가 이를 언급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부모들은 정색하며 역정을 낸다. 아무리 집안 사정이 어려워도 자녀에게는 일언반구의 얘기를 안 한다. 가정에서의 경제교육은 전무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고, 아이들은 별다른 계획 없이 용돈을 소비한다. 
인도에서는 아기코끼리를 길들일 때 다리에 채운 족쇄를 큰 나무뭉치에 매달아 둔다고 한다.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한 족쇄에 묶여 수개월을 지낸 아기코끼리는 나중에 족쇄를 풀어주어도 일정 범위 바깥으로 쉽사리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 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습관이 된 것이다. 
우리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나쁜 습관에 길들여져 그것이 자신에게 끼치는 해악을 잘 알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쉽게 고칠 수 있을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시계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자녀에게 올바른 습관을 심어주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이다. 여든까지 갈 좋은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야 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다. 
구병두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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