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과 혁신을 통해 진화한 소형차 영국 ‘자유로운 60년대“ 대표
알렉 이시고니스가 만든 파격의 소형차 MINI는 영국의 ‘자유로운 60년대’를 대표하는 명차로 현재까지도 영국은 물론 전 세계 대중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비틀즈, 그 외의 수많은 스타들과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은 차. 세련된 디자인과 놀라운 성능으로 남다른 매력을 뽐내온 파격의 소형차 ‘MINI’의 진면모를 파헤쳐보자.
50년대 탄생한 충격의 소형차
세계 최고의 소형차 개발을 목표로 1957년 BMC(British Motor Corporation) 회장 레오나드 로드(Leonard Lord)는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에게 당시의 소형차 ‘모리스 마이너(Morris Minor)’를 바탕으로 ‘미니어처(MINIature)’처럼 보이는 작은 크기의 차량을 개발해 달라고 제안했다. ‘MINIature’에서 착안하여 이 차의 명칭은 ‘미니(MINI)’로 지어졌다.
알렉 이시고니스는 ‘작은 차체, 넓은 실내(small outside, bigger inside)’라는 모토로 대중차 설계를 시작하여 앞바퀴 굴림 방식 채용, 가로배치 직렬엔진 탑재 등 당시의 신기술과 새로운 개념을 도입, 1959년 8월 26일 MINI를 처음 출시했다. 발표 당시엔 ‘오스틴 세븐’과 ‘모리스 마이너’의 두 브랜드로 구분됐만, 1969년 MINI라는 독자 브랜드로 독립했다.
1959년 출시 당시 MINI가 일으킨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으며, 이제까지의 모든 규범을 타파한 것이었다.
첫째로 이 차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작았다. 불과 3,050mm밖에 되지 않는 크기는 네 명의 어른과 짐 실을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둘째, 당시에는 매우 혁신적으로 4개의 휠 모두에 독립식 서스펜션을 탑재시켰다. 셋째, 그 당시로서는 첨단 기술인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1959년 생산된 MINI. 당시엔 오스틴 세븐 명으로 판매됐다.
넷째, MINI에 적용된 휠은 당시 패밀리 카에 사용되는 크기의 3분의 2에 불과했다. 다섯째, 엔진을 차의 앞부분에 가로지른 형태로 장착했다. 여섯번째, 엔진과 기어박스는 콤팩트한 단일 구조로 장착했다.
이와 같은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사람들은 이 차를 몰기 시작하면서 소형차로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소형차의 혁명을 몰고 온 MINI는 이시고니스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고 패션 디자이너 메리 퀀트(Mary Quant)는 MINI에서 영감을 받아 ‘MINI 스커트’를 만들었다.
합리적인 가격의 경제적 이동수단으로 태동한 MINI는 시대적으로 1950년대 일어난 유류 파동의 영향을 받았다. 1956년 여름 이집트 대통령 나세르에 의해 수에즈 운하가 봉쇄되어 유조선의 발이 묶임에 따라 중동의 원유가 유럽으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게 되자 MINI의 모국인 영국은 휘발유 배급제를 실시했고, 덕분에 연료를 적게 소모하는 MINI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랠리 경기에서 쌓은 MINI의 명성
MINI는 BMC 뿐만 아니라 영국의 위상까지 높였다. MINI의 성장은 유류 파동이 종료된 후에도 계속되어 ‘자유로운 60년대(Swinging Sixties)’의 도래와 함께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고객취향과 어우러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또한 60년대 세 차례에 걸쳐 거머쥔 경이로운 모터스포츠 부문에서의 활약으로 MINI 쿠퍼(Cooper)는 당대 최고의 소형차로 부상했다.
당시 최고의 레이싱카 제작자 존 쿠퍼(John Cooper)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MINI는 엔진 배기량이 997cc로 늘어났고, 트윈 카뷰레이터를 추가 장착해 출력 55마력, 최고속도 130km/h를 발휘했다.
MINI의 초기 설계자 이시고니스는 레이싱카로의 개조를 반대했지만 MINI는 영국 레이서들에게 애용되기 시작했고 곧 ‘쿠퍼(Cooper)’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MINI 쿠퍼(Cooper)는 61년 양산이 시작되어 1971년까지 총 10년간 생산되다가 19년의 공백기 후 1990년 다시 영국의 로버에 의해 생산이 재개됐다.
1964년에서 1967년까지 MINI는 몬테 카를로 랠리에서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랠리 카들을 따돌리고 연속 우승함으로써 최고의 소형차로 자리매김하고, 영국자동차의 상징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알렉 이시고니스의 공을 기려 그에게 귀족 작위를 수여했다.
여왕에서 비틀즈까지… 스타의 자질을 갖춘 차
알렌 이시고니스는 모두를 위한 자동차로 MINI를 만들었다. 작고 경제적인 MINI는 수에즈 위기 당시 불어왔던 유가 상승과 교통 문제의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그러나 MINI는 그 이상을 해냈다. 바로 자동차가 트랜드 세터로서 역할을 해내는 것. 곧바로 MINI는 1960년대의 정신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자동차가 되었다.
마가렛 공주의 남편이기도 한 이시고니스는 MINI를 자신의 처형인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 여왕이 MINI를 타고 이시고니스 옆에 앉아 윈저성의 큰 공원을 드라이브하면서 클래식 MINI는 왕실까지 침투하게 되었다.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디자인한 미니(1999년)
이후 유망한 예술가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메리 퀀트가 MINI와 사랑에 빠졌고, 특히 유명한 남성복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는 1990년대에 한정판으로 MINI 스페셜 에디션을 창조했다.
비틀즈나 에릭 클랩튼, 데이빗 보위 같은 팝과 락음악 스타들 역시 영국의 이 작은 차량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덕분에 비틀즈나 후 또는 스펜서 데이비스 그룹이 새로운 영국 문화의 전도사로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MINI도 그 홍보 효과를 함께 누렸다.
오늘날까지 MINI는 많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하며, 유명 배우, 뮤지션, 패션 디자이너들과 쇼 비즈니스, 사교계 및 스포츠 분야 스타들의 개인 소장 차량으로 애용되고 있다.
클래식 MINI (1959~1994)
클래식 MINI는 전륜구동 방식과 엔진의 전면부 장착이 결합된 이상적인 컨셉을 통하여 제한된 크기 내에서 탑승자에게 최대한의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시고니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엔진을 대각선으로 장치하여 그 밑에 기어박스를 위치시키는 특유 방식으로 짧은 보닛 아래 4기통 엔진의 충분한 공간을 마련했다. 오늘날까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원칙의 혁신적인 해석은 MINI 디자인의 매우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그 동안 수차례 디테일의 변경이 있었지만, 클래식 MINI의 기본적인 형태는 41년이 넘도록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세대 MINI (2001~2009)
BMW그룹은 영국의 로버(Rover)에서 인수한 브랜드 MINI를 완벽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새롭게 재구성하여 2001년 전세계 시장에 선보이면서 BMW그룹의 최첨단 기술과 기존 MINI가 갖고 있던 감성적인 요소들을 접목시켜 미래 지향적인 스타일로 발전시켰다.
MINI는 밀레니엄을 앞두고 발표된 2000년, 그리고 최근 2011년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빌보헤(Automobilwoche)’가 선정하는 ‘지난 10년간 최고의 차(Car of the Decade)’상을 수상하며, 높은 가치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세대 MINI (2007~2013)
2세대 MINI는 2007년 첫 출시되고, 2010년 10월 뉴 MINI쿠퍼가 페이스리프트되어 출시됐다. 밸브트로닉 기술이 적용된 1.6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MINI만의 고카트(go-kart)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성능과 효율이 향상된 엔진 등은 뉴 MINI 패밀리에 신선한 자극을 줘 소형 프리미엄 자동차 부문에서 그 성공가도를 이어나가면서도 MINI만의 독특한 감성과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있다.
미니 쿠퍼 이외에도 클럽맨, 컨버터블, 컨트리맨, 쿠페, 로드스터, 페이스맨 등의 라인업을 갖추었고 고성능 버전인 JCW브랜드 역시 강화했다.
‘3세대 더 뉴 MINI’의 탄생
최초의 MINI가 출시된 지 55년 만에 ‘3세대 더 뉴 MINI’가 올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2014년 봄 출시 예정인 ‘더 뉴 MINI’는 세계 어디에서나 즉시 구별할 수 있는 MINI만의 고유 디자인에 기초하면서도, 스타일링과 기능, 성능의 최적화를 통해 신형 MINI만의 새로운 특징을 갖추고 있다.
새롭게 장착된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 22.4kgㆍm의 힘을 발휘한다. 종전 2세대 MINI의 최고출력 122마력, 최대토크 16.3kg.m과 비교해 향상된 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전 모델보다 7.9초로 단축되고, 최고속도는 210㎞/h로 늘어났다.
외관은 차체 크기가 확장되어 기존 모델에 비해 길이가 98mm 길어졌고 폭 44mm, 높이 7mm 더 커졌다. 내부 공간도 새로운 시트 구조로 앞 좌석 조정 범위가 더 넓어졌으며 뒷좌석 시트 면이 19㎜ 더 길어졌다. 더 커진 차체만큼 적재 공간도 늘어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약 30% 넓어진 211리터다. MINI 최초로 풀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개인 취향에 따른 맞춤화 생산공정
MINI를 타고 달리는 경험은 운전자의 개성 및 스타일의 표현이다.
다양한 차량 맞춤화 옵션은 생상 공정의 첫 단계부터 찾아볼 수 있다. 모든 MINI 차량은 옥스포드에 위치한 MINI 공장에서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작된다. 고객들은 정확하게 자신의 개인적인 희망사항에 따라 MINI를 완성시킬 수 있다.
차량 도장 컬러, 루프트림, 소프트톱 옵션, 바퀴와 시트 업홀스트리, 인테리어 재질 및 트림 요소를 통해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원하는 모든 부분까지 만족시켜 MINI, MINI 클럽맨, MINI 컨버터블을 개인 취향을 반영한 하나의 작품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MINI 하나만으로도 차량 외부 디자인에 있어서 300개의 다른 모델이 가능하며, 인테리어는 370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
모델마다 다양한 도장 옵션, 루프트림, 경합금 휠의 선택이 가능하며, 일부는 해당 모델에 대해서만 제공되는 옵션이 따로 있다. 여기에 외부 미러 캡, 측면 방향 지시기 테두리, 휠 밸브 캡, 유니온 잭(Union Jack)이나 체커드 플래그(Checkered Flag) 디자인의 도어 핸들, 크롬 탱크 캡, 스포츠 스트라이프, 보넷 스트라이프 및 도어의 MINI 스티커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택할 수 있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