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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서울옥션 첫 여성 CEO 이옥경]“그림 대중화는 한계, 문화 대중화에 주력”

미술에 쉽게 다가가는 문화 만들고 기업과 협업 통해 저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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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6호 왕진오 기자⁄ 2014.04.28 13:56:31

▲가나아트 이옥경 대표. 사진 = 왕진오 기자


(CNB=왕진오 기자)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가 21일 서울옥션 첫 여성 CEO에 선임됐다. 인사가 발표된 다음 날 저녁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기자들을 만난 이옥경(54) 대표는 “저는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발표가 됐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994년 가나아트에 합류하면서 미술계와 인연을 맺은 이 대표는 “당시에는 미술이 무엇인지, 전시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몰라서 이호재 회장에게 물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얼떨결에 가나아트 대표를 맡았는데, 결국 13년이란 세월이 지났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이호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경매시장이 침체돼 있어 서울옥션으로 자리를 옮기면 시너지 효과를 많이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숙제를 나에게 부여한 것 같다. 부족하지만 잘 보완하면 좋겠다. 또한 옥션 업무를 하면서 그동안 일을 맡아왔던 갤러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20여년 동안 화랑과 함께 보낸 시간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화랑이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작가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직원들 급여도 걱정하고, 작가들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안타까웠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추억이 되지만 말이다. 

▲서울옥션 경매 현장. 사진 = 왕진오 기자


가나아트에 딸린 식구들이 많은 것도 그간의 어려운 상황이었다. 갤러리 부문에 40∼50명, 전시도록 및 출판을 책임지는 GNA, 미술시설 운반 회사인 아트인 아트, 장흥아트파크, 장흥아뜰리에 등이 있다. 그리고 직원 말고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작가 18명, 입주 작가 60명 그 외에 전속작가 50여명 등 다른 곳과는 비교가 안 되는 대식구다.


침체된 경매시장의 새로운 구상에 관심

그림만 팔아서는 이 많은 식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어려워 딜러 제도를 만들었다. 기업 상대 문화마케팅을 활발히 펼친 이유다. 또한 화랑 자체의 큐레이팅 외에 외부 기획을 수시로 맡아서 진행시켜 운영의 묘를 살렸다.
현대백화점, 롯데갤러리와의 협업 그리고 1996년 인사동에서 시작한 아트 숍은 기업과 함께 문화마케팅으로 수익을 올리며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이옥경 대표가 서울옥션 대표로 선임된 이후 가나아트갤러리는 이호재 회장의 장남 이정용 상무가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옥션은 지난 1998년 국내 미술시장의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작품성 높은 미술품을 소개해 건강한 미술시장을 만들고자 설립됐다. 올해 4월까지 모두 250차례에 걸쳐 경매를 진행했고 매출은 10배 이상 커졌다. 

분기별 한 번씩 진행되는 정기경매 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술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홍콩경매, 국내 미술의 저변 확대를 위한 온라인 경매, 지역미술의 활성화를 위한 대도시 순회 경매 등 다양한 기획으로 한국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1년 미스터피자 방배동 사옥에서 사석원 작가와 함께한 이옥경 대표. 사진 = 왕진오 기자


평창동 본사를 중심으로 강남점, 부산점, 홍콩점, 북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옥션은 2008년 7월 1일 미술계 최초로 코스닥(KOSDAQ)에 상장됐다.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은 “우리가 경매를 시작하면서 15년이 지났는데, 거래 고객이 3000명이 안 넘는다. 시장자체가 아직은 작다.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화랑의 역할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경매는 좋은 기획으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이 대표를 선임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경매회사 첫 여성 CEO로 선임된 이옥경 대표가 해야 할 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사업을 키워 나가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한다.” 옥션에 가서 해야 할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을 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공적으로 문화를 대중화 시키겠다는 말에 힘을 싫었다.

그는 끝으로 “그림을 대중화 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옥션을 통해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미술에 쉽게 다가가는 문화를 만들고 기업과 협업을 하여 문화의 저변을 넓힌 것이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일 같다”고 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서 새로운 구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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