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업 활동을 펼치며 차세대 대형 작가로 성장하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 화가 데이비드 오케인(David O'kane, 29)이 현실과 이상의 갈래 속에서 매일 매일 일상의 반복을 경험하는 인간의 삶을 은유하는 작품을 갖고 한국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6월 3일부터 7월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바톤(대표 전용진)에서 진행하는 'The Zoetrope-Repetition & Difference'전을 통해서다.
아일랜드의 미술가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더블린에서 미술학사 과정을 마치고 라이프치히의 Academy of Visual Arts로 진학해, 작가로써의 국제적인 명성과 함께 New Leipzig School(NLS)이 1990년대 이후 주류 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한 장본인인 네오 라흐(Neo Rauch, 54)아래서 5년간 사사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전하게 만든 여러 장의 그림을 사용해 움직이는 환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초기애니메이션 기구의 명칭 'Zoetrope'를 제목으로 선택했다.
'Zoetrope'를 통해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동영상화 되어 반복 재생되며 유한한 시간 속에 무한대의 루프를 생성하는데, 전지적 관점에서 현실과 이상의 갈래 속에서 매일 일상의 반복을 경험하는 인간의 삶을 은유한다.
회화와 사진, 애니메이션, 영화,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데이비드의 작품 세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장르는 특정 전시와 테마를 위해 기획되지 않는 한 상호 연결되기가 어려운데, 작품에 있어서는 공생적인 관계임이 드러난다.
박제된 순간, 끝나버린 소우주와 같은 정적 상태의 회화는 동시에 영화의 한 프레임처럼 동적 역할을 부여받아 작품에 스며들어 스토리와 상황을 순간순간 표현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24개의 캔버스로 구성된 'Looking Back Series'가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제작되어 전시될 예정이다.
라이프치히 화파의 특징적인 요소에 의한 영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철저히 구상회화를 기반으로 한 데이비드의 작품은 충분히 몽환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실과 유리된 상황을 묘사한다.
꿈의 잔상, 머릿속에서 뒤죽박죽된 수많은 스토리와 영화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 우리의 의식 속에 단편적으로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물리적 현상과 같이, 시각적으로는 각각의 이름과 역할, 쓰임새를 감지할 수 있으나 함께 공존하는 모습에서 앞에 일어날 일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작가는 서사성이 있을 것 같은 인물과 시대배경, 역사를 반복시키고 불가사의한 분위기 위에 재배치시킴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환경과 상황으로 이끈다. 문의 02-597-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