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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히든 챔피언 ⑫ 로열 필립스]120년간 세계인의 삶의 질 증진

전기면도기·카세트·CD 등 개발…헬스케어·조명·라이프스타일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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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8호 정의식 기자⁄ 2014.07.24 11:27:37

▲필립스의 신규 브랜드 슬로건 ‘혁신과 사람(innovation and you)’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네덜란드 대표기업 필립스는 우리에게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PSV 아인트호벤의 스폰서로 유명하다. 일찍부터 자본주의와 기업가 정신이 만개한 나라의 대표기업답게 필립스는 지난 120여 년 간 수없이 많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내놓으며 세계인의 삶의 질을 높여왔다. 현재도 의료기기와 조명 및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혁신적 제품들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필립스의 역사를 들여다봤다.』


풍차와 튤립, 그리고 축구로 유명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자본주의를 꽃피운 나라다. 필립스는 그 나라의 대표 전자기업으로, 우리에게는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히딩크 감독과 함께 뛰었던 축구팀 ‘PSV 아인트호벤’의 후원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PSV는 Philips Sport Vereniging의 약자로, ‘필립스 스포츠 연합’을 의미한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전자제품 생산기업 로열 필립스는 120여 년 전 전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설립됐다. 현재는 헬스케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조명 등 3대 분야에서 수많은 혁신적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필립스가 조명을 맡은 8곳 경기장 중 한 곳인 브라질 포르탈레짜의 아레나 까스텔라오 축구장


“의미있는 혁신을 통해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는 필립스의 기업 철학은 이노베이션 솔루션 및 제품을 선보이는 각 사업부문에 잘 녹아있다. 특히, 심장 질환과 급성 질환 및 가정용 의료 기기와 조명 솔루션, 남성 면도 및 체모 정리, 구강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3년 233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100여 개 국가에 걸쳐 약 11만5000명의 영업 및 서비스 직원을 두고 있다.

필립스는 지난해 ‘로열 필립스(Royal Philips)’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혁신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전구에서 DVD까지, 120년 혁신의 역사

▲설립자 제랄드 필립스

1891년 제럴드 필립스(Gerard Philips)와 그의 아버지 프레데릭 필립스(Frederik Philips)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필립스(Philips & Co.)를 설립했다. 이후 1895년 제럴드의 형제인 안톤 필립스(Anton Philips)가 참여하며 신생기업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상업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의 도움으로 필립스는 단 몇 년 만에 전 세계 최대의 전구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유럽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에 자극 받아 1914년 필립스의 첫 연구소가 세워졌다. X선 및 무선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냈다. 해를 거듭하면서 발명품의 숫자는 늘어났고 오늘날까지  ‘이노베이션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혁신제품 및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초창기 필립스는 탄소필라멘트 전구의 생산업체로 첫 발을 떼었고 1900년대에는 유럽 최대의 생산업체가 됐다. 그 후 새로운 조명기술의 개발로 계속적인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1914년 물리 및 화학적 현상을 연구하고 제품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연구실 ‘필립스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1918년 필립스는 의료용 X선 튜브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회사 제품군의 다각화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시점부터 필립스는 X선 조사에서부터 무선 수신에 이르는 제반 영역에서 발명품을 특허권으로 보호하기 시작했다.

1925년 필립스는 최초의 텔레비전 실험을, 1927년에는 라디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32년에는 1백만대의 라디오를 판매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라디오 생산업체가 됐다.

1년 후 필립스는 1억번째 라디오 밸브를 생산했고, 미국에서 의료용 X선 장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39년 최초의 전기면도기 ‘필리쉐이브(Philishave)’를 출시했을 때, 필립스는 전 세계적으로 4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다.

▲(왼쪽부터)필립스 최초의 전구, 최초의 필립스 라디오(1927), X레이 튜브 ‘Rotalix’(1929), 필립스 채플 라디오(1931)


1940년대와 1950년대는 과학과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개발되던 시대였다.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 분야의 격동적 변화를 이끌 각종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필립스는 텔레비전 영상의 녹화, 전송 및 복제와 관련된 기술의 개발에 큰 기여했다. 1963년 필립스는 최초의 컴팩트 오디오 카세트를 출시했고, 1965년에는 최초의 집적회로를 생산했다.

1970년대가 되자 흥미로운 신제품과 아이디어가 계속 쏟아져 나왔다. 조명 분야에서 새로운 PL 및 SL 에너지 절약형 램프가 개발됐으며, 필립스 연구센터는 이미지, 사운드, 데이터의 프로세싱과 저장 및 전송분야에서 메이저급 혁신을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는 LD(LaserVision Optical Disc), CD(Compact Disc) 및 광통신 시스템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1972년 필립스는 지멘스와 공동 투자로 음악 레코딩 브랜드 ‘폴리그램(PolyGram)’을 설립했다.

1983년 기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제품인 CD를 출시했으며, 1984년에는 1억번째 TV 세트를 생산했다.

▲필리쉐이브 전기면도기(1948)


1990년대는 필립스에게 있어 상당한 변화의 시대였다. 필립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기업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축소했다. 그 와중에도 일부 비즈니스는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일례로 1995년에 3억대의 필리쉐이브 전기면도기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CD의 성공에 힘입어 필립스는 1997년 소니(Sony)와 공동으로 또 다른 혁신을 이뤄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한 가정용 전자제품 ‘DVD’였다.


멈추지 않는 변화와 성장

21세기에 접어들어서도 필립스는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2007년 9월, 필립스는 향상된 수익성 목표에 따라 더욱 빠른 성장을 도모한다는 내용의 ‘비전 2010 전략 계획’을 공표했고, 필립스는 비전 2010에 입각하여 2008년 1월1일부로 헬스케어, 조명 및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라는 3개 부문을 설립해 조직구조를 단순화했다.

▲필립스의 의료기기들


필립스는 현재 헬스케어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조명 등 3개 분야로 나누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헬스케어 부문은 이미징 시스템, 환자 케어 및 임상 정보과학, 홈 헬스케어 솔루션, 헬스케어 변환 서비스 등 4가지 전략적 사업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세계 직원 수는 약 3만7000명이다.

세계 최대의 홈 헬스케어 기업으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자동제세동기, 심장 초음파 및 심혈관 엑스레이, 심장 소생 및 최면 시스템 분야에서 1위로 인정받고 있다.

필립스는 의료진이 많은 현대 질병들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중점 사업 영역은 건강 및 웰빙, 개인 용품, 생활 가전 분야이며 전 세계 직원 수는 약 1만7800명이다. 남성 전기 면도, 의복 관리 및 충전용 칫솔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정 내 고객의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요구 사항을 고려하며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별 수요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아침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부터 저녁으로 먹는 건강식, 치아 관리를 위한 음파 기술 및 레이저 트리머까지 포함된다.

▲(왼쪽부터)최초의 필립스 TV(1950), 최초의 필립스 카세트 테이프(1963)


조명(Lighting)은 필립스가 지난 124년 동안 집중해온 핵심 분야로, 램프, LED 램프, 자동차 조명, 전문 조명 기구 및 고성능 LED 분야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조명 자원 및 전자공학, 소비자 조명, 전문가 조명 솔루션, 자동차 조명, 루미레즈 사업을 통해 조명 자원, 조명 기구, 전자 공학 및 모든 응용 분야와 솔루션 제어 등 조명 가치 사슬 전체를 고려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약 4만70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필립스는 경기장 12곳 중 8곳의 조명을 맡아 최고의 조명 기술을 과시했다.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필립스 본사


경쟁력의 원천 ‘필립스 연구센터’

필립스 연구센터는 1914년 창립된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기업 연구 기관 중 하나이다. 필립스 연구센터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잠재된 성장 분야를 연구하는 50개국 출신 1800명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재 13만개 이상의 특허를 획득했는데, 이는 연구원 한 사람당 매년 1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필립스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연구센터에 2013년 약 17억 유로를 투자했는데, 이는 연간 매출액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필립스 연구센터는 “모든 혁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인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주요 방법 및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

7개의 파란색 대문자와 별, 물결 모양으로 이뤄진 방패 문양의 워드마크 ‘쉴드(Shield)’는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120년 이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필립스는 20세기가 시작할 무렵의 시각적 정체성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필립스 로고의 물결과 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26년 미니와트 라디오 밸브의 포장재와 초창기의 녹음 장치인 필리그래프였다. 물결은 라디오 전파를 상징했고, 별은 라디오 전파가 흐르는 밤하늘의 창공을 나타냈다.

1930년대에 처음으로 세 개의 물결 옆에 네 개의 별이 원 안에 추가됐다. 이후 별과 물결은 디자인의 일부인 원과 함께 라디오와 축음기 등에 표기됐다.

1930년대에 필립스는 다른 유명한 원형 상표와 법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고유의 방식으로 필립스를 대표할 새로운 상표를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필립스의 원과 방패 문양 안의 워드마크이다.

▲필립스의 방패 로고(2013)

필립스의 방패는 1938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수정을 거쳤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에는 변함이 없다.

필립스는 1995년 최초로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라는 모토의 글로벌 캠페인을 도입했다. 회사 전체를 단합하고 직원에게 소속감과 함께 대외적으로 통합된 기업 이미지의 개념을 심어준 최초의 캠페인이었다.

2004년 9월 필립스는 ‘센스 앤 심플리시티(sense and simplicity)’라는 브랜드 약속을 처음으로 전개하며 회사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센스 앤 심플리시티’는 “소비자를 위해 디자인된, 체험하기 쉬우며 고급스러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 중심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필립스의 약속을 표현했다.

2013년 필립스는 ‘사람에게 의미 있는 혁신 창출’이라는 회사의 전통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 포지셔닝을 발표하면서 신규 브랜드 슬로건인 ‘혁신과 사람(innovation and you)’을 소개했다. 이는 사람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확실히 이해했을 때만 혁신이 의미를 가진다는 필립스의 강한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필립스의 방패 디자인 또한 전통적인 별과 물결 요소는 유지하면서 디지털 및 모바일 채널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대화됐다.

-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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