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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 화랑협회 어디로 가나? ②]주제와 브레인 없이 표류…아트페어, 그 방향을 잃다

전문 디렉터와 운영인력 확충으로 아트페어 본질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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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왕진오 기자⁄ 2014.08.21 09:14:04

▲2013 KIAF 참가화랑 부스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왕진오 기자) 국제 규모의 아트페어라 부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있는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가 13회째 장터를 오는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마련한다.

한국에서 가장 크고 세계적 미술 축제를 자처하는 (사)한국화랑협회의 주요 사업인 KIAF가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술품 판매를 위한 부대행사와 이벤트 부족 그리고 부실한 홍보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아트페어라는 대형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문 디렉터의 부재도 한 몫하고 있다. 오랜 침체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한국 미술시장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년 이상 KIAF에 참가하는 화랑관계자는 “몸집만 커졌지 알맹이는 없는, 말 그대로 속빈 강정이다. 주최 측인 화랑협회 관계자들이 해외 아트페어를 공부하고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 위상만 세우려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코엑스라는 동일한 장소에서 연례행사처럼 펼쳐지는 KIAF가 매년 참가비가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1000만 원이나 되는 비싼 부스비용을 지불하고 일주일동안 상주하며 그림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판매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이 너무 없는 것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은 KIAF에 참가하는 화랑관계자 뿐 아니라 미술애호가와 콜렉터들도 공감하고 있다.

KIAF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관람을 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결국 돈을 내고 그림을 구매하는 고객들 입맛에 맞춘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13회째를 맞는 KIAF의 현주소다.

견본시장으로서 아트페어는 세대를 풍미한 미술품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고, 다음 연도나 시즌에 주목 받을 수 있는 작품과 작가들을 소개해주어야 한다.

여느 자동차 페어나 패션 페어 들은 새롭게 출시한 신형 자동차와 다음 시즌 유행을 선도할 트렌드를 선보이며, 고객들이 꼭 가봐야 시대흐름에 밀리지 않는 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림을 사는 것은 마트에서 저녁 장을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두부 한 모를 사더라도 주차 서비스에 멋진 제복을 입은 직원들의 안내 그리고 구매된 상품을 멋있게 포장해 주는 것은 판매 장소에 대한 격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 수억이 넘는 그림을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극진하게 대접받는 공간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트렌드에 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서비스가 실종된 KIAF는 결국 그들의 발걸음을 떠나게 한다.

▲2013 KIAF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표미선 화랑협회 회장. 사진 = 왕진오 기자


돈 쓰는 고객 위한 실질적 지원 프로그램 절실

KIAF는 그저 그런 여느 국내의 아트페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지 못하고 있다. 화려한 외형만큼이나 참여 화랑들과 관계자들 사이에 커다란 불신의 벽이 있다. 

화랑협회의 개혁이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고, 여전히 철통밥을 지키려는 듯 구태의연한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KIAF를 주최하고 운영하는 화랑협회에 별도의 조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화랑대표들로 구성된 협회 임원들이 아트페어까지 운영한다는 것은 참가 화랑들에게 불신의 싹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기관에서 지원받는 지원금에 대한 투명한 사용 내역도 필수적이다. KIAF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 일정금액의 작품 구매를 지원받아왔다. 이 지원금으로 구매된 작품들의 판매처가 협회 임원 화랑들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도 공개해야 할 때다.

또한 국제적 아트페어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전문 디렉터와 해외 유명 아트페어를 리서치해서 부대행사나 이벤트 공간 그리고 전시장 디자인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화랑협회측이 주장한 대로 “문화예술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참가 화랑들과 발길을 끊은 콜렉터들을 되돌리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사안들이다.

현재의 화랑협회 집행부는 내년 초 선거를 통해 물갈이 될 예정이다. 현재의 부실한 하드웨어와 불신과 반목을 그대로 다음 회장단에게 이월시킨다면 아시아미술시장의 허브를 표방하는 KIAF의 화려한 부활은 영원히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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