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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히든 챔피언 ⑭ 버드와이저]130년 이어온 ‘맥주의 왕’…글로벌 대표 브랜드 굳혀

미국 최초로 라거맥주 생산, 2014년 FIFA월드컵 공식 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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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정의식 기자⁄ 2014.08.21 09:19:42

▲버드와이저 병맥주(왼쪽)와 버드와이저 캔 355ml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1876년 탄생 이후 130년이 넘는 긴 역사 속에서 남자들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버드와이저는 미국에서 최초로 라거 맥주를 생산했다. 지금은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다. 쓴맛이 적고 부드러운 아메리칸 라거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80여 국가에서 판매되어 부동의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버드와이저의 화려한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체코 출신의 미국 이주민 아돌프 부쉬는 자신의 고향 마을 이름인 버드와이즈(Budweis)를 따서 1876년 미국 최고의 라거인 버드와이저를 탄생시켰다. 부쉬는 버드와이저에 아메리칸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투영시켜 미국의 아이콘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부쉬는 1857년 18살이 되던 해 체코에서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건너왔다. 21살 때부터 맥주 유통업에 종사하다 릴리 앤호이저를 만나 결혼했다. 이후 장인인 에버하르트 앤호이저가 운영하던 E. 앤호이저&컴퍼니의 판매 책임자로 일했다. 주류유통업자가 된 후 자신의 고향에서 즐겨 마시던 보헤미안(Bohemian) 라거 맥주를 미국에 가져오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버드와이저 창립자 아돌프 부쉬


보헤미안 라거 맥주는 체코 서부 보헤미아에서 저온(9~12도)에서 하면발효(Bottom Fermentation, 밑으로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함) 방식으로 제조한 것으로 도수가 낮고 부드러운 맛과 향을 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쓰고 진한 풍미의 바바리안(Bavarian) 맥주가 보편적이었는데, 이는 고온(18~25도)에서 상면발효(Top Fermentation, 위로 뜨는 효모를 사용함) 방식으로 제조되었으며 흔히 ‘에일(Ale)’이라고 불렀다.

부쉬는 보헤미안 라거 스타일의 맥주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했다. 1876년 친구이자 주류 수입업자였던 칼 콘래드와 함께 자신의 고향 체코 보헤미아 지방 체스케부데요비체로 여행을 떠났고, 마침내 한 수도원에서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의 맥주를 발견했다.

수도사들에게서 제조법을 배운 후 미국으로 돌아온 후 체스케부데요비체의 독일식 지명인 부트바이스(Budweis) 지역에서 왔다는 의미로 부트바이저(Budweiser)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를 영어식으로 읽은 버드와이저를 브랜드로 등록했다. 이것이 버드와이저 브랜드의 시작이었다.

▲버드와이저,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가 되다(1951년 광고)


1870년대 미국 지역에 있던 대부분 양조업체는 맥주가 상할 것을 염려해 해당 지역 안에서만 맥주를 판매했다. 하지만 부쉬는 미국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장하길 원했고, 이를 위해 유럽 맥주업체들이 활용하는 파스퇴르법(Pasteurization)을 미국 시장에 적용했다.

파스퇴르법이란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프랑스의 미생물학자)가 고안한 저온 살균법으로, 액체를 58℃에서 1~2시간 반복적으로 가온(加溫)해 무균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철도 냉동 차량(냉동 설비를 실은 열차)을 도입하여 장거리 운송 시 맥주가 상하는 것을 방지했다.

부쉬는 E. 앤호이저&컴퍼니의 양조장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해 제조공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1879년 에버하르트 앤호이저는 아돌프 부쉬의 공로를 인정해 회사 이름을 ‘앤호이저 부쉬 브루잉 어소시에이션(Anheuser-Busch Brewing Association)’으로 변경했고, 그를 CEO로 취임시켰다.

▲버드와이저 캔의 변천사


금주법 시대, 그리고 두 번의 세계대전

1901년 버드와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100만 배럴(Barrel, 부피 단위. 1배럴은 158.9ℓ) 생산을 달성했다. 1913년 부쉬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아들 오거스트 A. 부쉬가 앤호이저 부쉬의 2대 CEO가 됐다.

1920년 미국에서 금주법(1920~1933년)이 시행되면서 앤호이저 부쉬는 버드와이저를 포함한 알코올 음료를 생산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소프트 드링크, 아이스크림, 맥아 음료(맥주 맛을 내는 무알코올 음료) 등 25가지 음료를 출시해 회사를 유지해 나갔다.

금주법 폐지 후 버드와이저 생산이 재개됐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은 변해있었다. 쌉싸름한 맛의 버드와이저보다는 달짝지근한 맛의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었던 소비자들은 버드와이저를 선호하지 않았다.

▲버드 프리미엄 생맥주


앤호이저 부쉬는 대표 상품인 버드와이저의 맛을 바꾸는 대신 품질과 맛을 강조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5일 동안 소비자에게 버드와이저를 마시게 하면 특유의 쌉쌀한 맛에 익숙해져 다시 버드와이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 5일간의 시음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다.

1929년부터 1939년까지 이어진 미국의 대공황 기간 중에도 앤호이저사는 버드와이저 캔(1936년)을 출시했고 이후 매출이 상승해 연간 생산량 200만 배럴을 달성했다. 그러나 뒤이어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동안 공장 시설의 일부를 전용해 전쟁 지원을 위한 군수용품을 생산해야했고, 철도 냉동 차량의 적재공간을 아껴 서부로 전쟁 물자를 수송해야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가 회복되어 1946년 버드와이저의 판매량은 300만 배럴로 급증했다. 앤호이저 부쉬는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산업제품, 부동산 시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버드와이저의 인지도와 영향력도 함께 확대됐다.

▲버드와이저 뮤직 페스티벌


1946년 아돌프 부쉬 3세가 사망하고, 그의 동생인 오거스트 A. 부쉬 2세가 앤호이저 부쉬의 4대 CEO로 부임했다. 1951년 뉴어크 양조공장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9개의 양조공장을 설립했으며, 1957년 버드와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974년 오거스트 A. 부쉬 2세의 아들인 ‘오거스트 A. 부쉬 3세’가 앤호이저 부쉬의 5대 CEO로 부임했다. 그는 양조공장 4개를 추가로 설립했고, 사업 영역도 꾸준히 확장해 나갔다.

1982년 ‘버드 라이트(Bud Light)’를 출시해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984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자회사 ‘앤호이저-부쉬 인터내셔널(Anheuser-Busch International, Inc.)’을 설립했고, 이를 통해 영국과 일본에 공장을 설립해 버드와이저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아일랜드, 멕시코, 중국으로 시장을 넓혀 나갔다.


버드 라이트와 버드 아이스, 버드 프리미엄 생맥주

2008년 앤호이저 부쉬는 벨기에의 세계 최대 다국적 맥주회사인 인베브(InBev) 사에 인수되어 ‘앤호이저 부쉬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자회사가 되었다.

지난 2012년 버드와이저는 11년 만에 강렬한 레드컬러와 나비넥타이 문양을 강조한 새로운 디자인의 캔 제품을 선보였다. 새로운 캔 디자인에 추가된 ‘레드보타이(Red bow-tie)’는 열정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버드와이저만의 개성을 살렸다. 또한 고유의 크리드(Creed) 문양과 함께 글로벌 맥주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나타내는 메달도 볼 수 있다.

▲‘빌리브 애즈 원(Believe as one)’ TV광고 화면


현재 버드와이저 제품군은 버드와이저 패밀리와 버드 라이트 패밀리(Bud Light Family), 그리고 버드 아이스 패밀리(Bud Ice Family), 버드 프리미엄 생맥주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버드와이저는 1876년 아돌프 부쉬가 개발한 5% 알콜 도수의 오리지널 버드 맥주다. 저온에서 일정 기간 숙성되면서 발생한 탄산가스가 맥주에 포화돼 신선하고 상쾌한 맛을 내는 라거 맥주 중에서도 버드와이저는 쌀의 함유량이 높고, 쓴 맛을 내는 맥아와 홉의 함량이 낮은 ‘담색 라거(Pale Lager, 색이 연한 라거)’로 구분된다.

질 좋은 맥아, 쌀 이스트, 물과 호프(hop) 등 최고로 엄선된 5가지 성분과 함께 ‘비치우드 에이징(Beechwood aging)’이란 독특한 숙성방법으로 제조되며, ‘크라우즈닝(kraeusening)’이란 발효공정을 거치는데, 이는 버드와이저의 숙성된 맛을 내는 핵심 요인이다.

버드라이트는 1982년 출시된 라이트 라거 맥주로, 오리지널 버드와이저에서 알코올 도수를 4.2%로 내리고 상큼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보강했다. 출시 이후 줄곧 미국 라이트 맥주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라임 향을 첨가해 ‘버드 라이트 라임(Bud Light Lime)’을 출시했고, 2012년에는 버드라이트의 고유의 맛에서 알코올 도수를 6%로 높인 ‘버드 라이트 플래티늄(Bud Light Platinum)’이 출시됐다.

버드 아이스는 1994년 개발된 냉동 공법으로 만들어진 5.5%의 알코올을 함유한 제품이다. 냉동 공법은 양조 마무리 단계에서 맥주를 0℃ 이하에 두어 얼음 결정을 얻는 것을 말하며, 그 결과 버드 아이스 패밀리는 기존 맥주보다 부드러운 향과 풍부한 맛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버드와이저 월드컵 리미티드 에디션


스포츠와 버드와이저

‘버드 프리미엄 생맥주’는 130년 전통의 비치우드 에이징 숙성법으로 제조되어 버드와이저의 부드럽고 독특한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맥주의 신선함까지 더한 제품군이다.

생맥주 전용잔인 ‘버드 트로피 글라스’에 따라 마실 때 그 향과 맛을 배로 느낄 수 있다. 월드컵 우승의 영예를 상징하는 트로피 모양으로 만들어져 트로피 글라스라고도 불리는 버드와이저 전용잔은 맥주의 풍부한 거품을 오래 유지하도록 해주고, 맥주 향을 오목한 잔 입구로 한데 모아 마시는 내내 코로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측면에 있는 왕관표시는 최적의 거품 양을 맞추는 용도다.

버드와이저는 맥주의 왕답게 올림픽, FIFA 월드컵을 포함하여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해 오고 있다. 1984년 이후로 올림픽을 후원하면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2014년 FIFA 월드컵 공식맥주로 선정되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도 공식 후원할 예정이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야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로 손꼽히고 있으며, 현재 23개 MLB팀의 공식 맥주로 메이저리그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2014 FIFA 월드컵의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는 지난 4월 2014 월드컵을 기념한 ‘버드와이저 월드컵 패키지’를 출시했다. 버드와이저 월드컵 패키지는 승리를 상징하는 황금색 바탕에 열정과 도전을 상징하는 버드와이저의 레드보타이(Red Bow-tie)와 월드컵 트로피인 피파컵을 배치해 월드컵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지난 5월말에는 월드컵 패키지와 같은 컨셉의 승리를 상징하는 황금색 알루미늄 병에 버드와이저 레드보타이와 피파컵을 디자인에 반영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2014년 버드와이저는 월드컵 TV광고 ‘빌리브 애즈 원(Believe as one)’을 선보였다. 월드컵이 전세계가 함께 즐기는 열정의 축제라는 점과 축제의 중심에 전세계인이 즐기는 버드와이저가 같이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흑백으로 담긴 뜨거운 열정의 나라 브라질의 모습과 버드와이저의 황금색 월드컵 리미티드 에디션이 어우러져 소비자들에게 감각적인 화면을 선사했다.

-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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