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이 들썩들썩하고 있다. 늘어나는 전세 수요에 비해 입주 물량도 부족한 상태여서 전셋값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른다.
이에 더해 저금리 심화에 따른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이수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대란’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활성화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거래가 거의 늘지 않고 있는데도 집값이 호가 위주로 많이 오르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어 오히려 내 집 마련 계획을 접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어 전세시장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긴다. 은행권의 주요 예금 금리가 연 1%대까지 떨어지는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집주인들은 전세보다 월세 및 반전세를 선호하고 있다.
반면 세입자들은 낮은 금리의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해 월세보다는 전세로 눌러앉겠다는 심리가 상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9·1 부동산 대책도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와 청약제도 개편 등을 통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의 매매 호가 인상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다시 전세로 눌러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투자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면서 매매 호가가 상승하더라도 과감한 추격 매수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실수요자가 중심이 되면서 확실한 호재도 없이 호가가 오르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특징이 있어 올 가을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되면 그 주변 지역의 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전세난을 피하기 위한 수요가 지역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어, 강남 재건축발 전세난이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