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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재테크 칼럼]“선제적 대응보다 추세적 대응을”

슈퍼컴퓨터도 예측할 수 없는 주식시장, 개인투자는 민첩하고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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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0호 조선기 SK증권 지점장⁄ 2014.10.16 08:54:5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세상사 온갖 잡다한 생각과 소식에 번민하는 우리는 늘 후회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굳이 철학적 변주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나를 속박하고 구속하는 좋지 않은 일들은 과거의 어느 때 스스로 저지른 일의 응보일 따름이다. 그리고 현재의 답답함을 후회한들 과거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그 후회는 그저 바람에 가뭇없이 흩어지는 한 줌 호흡에 불과하다.

일찍이 시인 류시화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를 통해 우리가 현재 버겁게 느끼고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회한을 토로한 바 있다.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했으리라 /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상에서의 후회는 대개 게으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 급할 것 없다는 판단으로 혹은 잠시 뒤에 하면 되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미뤄 뒀던 일이 나중 발목을 잡는 꼴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민첩한 행동과 빠른 의사결정이 느린 것보다는 나중 후회할 확률이 오히려 적다.

민첩한 행동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말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실속은 적어지며 실언할 가능성은 증가하게 된다.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식언은 인간관계를 무너뜨리고 신용을 떨어뜨리는 첩경이다.

더불어 굼뜬 행동 역시 바람직스럽지 않다. 모름지기 일상생활에서는 민첩한 행동과 신중한 말이 필요한데 일찍이 공자는 논어 학이편에서 ‘민어사이신어언(敏於事而愼於言)’라고 말 한 바 있다. 일에는 민첩하고 말에는 신중하라는 의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일상생활과는 반대로 다소 굼뜬 의사결정과 행동이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는 선제적 대응보다는 상황이 어느 정도 벌어진 이후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이다.

주식시장을 추동하는 것은 결국 거대한 개인의 힘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그저 그 거대한 힘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과 외국인이 물꼬를 트고 그 물꼬가 개인의 힘에 의해 더욱 확대될 때 비로소 추세가 된다.

개인 스스로 물꼬를 틀수는 없다. 따라서 정보와 자금 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개인은 대세에 순응하고 대세를 추종하는 것이 주식시장에서의 적절한 생존전략이다.

간혹 선제적 대응을 말하는 이가 있다. 선제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기 이전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인데 이것은 정보획득의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파편화한 정보를 꿰어 이를 통찰한 후 예비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선제적 대응이 아닌 가치주에 대한 장기투자일 뿐이다.

누군가 선제적 대응을 말한다면 그것은 오류에 의한 식언이거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궤변일 뿐이다. 슈퍼컴퓨터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계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선제적 대응이 아닌 추세적 대응이 최선의 전략이다.

(CNB저널 = 조선기 SK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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