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독일서 돌풍 전기차 톱 10…‘전기차 후진국’ 한국은 어디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영태 기자)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Tesla)에 혼쭐이 났다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BMW의 전기차 i3를 선두로 전기차 반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한전부지 땅값으로 내놓은 10조 5천억의 절반에 불과한 5조 4천억 원을 투자해 BMW가 개발한 i3가 작년 한 해 동안 독일에서 2231대나 팔리면서 1위를 차지해, “전기 차에 약하다”는 독일차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다. 톱10 중 5개를 독일 메이커가 차지하고 나머지 5개를 프랑스, 일본, 미국 업체가 나란히 나눠가져, 전기차 판도를 주도하는 메이커들의 면모를 보여줬다. 당연히 한국산 전기차는 없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씨가 소개한 내용을 토대로 독일 전기차 톱 10을 정리해 본다.
1등: BMW i3 (2231대 판매)
i3의 기세가 대단하다. BMW는 ‘레인지 익스텐더’라는 이름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두 가지 트림으로 나눠 i3를 내놓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100% 전기차인지, 아니면 휘발유 엔진의 도움을 받는 하이브리드 형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2015년에도 판매량 1위를 차지할지 지켜봐야겠지만, ‘가장 기술혁신적인 자동차 회사’로 독일인들에게 BMW가 선택될만 했다.
2등: 벤츠 스마트포투 ED (1589대 판매)
매출액에서 BMW는 물론 아우디에도 밀려 3위가 된 ‘전통의 강자’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전기차 분야에서의 영토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 BMW i3에 밀리는 양상이지만, 벤츠는 2인승 초소형차 스마트포투(Smart Fortwo)의 전기차 버전을, 카쉐어링 사업을 열심히 벌이면서 보급하고 있다. 도심 도로환경에서 스마트포투만큼 부담 없이 타고 돌아다닐 만한 작은 차가 흔치 않아 틈새시장의 강자로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고 이완 칼럼니스트는 전망했다.
3등: 르노 Zoe (1498대 판매)
전기차 시장을 일찍 만들고 키워가고 있는 르노의 야심작으로, 유럽 전체로 보면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4등: 폭스바겐 E-Up (1345대 판매)
폭스바겐의 인기 소형차 모델인 Up의 전기차 모델이다. 현대차 그룹이 한전부지에 건설하겠다는 이른바 ‘자동차 시티’의 모델이랄 수 있는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Autostadt: 자동차도시)’에 가면 전기차 UP을 체험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폭스바겐의 의지를 보여주는 차종이다.
5등: 미쓰비시 아웃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068대 판매)
상당한 선전을 펼치고 있는 일본산 SU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2012년 컨셉트카로 공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반신반의라는 반응을 받았지만 판매 성적이 꽤 좋은 편이다. 일본 메이커들의 전기차 공략 증거다.
6등: 테슬라 모델 S (814대 판매)
BMW 5시리즈와 7시리즈의 중간대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판매량이다. 워낙 평가가 좋고, 고속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이 독일인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륜구동 모델과 곧 공개될 SUV모델까지 라인업이 추가되면 유럽에서 테슬라 열풍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7등: 닛산 리프 (812대 판매)
미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닛산 리프는 저렴한 가격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도 좋은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8등: 폭스바겐 E-골프 (601대 판매)
소형차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골프는 어떤 사양으로 만들어져도 잘 팔리는 듯. 차종 하나를 제대로 만들고 그 파생모델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로서 골프는 전세계 모든 소형차 자동차들이 넘어야 할 산임에 틀림없다. E-골프의 판매량은 올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진 = 미쓰비시
9등: 르노 트위지 (573대 판매)
1~2인승 순수 전기차로 독일 거리에서 자주 눈에 띄는 모델. 유럽에서 경찰차, 소방차, 적십자 차량, 홍보용과 배달용 등 다양하게 쓰여 누적 판매량도 많은 전기차다.
10등: 아우디 A3 E트론 (460대 판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2014년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올해 독일에서 판매량이 뛸 모델로 꼽힌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독일에서도 전기차는 더 이상 먼 미래의 탈것이 아니고, 5년 후에는 전기차 1백만 대 시대가 열릴 전망”이라며 “전기차의 미래를 불투명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미 흐름의 줄기는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영태 기자 dallascho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