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높은 추정가를 예상하는'백자청화산수문육각주자'를 비롯해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오원 장승업 등 조선후기 최고 작가들의 작품과 도자기를 묶은 '조선후기 회화대전'을 2015년 첫 주요 경매에 내놓는다.
3월 9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진행되는 '제135회 미술품 경매'에는 총 75억 원 규모, 168점이 출품된다. 고미술 분야를 특화시켜 희소가치가 높고 우수한 조선 후기-말기의 대표 화가 16인의 작품 22점이 대거 선보인다.
또 한국현대 미술사의 기반이 되는 1960년대 작품이 대거 출품돼 한국 근현대 미술의 맥락을 짚어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우환의 점, 선, 바람, 조응 등 전 시리즈의 작품과, 최근 인기를 끄는 단색화 작가들인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외에 이동엽, 김기린, 이강소, 이승조 등의 작품도 나온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인 '백자청화산수문육각주자'은 이국적인 육각 형태와 금속기 주자에서 유래한 각진 물대, 매화가 양각된 손잡이 등 새 요소를 조합시킨 독특한 형태다.
조선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걸작 '노매함춘'(추정가 4500만∼1억 원)이 애호가의 눈길을 끈다. 굵직하고 대담한 필치와 공간 운용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화폭 한가득 매화가지가 꺾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단원의 만년작이다.
18세기를 대표하는 현재 심사정의 산수인물도, 초충도, 지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점이 함께 나온다. 이 가운데 간송미술관 소장의 8m에 달하는 '촉잔도권'을 변형시켜 소품으로 만든 '촉잔도(蜀棧圖)'는 우뚝 솟은 바위산의 기암괴석, 봉우리에서 쏟아지는 폭포와 절묘하게 걸쳐진 수묵들이 절경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외에 현재의 지두화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는 3점 가운데 기운 생동함이 넘치는 '지두선인도'가 나와 고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추정가 3500만∼1억 원의 이 작품은 손끝과 손톱으로 인물의 외곽선을 그려내며 회화적인 느낌을 극대화해 지두화 중 걸작으로 꼽힌다.
19세기 전반 조선 화단에서 위상이 높았던 소당 이재관의 '월계탁금'이 추정가 2억∼3억 원에 나온다. 세로 128.5, 가로 62.5cm 크기의 이 작품은 월나라 미인 서시에 관한 고사를 담고 있는데, 소당이 그림을 그리고 우봉 조희룡과 대산 강진이 제를 쓴 귀한 작품이다.
여기에 우남 이승만, 백범 김구, 호암 이병철, 해공 신익희 등 우리나라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서예 작품도 출품된다.
근현대 미술품 가운데 이우환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가 추정가 9억∼13억 원에 나와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1975년작 10호 크기의 '점으로부터(2억 4000만∼4억), 1990년작 100호 크기의 대작 '바람과 함께'(2억∼3억), 1996년작 150호 크기의 '조응'(2억∼3억)도 나온다.
출품작은 2월 26일∼3월 1일 서울옥션 강남점 에스 스페이스에서 먼저 선보이며, 이어 3월 3∼8일 평창동 본사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공개된다.